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호 저/생각정원/324쪽/1만6,000원

새로운 삶을 원하지만 매번 같은 문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 사소한 실수로도 잠 못 이루는 사람,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은 사람. 전혀 다른 이유로 고민하는 이들이 갖고 있는 공통적인 문제는 바로 ‘애도와 상실’이다.

전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자, 자아 심리학의 본거지인 뉴욕에서 프로이트와 정신분석학을 공부한 강은호 박사는 신간 <상처받은 나를 위한 애도 수업>을 통해 자신을 사랑하기 위해선 애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애도는 타인을 떠나 보낸 사람에게만 필요한 것은 아니다. 저자는 시간의 흐름, 우리가 나이를 먹는 것,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에 대한 실망, 심지어 이루지 못한 소망까지 모두 상실이라고 말한다. 즉, 우리의 삶은 상실의 연속이다.

삶이 계속되는 상실이라면, 애도 역시 우리가 사는 동안 멈출 수 없는 작업이다. 저자는 애도의 4단계(부정, 분노, 슬픔, 수용)를 통해 나를 괴롭히는 부정적인 감정과 작별하고, 내 안의 상처를 살피도록 돕는다.

먼저 아파하되 자책하지 않는 ‘부정’과 충분히 분노하고 온전히 슬퍼하는 ‘분노’ 단계가 있다. 또한 오직 나를 위해 우는 ‘슬픔’과 비로소 자유로워지는 ‘수용’ 단계가 있다.

책에서 말하는 애도의 4단계는 순서가 아니라 상실을 마주한 사람이 머무르는 감정일 뿐이다. 단계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이 지금 어떤 마음인지를 이해하기 위해 활용해도 좋다.

이 책을 통해 우리와 비슷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슬퍼하고 분노한 뒤에는 상처의 근원을 바라볼 수 있는 힘이 생길 것이다. 또한 어느 누구에게도 받아들여지지 못했던 나를 위해 울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는 것의 의미를 깨달으며 조금씩 자유로워지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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