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아 더그데일 저/현대지성/280쪽/1만5,500원

컬럼비아대 의대 임상의료윤리센터 소장이자 의대 부교수인 리디아 더그데일은 하룻밤 사이 암 환자가 세 번이나 죽는 것을 목격했다. 두 번의 심폐소생술 끝에 세 번째로 살아난 환자는 갈비뼈가 부러지고 온몸에 멍이 든 채 결국 숨을 거뒀다.

암세포에 잠식당한 몸은 치료를 견뎌낼 힘이 없었음에도 환자와 가족은 끝까지 치료를 고집했다. 과연 이 죽음이 그의 빛났던 삶을 온전히 담아내고 있을까.

신간 <삶의 마지막까지, 눈이 부시게>는 ‘잘 죽는 방법이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리디아 더그데일의 답변이다. 저자인 리디아 더그데일은 제대로 된 준비 없이 죽는 사람들을 목격하면서 많은 사람이 ‘더 나은 죽음’을 맞이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썼다.

수많은 사람이 제대로 죽지 못한다. 매일 쏟아지는 뉴스만 보더라도 많은 사람이 아무런 준비 없이 죽음 앞에 선다. 오래 병원을 들락거리는 사람조차 언젠가 자신이 이 세상에서 사라진다는 사실을 상상하지 못한다.

그러나 저자인 리디아 더그데일은 좋은 죽음이란 곧 좋은 삶에서 비롯된다고 말한다. ‘내가 죽을 때 가장 후회할 일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오늘 해야 할 일이 담겨 있을지도 모른다. 죽음에 담긴 유한함은 우리의 삶을 돌아보게 만든다.

유한성을 상기하는 것은 좋은 죽음을 위한 첫 걸음이 된다. 영원한 삶을 꿈꾸며 하루하루를 허비하다 보면 막상 죽음이 닥쳤을 때 우리는 제대로 맞이할 수 없다. 후회와 아쉬움이 가득한 마지막을 맞게 되는 것이다.

삶의 유한함이 결코 인간의 존엄성을 빼앗지 못한다고 믿으며 육체적 고통과 두려움 속에서도 죽음을 받아들이는 법과 사랑하는 사람을 잘 보내는 법, 후회 없는 죽음을 위해 오늘을 살아가는 법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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