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폴란 지음/소우주/488쪽/2만2,000원

사이키델릭 의약품의 몰락과 정신질환 치료제로서 부활 가능성을 다룬 책 <마음을 바꾸는 방법>이 출간됐다. 사이키델릭이란 LSD, 실로시빈 등을 복용한 후 생기는 일시적이고 강렬한 환각적 도취상태를 말하며, 저자는 이같은 상태를 유발하는 의약품을 책에서 ‘사이키델릭’으로 통칭했다.

저자인 마이클 폴란은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캠퍼스 저널리즘대학원 교수로 재직하며 하버드대학교에서 글쓰기를 가르치는 논픽션 작가다.

저자는 사이키델릭이 정신병과 비슷한 증상을 유발하기도 했지만, 정신치료의 한 축으로써 알코올 중독, 불안 장애, 우울증 환자 등에 사용됐다고 말한다. 1950~60년대까지만 해도 거리의 마약이 아니라 주류 정신의학계에서 인정한 기적의 약물이었으며, 1,000편 이상의 논문이 발표됐다는 것.

그러나 반문화의 상징인 티모시 리어리와 켄 키지 등이 사이키델릭의 오락적 사용을 주도하고, 찰스 맨슨과 같은 악명 높은 범죄자가 LSD와 연관되며 어두운 측면이 언론을 통해 자주 보도됐다. 미국 연방 정부가 사이키델릭을 1급 규제 약물(남용 가능성이 높고, 의학적 사용이 승인되지 않은 약물)로 규정함에 따라 수십년간 사이키델릭 연구는 중단됐다.

하지만 1990년대 소수 과학자-심리치료사가 사이키델릭에 관심을 가지면서 다시 사이키델릭의 정신질환 치료 가능성을 시험 중이다. 특히 치료저항성 우울증 환자들에서 증상 완화 효과가 나타났으며, 우울증 분야에서 임상시험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사이키델릭의 위험성이 해소된 것은 아니다. 저자 역시 사이키델릭이 제도권으로 다시 들어오기를 바라지만, 마약의 지위까지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지는 않는다. 다만 엄격한 임상시험을 거쳐 통제된 환경에서 전문가의 지도 하에 선별된 사람들에게 투여한다면 정신질환 치료제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말한다.

‘마음을 바꾸는 방법’은 사이키델릭을 재조명하면서 화제가 되었고, 유발 하라리가 꼽은 2018년 최고의 책이자 2018년 미국 아마존이 선정한 ‘최고의 과학 책(Best Science Book)’ 1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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