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학장들, 실기시험 유예 추진
“학생 보호 취지 알겠지만 분열 소지” 일축

의사 국가시험 실기시험을 앞두고 의과대학 학장들이 나섰지만 의대생들의 결심을 바꾸긴 힘들어 보인다.

의대 학장 단체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는 26일 의사 국시를 거부한 의대생들을 보호하기 위해 실기시험을 유예해 달라는 요청을 하겠다며 응시생들의 의견을 구한다는 공지를 의대에 전달했다.

그 대상은 의사 국시 실기시험 첫날인 9월 1일로 응시 일자가 예정돼 있었던 의대생들이다. 원광의대 본과 4학년 6명도 예정대로라면 9월 1일에 실기시험에 응시해야 한다. 실기시험은 오는 9월 1일부터 10월 27일까지 35일간 나눠서 서울 광진구 국시원 실기시험센터에서 진행된다.

하지만 이들은 '의사 국시 거부'라는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이들은 지난 18일 다른 동기들과 함께 의사 국시 실기시험 응시 취소 서류를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국시원)에 접수한 상태다.

이들은 26일 입장문을 통해 “오늘 전국 의대 학장단에서 실기시험 유예에 대한 첫주차 응시생들의 의견들을 모아 국시원에 전달하겠다는 공지를 받았다”며 “학생들을 보호하고자 하는 학장님들의 의견이었겠지만, 하나로 단결되어 뜻을 모으고 있는 본4 학생들에게는 오히려 분열의 소지가 될 결정이라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정말 열심히 공부했고, 그만큼 혼란스러웠다. 응시 날짜를 배정받은 날이 시험 32일 전이었고, 시간이 없다는 압박감과 첫날이라는 불안감 밑에서 실기 공부에 몰두하며 피폐한 나날을 보냈다”며 “우리는 오히려 첫 응시생들이었기에 용기 내어 학생대표단에 힘을 실어 주었다. 가장 불안한 날짜의 응시생들이 솔선해야 단합이 이뤄질 것이라는 일념으로 실기시험 취소 접수를 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90%가 넘는 전국의 동급생 여러분이 뜻을 모아 대의를 행하여 정부가 반응을 보이고있는 지금,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굳건히 뜻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할 것”이라며 “의지를 굽히지 말아달라. 단합된 국시 취소라는 결정이 정말 대단하고, 파급력을 가진 일이기에 앞으로도 끊임없이 잔물결을 일으키려는 돌팔매질이 계속될 것이다. 잡고있는 손을 놓지 말고 꼭 잡아 달라”고 당부했다.

국시원에 따르면 25일 오후 6시 기준 실기시험 접수 인원 3,172명 중 89%인 2,823명이 응시 취소 서류를 제출했다.

원광대 의과대학 실기 1일차 9월1일 응시생 6인의 입장문

전국에서 처절한 싸움 이어와주고 계신 본과 4학년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희는 9월 1일 전국 첫날에 실기시험이 예정되어있었던 원광의대 재학생들입니다.

오늘 전국 의대 학장단에서 실기시험 유예에 대한 첫주차 응시생들의 의견들을 모아 국시원에 전달하겠다는 공지를 받았습니다. 학생들을 보호하고자 하는 학장님들의 의견이었겠지만, 하나로 단결되어 뜻을 모으고 있는 본4 학생들에게는 오히려 분열의 소지가 될 결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희는 정말 열심히 공부했고, 그만큼 혼란스러웠습니다. 응시 날짜를 배정받은 날이 시험 32일 전이었고, 시간이 없다는 압박감과 첫날이라는 불안감 밑에서 실기 공부에 몰두하며 피폐한 나날을 보냈습니다. 국시취소 건이 대두되었을 때는 그 어떤 날짜의 응시생들보다도 불안한 마음으로 며칠을 지새웠습니다.

하지만 전국의 동급생 여러분. 저희는 오히려 첫 응시생들이었기에 용기 내어 학생대표단에 힘을 실어주었습니다. 가장 불안한 날짜의 응시생들이 솔선해야 단합이 이뤄질 것이라는 일념으로 실기취소 접수를 하였고 바로 오늘, 학장님의 전화를 받아도 국시 취소의 의견을 명확히 전달하기로 학생대표와 합의하였습니다.

90%가 넘는 전국의 동급생 여러분이 뜻을 모아 대의를 행하여 정부가 반응을 보이고 있는 지금,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굳건히 뜻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할 것입니다. 여러분, 의지를 굽히지 말아주십시오.

단합된 국시 취소라는 결정이 정말 대단하고, 파급력을 가진 일이기에 앞으로도 끊임 없이 잔물결을 일으키려는 돌팔매질이 계속될 것입니다. 그럴 때마다 옆자리에 굳건히 서있는 동기들을, 용기를 낸 전국의 본4 동지들을 생각해주십시오.

하나가 될 때 우리는 강하기에 흔들리지 않을 것입니다.

잡고 있는 손을 놓지 말고 꼭 쥐어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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