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젤, 무통액상형 1상 진입…“무통 기능 세계 최초”
메디톡스 “사실상 말장난에 가까운 표현” 지적

휴젤이 차세대 보툴리눔톡신 제제로 개발 중인 ‘무통 액상형’ 보툴리눔톡신 HG102을 소개하면서 '무통', '세계 최초'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 업계 내 의견이 분분하다.

특히 앞서 액상형 보툴리눔톡신 제제 ‘이노톡스’를 개발한 메디톡스는 휴젤의 ‘세계 최초 무통 액상형’이라는 표현에 불쾌한 기색을 내비쳤다.

보톡스, 보툴리눔톡신
보톡스, 보툴리눔톡신

지난 28일 휴젤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무통 액상형 보툴리눔톡신 제제 ‘HG102’의 1상 임상시험을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휴젤은 2015년부터 무통 액상형 보툴리눔톡신을 개발해왔다고도했다.

지난해 비임상 시험을 완료한 데 이어 올해 1상을 마치고 2상에 진입, 2023년 품목허가를 획득하겠다는 계획이다.

휴젤에 따르면, HG102의 가장 큰 특징은 국소마취제 리도카인염산염(Lidocaine hydrogen chloride)이 첨가된 점이다. 휴젤은 국소마취제를 첨가해 통증을 감소시킨 만큼 환자의 편의성이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HG102 개발에 대한 임상 현장의 반응도 호의적인 편이다.

한 피부과 전문의는 “보툴리눔톡신 시술 전 통증을 줄이기 위해 마취크림을 바르거나 아이스팩을 붙인다. 이러한 과정을 줄이기 위해 (휴젤이 무통형 보툴리눔톡신제제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해당 제제가 상업화되면, 주사는 맞아야 하니까 통증을 아예 없을 수는 없겠지만 한번만 참으면 나머지 시술은 통증 없이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안전성이 증명되면 임상에서도 사용할 것 같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전했다.

마취크림을 사용할 경우, 표피층은 마취가 되지만 피하조직은 마취가 되지 않는 점을 감안할 때 무통 액상형이 나름의 장점을 갖게 될 것이란 의견이다.

그러나 이러한 효과를 놓고 ‘무통’이라고 부를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업계 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여기에 휴젤이 홍보하고 있는 ‘세계 최초 무통 액상형’이라는 수식어도 논란의 대상이다.

휴젤 측은 “말 그대로 통증을 줄여준다는 의미”라며 “무통 기능을 가진 보툴리눔톡신은 (HG102가) 세계 최초라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휴젤이 2018년 HG102 개발 과정에서 획득했다고 밝힌 국내 특허는 '보툴리눔 독소 및 안정화제와 안정화 완충액을 포함하는 액상 제형 제조방법'으로, 통증 완화와는 다소 동떨어진 내용을 담고 있었다.

이와 관련해 세계 최초로 액상형 보툴리눔톡신 제제 ‘이노톡스’를 개발한 메디톡스 관계자는 “무통이라는 말은 정확하지 않은 표현이다. 사실상 말장난”이라며 “국소마취제를 첨가했다 하더라도 주사로 인한 통증은 불가피하지 않겠느냐”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점에 비춰볼 때 해당 제품은 세계 최초도 아닐뿐더러 전문의약품인 보툴리눔톡신 제제와 관련해 정확하지 않은 설명을 알린 것이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과장광고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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