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CO 2021서 조기 유방암 치료에 CDK4/6 억제제들 조명
하버드의대 제셀슨 박사, "입랜스 치료 실패는 약의 차이"

최근 후기 단계 호르몬수용체 양성 및 사람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2 음성(HR+/HER2-) 유방암 치료에 CDK4/6 억제제들이 괄목할 만한 치료성적을 보여주며 점차 조기 단계로의 사용 확대를 꾀하고 있지만, 약제마다 연구결과 차이가 드러나 주목된다.

릴리가 개발한 '버제니오(성분명 아베마시클립)'의 경우 MonarchE 연구를 통해 수술후 보조요법으로서의 가치를 입증했지만, 화이자가 개발한 최초의 CDK4/6 억제제 '입랜스(성분명 팔보시클립)'는 PALLAS 연구 결과 위약 대비 개선 효과를 입증하지 못해 조기 유방암 시장 진출에 제동이 걸린 것.

미국 하버드의대 다나-파버 암연구소의 리나드 제셀슨(Rinath Jeselsohn) 박사는 지난 4일 미국임상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ASCO 2021)에서 '조기 유방암 치료에서의 CDK4/6 억제제 역할'을 조명하며 '입랜스'의 실패 원인을 분석했다.

*출처: ASCO 2021
*출처: ASCO 2021

이날 리나드 제셀슨 박사는 "MonarchE 연구와 PALLAS 연구는 둘 다 초기 HR+/HER2- 유방암 환자의 수술후 보조요법에 '아베마시클립' 혹은 '팔보시클립'과 내분비요법의 병용을 내분비요법 단독과 비교 평가한 연구로 전반적으로 디자인 면에서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두 연구 모두 무작위 배정, 오픈라벨 3상 임상시험으로, 내분비요법에 동일한 치료전략(타목시펜 혹은 아로마타아제 억제제 ± LHRN 작용제)을 사용했고, 약물 투여기간 역시 2년으로 동일하며, 5,000명 이상의 대상 환자수와 1차 평가변수로 침습적 무질병생존율(iDFS)을 설정해 전반적으로 유사한 디자인을 가졌다는 것이다.

그는 "비록 주요 자격 기준은 달랐지만 전반적으로 두 연구 모두 상대적으로 위험이 높은 환자 집단을 포함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같은 연구 설계의 유사성에도 불구하고 결과는 다르게 나타났다. 23.7개월의 평균 추적관찰 기간 동안 PALACE 연구에서 '입랜스'의 추가 투여는 침습성 무질병생존 혹는 원격 재발 없는 생존 개선을 보여주지 않은 반면, MonarchE 연구는 평균 추적관찰 기간 15.5개월 만에 1차 종료점을 달성했으며, 2년 침습성 무질병생존율의 경우 위험비 0.75로 버제니오 추가로 인한 절대 이익이 3% 향상된 것이다.

그는 "PALLAS 연구와 MonarchE 연구에서 나타난 효과의 차이는 치료중단율이나 환자의 기저 특성의 차이로 인한 것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라며 "팔보시클립과 아베마시클립은 (효소 억제 활성 및 세포주기에 대한 영향 측면에서) 같은 약이 아니며, 이런 점이 연구결과 차이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PALLAS 연구에서 조기중단율이 높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부작용으로 인한 것으로, 약제의 혜택 부족으로 인한 중단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는 그 근거로 약제에 순응한 환자들만 따로 분석한 결과에서도 입랜스 투여군이 침습성 무질병생존율을 개선하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그는 '입랜스'와 '버제니오'가 약제 자체의 차이를 가지고 있다는 근거로 서로 다른 부작용 프로파일, 용법, 단일 제제로서의 활성 등을 들었다. 여기에 더해 그는 전이 단계 치료에서 두 약제가 보여준 전체생존 데이터의 차이에 주목했다.

'입랜스'의 경우 내분비요법에 민감한 하위 그룹에서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전체생존율 개선을 제공한 반면, 버제니오는 내분비요법에 민감하거나 내성이 있는 하위 그룹에서도 전체생존율이 향상됐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두 약물의 분자 구조 차이로 인해 '입랜스'는 CDK4 및 CDK6을 억제하는데 선택적인 활성을 보이는 반면, 버제니오는 CDK4, CDK6와 더불어 CDK2, CDK9 및 적게는 CDK1을 억제하는 활성을 가졌으며, 이러한 차이는 세포주기에 대한 영향에서도 분명히 드러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러한 연구 결과는 초기 단계와 전이성 단계에서 CDK4/6 억제제에 대한 민감도에 차이가 있음을 시사하고, 또한 유방암 단계별 생물학적 차이를 보여준다"라며 "우리는 아직 초기 HR+/HER2- 유방암 환자 치료에 보조요법으로서 CDK4/6 억제제를 다룰 준비가 덜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사전에 계획된 2년차 중간 분석에서 고위험 환자에 아베마시클립을 추가 투여하면 침습성 무질병생존율이 유의미하게 개선된 것은 확인했지만, 이 혜택이 장기 데이터에도 유지가 될지 그리고 2년간의 약물 투여가 끝난 후에도 장기적으로 긍정적 효과를 보여줄지 아직 명확하지 않다"며 "그런 점에서 3년간의 보조요법으로 세팅된 리보시클립(상품명 키스칼리)의 NATALEE 연구 결과는 CDK4/6 억제제의 이점과 최적의 치료기간을 찾아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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