방역당국 “2상 참가자도 소급 적용…투여 용량에 달려”
SK바이오사이언스 “빠르면 10월 GBP510 2b상 결과 도출”
유바이오로직스, 2상 종료 수순…진원생명과학, 2a상 모집

방역당국이 국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 참가자도 기존 백신 접종과 거의 동일한 수준의 인정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산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기 위한 임상시험 참여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8월 19일 신속한 코로나19 3상 임상시험 진행을 위한 지원 방안과 인센티브 내역을 공개하며, 국산 백신 3상(비교임상) 참가자에게는 예방접종 증명서를 발급한다고 밝혔다. 비교 임상은 개발 중인 백신의 효능을 위약군이 아닌 기허가 백신을 접종한 시험군과 비교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방역당국의 발표 이후에도 업계 내에서는 국산 백신 임상 참가자에 대한 접종 인정 여부를 놓고 의견이 분분했다. ‘3상 진입’을 기준으로 삼더라도 일부 예외사항이 생길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가령, 지난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GBP510’ 국내 3상을 승인받은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앞선 단계인 2상을 아직 끝마치지 않았는데 이 경우 2상 참가자들은 백신 접종자로 인정받을 수 있는지 분명치 않았던 것. 이밖에도 국산 백신 접종으로 예방접종 증명서를 발급받을 경우, 어디까지 그 효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됐다.

국산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고 있는 한 업체 관계자는 “해외 출장을 가야 하거나 외부 미팅이 잦다거나 하는 등 백신 접종자로 인정받지 못하면 근무에 지장이 있는 일부 참가자들이 임상시험 참여를 중도 포기하는 경우가 있다”며 “실질적인 혜택을 누리지 못한다면 앞으로도 인센티브 효과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 범정부지원위원회(이하 범정부지원위원회)는 지난 7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국내의 경우, 국산 백신 접종자가 기허가 백신 접종자와 동일하게 인정받을 수 있도록 조치할 것”이라며 “접종 증명서는 전자 방식으로 발급되며 체크인 QR코드와도 연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범정부지원위원회는 국산 코로나19 치료제․백신 신속 개발 지원을 위한 관계부처·민간전문가 합동 위원회다.

이에 따르면, 3상에 돌입한 개발사의 국산 백신 임상시험 참가자는 향후 사회적 거리두기 인원 제한에서 예방 접종 완료자로 분류된다.

다만 기존 백신 접종 증명서에는 ‘모더나’,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얀센’ 등 개발 제조사가 함께 기재되지만, 국산 백신 접종 증명서에는 각 제조사 이름이 아닌 '시험용'으로 일괄 기재될 예정이다.

방역당국은 해외에서의 국산 코로나19 백신 접종 인정 여부는 국내에서 발급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증명서의 해외 통용 논의와 함께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국산 코로나19 백신 접종 증명서를 갖고 있더라도 해외 도착 후 격리 조치에 따라야 하는 등 불편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범정부지원위원회는 백신 접종자로 인정받을 수 있는 국산 코로나19 백신 임상 참가자의 기준을 추가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비교 3상에 돌입한 국산 백신 후보물질의 경우, 2상 참가자까지 백신 접종 인정을 소급적용해 예방접종 증명서를 발급하겠다는 것이다. 사실상 접종 인정 범위를 확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범정부지원위원회는 소급 적용의 기준 또한 구체적으로 밝혔다. 비교 3상에 진입한 후보물질의 2상에 참가한 인원 중 3상 투여 용량과 동일하거나 그 이상을 투여 받은 이의 경우에 한해 백신 접종 여부를 인정해주겠다는 설명이다.

범정부지원위원회 관계자는 “2상은 투여용량을 찾는 과정이기 때문에 3상 투여 용량보다 적은 용량을 투여 받은 2상 참가자의 경우, 추가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 8개사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에 '박차'

방역당국의 이 같은 결정은 환자 모집을 용이하게 해 2상을 마치거나 3상을 도전할 기업들에게 이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재 국산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고 있으며 식약처의 임상 승인을 획득한 기업은 ▲SK바이오사이언스 ▲유바이오로직스 ▲HK이노엔 ▲제넥신 ▲진원생명과학 ▲큐라티스 ▲셀리드 ▲아이진 등 8곳이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비교임상 방식의 3상에 진입한 곳은 SK바이오사이언스가 유일하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8월 30일 3상 첫 피험자 투약을 통해 본격적으로 임상을 개시했다.

방역당국에 방침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 3상 참여자 중 내국인 93명은 백신접종 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다. 또, SK바이오사이언스가 2b상을 마칠 경우, 참가자 일부도 백신 접종을 마친 것으로 소급적용 받게 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현재 2b상 환자 투여를 모두 마치고 결과를 분석 중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빠르면 오는 10월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외 기업들은 1상 또는 2상을 진행하고 있다. 진원생명과학은 지난 6일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과 협약을 맺고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GLS-5310’의 2a상 참가자 모집을 지원받는다고 밝혔다. 모집 계획 수는 총 300명으로 백신 후보물질 대 위약 비율은 2:1이다.

총 23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EuCorVac-19’ 2상을 진행하고 있는 유바이오로직스는 빠르면 추석 전 2차 접종을 마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백신 후보물질 ‘AdCLD-CoV19’ 2a상을 마친 셀리드는 지난 6월 임상 프로토콜을 변경, 벡터를 수정한 ‘AdCLD-CoV19-1’ 1상을 승인받았다.

제넥신은 국내 2a상 및 고령자 대상 1상 결과를 도출 중이다. 제넥신은 지난 8월 30일 홈페이지 FAQ를 통해 “2a상이나 고령자 대상 1상 결과 모두 1상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 2a상 중간 결과는 확보했으나, 아직 모든 대상자의 검체 분석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HK이노엔, 큐라티스, 아이진 등은 비교적 최근 1상을 승인 받고 본격적인 임상시험 개시 절차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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