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엘 ‘알리코파’, AACR 2021서 3상 임상 CHRONOS-3 연구결과 발표
기존 표준치료인 리툭시맙과 병용해 재발 및 사망 위험 절반 가량 낮춰

바이엘이 개발한 PI3K억제제 ‘알리코파(성분명 코판리십)’가 상대적으로 진행이 느리고 예후가 좋은 재발·지연성 비호지킨 림프종(relapsed indolent non-Hodgkin lymphoma, iNHL) 환자에서 기존 표준치료 옵션인 ‘리툭시맙’과 병용시 리툭시맙 단독요법 대비 재발 및 사망 위험을 절반으로 낮추는 괄목할 치료 성과를 나타내 화제다.

AACR 2021에서 미국 메모리얼 슬로언 케터링 암센터 의료종양 전문의 매튜 마타사르(오른쪽 위)와 웨일코넬 의과대학 마누엘 이달고(가운데 아래), 피터 마틴(왼쪽 위)이 토론하고 있다.
AACR 2021에서 미국 메모리얼 슬로언 케터링 암센터 의료종양 전문의 매튜 마타사르(오른쪽 위)와 웨일코넬 의과대학 마누엘 이달고(가운데 아래), 피터 마틴(왼쪽 위)이 토론하고 있다.

이달 10일부터 오는 15일(현지시간)까지 진행되는 미국암연구학회 연례학술회의(AACR 2021)에서는 이같은 내용을 포함해 3상 임상시험 CHRONOS-3 결과가 발표됐다.

CHRONOS-3 3상은 재발성 지연성 비호지킨 림프종 환자 458명을 대상으로 알리코파-리툭시맙 병용요법의 효능과 안전성을 위약-리툭시맙 병용요법과 비교한 연구다. 연구 대상자는 60%가 여포형림프종, 20.7%가 변연부림프종, 10.9%가 소림프구림프종, 8.3%가 림프형질세포성 림프종/발덴스트룀 거대블로불린혈증 환자였다.

알리코파는 광범위 PI3K(phosphatidylinositol-3-kinase) 계열 억제제로서, 악성 B세포에서 발현되는 PI3K-알파와 PI3K-베타 동형체(isoform)을 억제하는 기전을 가지며, 정맥주사로 개발된 최초의 PI3K억제제이기도 하다.

추적관찰 기간 중앙값 19.2개월 동안, 코판리십·리툭시맙 병용투여군(307명)은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위약군(151명)보다 48% 낮추며 1차 평가변수인 무진행 생존기간 개선을 입증했다. 특히 여포형림프종, 변연부림프종, 소림프구림프종에서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이 현저하게 감소했다.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은 코판리십 병용군 21.5개월, 위약군 13.8개월이었다.

전체 반응률은 코판리십 병용군이 80%로 위약군 47.7%의 2배에 가까운 결과를 보였다. 완전 반응률도 코판리십 병용군과 위약군이 각각 33.9%, 14.6%였다.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은 평가 시점에 추정할 수 없었다.

안전성 면에서 코판리십 병용군에 가장 흔하게 나타난 이상반응은 혈당과 혈압 상승이었다. 다만 이는 일시적이며 일반적으로 치료가 필요하지 않았다는 게 전문가의 의견이다.

미국 메모리얼 슬로언 케터링 암센터(Memorial Sloan Kettering Cancer Center, MSK)의 의료종양 전문의 매튜 마타사르(Matthew J. Matasar) 박사는 “이러한 이상반응 때문에 치료를 중단해야 하는 환자는 거의 없었다”라며 “특히 폐 염증을 유심히 관찰했으나 코판리십 병용군 중 3%에서만 보고됐다”고 설명했다.

마타사르 박사는 특히 코판리십의 안전성 프로파일에 주목했다. 매일 경구 투여하는 타 PI3K 억제제들이 이전 연구에서 사망을 포함한 심각한 독성으로 임상시험이 조기 종료된 반면, 코판리십은 간헐적으로 정맥 투여함으로써 이상반응 비율이 현저히 낮았다고 했다.

마타사르 박사에 따르면, 해당 임상시험은 1차 평가변수 분석이 시작된 추적관찰 기간 19개월차에도 여전히 많은 환자가 치료를 지속하고 있었으며, 2차 평가변수인 전체생존기간도 양군 간에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그는 “코판리십 병용군의 수명 연장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장기간의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번 연구를 통해 코판리십이 재발성 비호지킨 림프종 환자의 장기 치료 시 리툭시맙과 안전하게 병용 투여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1차 평가변수인 무진행생존기간뿐만 아니라 연구에 포함된 지연성 림프종의 하위 유형에서도 일관된 개선을 보였다. 이번 연구는 재발성 지연성 비호지킨 림프종 환자에서 광범위한 이점을 입증한 최초의 연구”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의학저널 ‘란셋 온콜로지(The Lancet Oncology)’에 동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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