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민경 저/청년의사/252쪽/16,000원
산전수전 다 겪은 실장이 들려주는 리얼한 병원생활 에세이

누구에게나 처음은 존재하지만 모두가 다 처음을 헤쳐 나가는 방법을 알지는 못한다. 특히 그 처음을 시작하는 공간이 병원일 경우 더더욱 그렇다.

저자의 말을 빌리자면 병원 실장은 ‘이직률이 높고 직업 수명이 짧은’ 직책이다. 그러나 저자는 알 수 없는 앞날을 두려워하기보다는 다양한 방편으로 공부하고 배우고 익히면서 병원전문강사로 거듭나기에 이른다.

신간 <이번 생에 실장은 처음이라>는 어느 병원실장의 이야기이지만 동시에 현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직장인들의 애환이기도 하다. 기분이 태도가 되는 실장, 직원들보다는 고객을 먼저 생각하는 원장, 다짜고짜 화를 내는 환자들까지. 직위와 이름만 다를 뿐 대학 졸업장 하나 들고 사회로 나온 우리가 한 명의 어른으로 거듭나는 모든 시간들의 기록인 셈이다.

각 장에는 실무에 필요한 팁들은 물론이거니와 직장으로서의 병원이라는 공간에 대한 디테일한 이야기와 세심한 코칭이 담겨 있다.

실제 저자는 연봉을 상승시키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했다. 5년 차까지는 매해 400만원 가량의 연봉을 상승시킬 수 있었으나 문제는 연차가 더 높아지면서부터였다. 실장으로서 연차는 낮지만 일은 잘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때부터 저자는 그간 해 왔던 모든 업무들을 기록하고 매뉴얼을 직접 만들기에 이른다. 성과와 시스템처럼 객관화할 수 있는 자료들은 모두 취합하여 하나의 파일로 만들었으며, 주말마다 꾸준히 들어 왔던 세미나 수료증과 그 과정들을 기록으로 남겼다.

이것은 그녀가 흔히 봐 왔던 “옆 병원 누구는 얼마 받으니까 저도 주세요” 하는 식의 연봉협상과는 철저히 차별화되어 있다. 성장하는 실장, 지혜로운 실장 되기를 주저하지 않았던 구민경 실장의 노력이 빛을 발한 것이다.

<이번 생에 실장은 처음이라>는 이제 막 실장이 되어 막막한 초보실장에게, 체계적인 병원 업무를 배워보고 싶은 병의원 직원에게 그리고 직장으로서의 병원이 어떤지 알고 싶은 사람에게 현실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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