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밀 자키 저/심심/476쪽/2만2,000원

심리학과 뇌 과학, 신경과학 분야의 최신 연구를 바탕으로 공감이 타고난 능력이 아니라 키울 수 있는 기술임을 밝힌 <공감은 지능이다(원제 The War for Kindness)>가 출간됐다.

저자인 스탠퍼드대학교 심리학과 자밀 자키 교수는 15년간 공감 과학을 연구해 온 전문가다. 그는 실험실 안팎에서 이뤄진 다양한 연구를 통해 공감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사람들이 어떻게 공감하는 법을 더 효과적으로 배울 수 있는지 탐구했다.

대부분의 사람은 공감이 하나의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공감은 그보다 더 복잡하다. 자키 교수에 따르면 공감은 사람들이 서로에게 반응하는 몇 가지 방식이다.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인지하는 인지적 공감, 그들의 감정을 함께 느끼는 정서적 공감, 그들의 경험을 개선하고 싶은 공감적 배려 등이 공감을 구성한다.

사람은 자신이 느낄 감정의 대가와 이점을 끊임없이 저울질해 목적에 도움이 되는 감정을 선택한다. 기분을 끌어올리기 위해 긍정적인 감정에 공감하고, 때로는 선해 보이기 위해 공감적 행동을 선택하는 식이다.

책에서 소개된 실험이 이를 뒷받침한다. 독일의 뇌과학자 타니아 징거는 사람들이 공감 능력을 키우고, 향상된 공감 능력을 유지하도록 만들 수 있을지 검증하고자 했다. 그는 2년 동안 300명의 참가자에게 정해진 시간 동안 자애 명상을 하게 했다.

그 결과, 참가자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오랜 시간 집중하기 쉽다고 느꼈고, 자신의 감정을 더욱 정교한 언어로 표현했으며, 타인의 감정도 더 정확하게 포착했다. 그들은 더 너그럽게 행동했고, 타인을 돕고자 하는 욕망을 이전보다 강하게 느꼈다.

뿐만 아니라 과학자들은 실험 이후 공감과 관련한 참가자들의 뇌 부위들이 커졌음을 발견했다. 의도적인 노력과 연습으로 장기적인 공감 능력을 기를 수 있을 뿐 아니라, 생물학적 변화까지 일으킬 수 있음을 증명한 것이다.

아울러 책에서는 공감을 통해 삶이 송두리째 바뀐 사람과 어려운 상황에서도 타인에게 친절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백인우월주의자들의 지도자였지만 이제는 증오 단체에서 사람들을 구해내는데 열정을 바치고 있는 사람, 민간인과 평화롭게 소통하는 법을 배우는 경찰, 집단학살을 겪고도 용서를 향해 나아가는 후투족과 투치족, 문학작품을 통해 삶의 관점을 바꾼 전과자, 환자 가족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 의사와 간호사의 사례는 우리가 더 건강한 생활 방식을 선택할 수 있는 것처럼, 더 공감을 잘하는 사람이 되기로 선택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는 누군가의 감정에 공감하거나 공감하지 않을 수 있으며, 이러한 마음을 선택하고 조절할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더 좋은 세상을 향한 변화의 기회를 독자의 손에 쥐어주고, 자키 교수는 묻는다.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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