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 왓슨 저/니케북스/332쪽/1만6,800원

지난 3년간 베스트셀러 최상단을 지켜 온 <돌봄의 언어>가 드디어 국내 출간됐다.

<돌봄의 언어>는 저자인 크리스티 왓슨이 20년 간 영국 국립보건서비스(NHS) 소속 간호사로 근무하며 마주한 수많은 환자들의 삶과 죽음을 기록한 책이다.

출간 즉시 뉴욕 타임스, 가디언, 데일리 텔레그래프,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오른 후 3년 넘게 베스트셀러 최상단을 지키고 있다. 저명인사의 성공담도, 회고록도 아닌 한 간호사의 이야기가 이토록 큰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킨 건 매우 이례적이다. 하지만 책을 읽어보면 왜 사람들이 이 책을 찾는지 깨닫게 된다.

저자는 희생과 헌신이라는 이름 뒤에 가려진 간호사의 역할을 조명하는 동시에 의료 현장에서 환자를 지키는 간호사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한다.

그녀가 말하는 간호사의 일이란 환자의 체온을 재고, 처방에 따라 주사를 놓고, 의사의 진료를 옆에서 돕고, 집도의의 수술복 끈을 묶어주는 일이다. 환자와 그 가족의 슬픔과 상실을 알아주고 어린 환자가 자신에게 심장을 이식해준 기증자 부모에게 어려운 편지를 쓰는 것을 돕는 일이며, 고독한 노인 환자의 가녀린 손을 말없이 잡아주는 일이기도 하다.

특히 저자는 삶과 죽음이 사투를 벌이는 중환자실에서부터 수술실, 일반 병동, 아파서 울 힘조차 없는 아기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쓰다듬어주는 소아 병동에 이르기까지 병원 구석구석을 독자에게 보여준다.

다양한 치료 현장의 모습도 흥미롭지만, 책에서는 간호사의 친절과 따뜻한 말, 그로 인해 나타나는 긍정적인 결과도 함께 보여준다.

이 책은 탄생에서부터 죽음에 이르는 인생의 긴 여정 동안 누군가의 돌봄과 사랑으로 우리가 살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또 간호사뿐만 아니라 조산사, 간병인 등의 봉사와 헌신으로 우리 삶과 공동체가 든든히 지탱될 수 있음을 환기한다.

특히 환자를 지키기 위해 늘 강해져야 했지만 여전히 약자로 남을 수밖에 없었던 간호사에게는 위로와 공감, 연대의 메시지를 줄 것이며, 많은 독자에게는 간호와 돌봄의 과정이 어떻게 완성되어 가는지를 마주할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저자 크리스티 왓슨은 영국 국립보건서비스(NHS) 소속 간호사로 장기간 근무했으며 이스트앵글리아대학교에서 의학보건인문학을 가르치고 있다. 현재 영국왕립간호협회 홍보대사로서 간호사 교육과 지원에도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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