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지사 ERP 대상자만 70여명…셀트리온으로의 고용승계 계획 "전혀 없어"
제약노조, "문희석 대표 매각설 모르쇠로 일관하더니, 노조 및 직원과 논의 한번 없이 결정"

한국다케다제약이 매각을 결정한 사업부 전원에 ERP(Early Retirement Program, 희망퇴직제도)를 실시한다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다케다제약은 지난 11일 호주, 홍콩, 마카오,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한국, 대만, 태국에서 판매 중인 18개 일부 일반의약품 및 전문의약품 권리를 셀트리온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한국다케다제약은 12일 해당 제품을 담당하고 있는 프라이머리케어(PC) 사업부와 컨슈머헬스케어(CHC) 사업부 전원을 대상으로 ERP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ERP 대상자만 7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다케다제약은 사업부 매각 또는 인수시 직원 고용을 승계했었지만, 이번에는 전원 ERP를 실시한다고 알려져 노사 간 갈등이 심화될 전망이다.

작년 10월 한국민주제약노동조합은 다케다 본사 앞에서 노조탄압 및 사업부 정리 중단을 촉구하는 집회를 진행한 바 있다.

한국다케다제약 노조가 소속된 한국민주제약노동조합(이하 제약노조) 관계자는 이번 발표에 대해 "그동안 문희석 대표는 노조 및 직원들과 논의 한 번 없이 인원을 정리하겠다는 결정을 했다"며 "기존에 다케다와 관련해 매각 등이 발생했던 경우 직원들을 고용승계 해왔는데 이번에만 고용승계를 하지 않는 것, 특히 한국만 ERP를 시행하는 것은 다분히 의도적"이라고 주장했다.

한국다케다제약의 만성질환사업부 매각설은 샤이어코리아 인수가 시작된 작년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

노조 측은 "한국다케다제약 전체 인력의 40%가 배치돼 있으며 주력사업이라 할 수 있는 당뇨, 순환기 파트를 매각한다는 소문이 났다"며 "인원 감축, 특히 전 다케다 직원 위주의 감축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계속되는 매각설에 한국다케다제약 문희석 대표는 공식 석상에 나와 "한국에서의 특정 사업부 매각은 정해진 바가 없다"라고 일축하기도 했다.

하지만 노조가 제기했던 의혹은 결국 사실이었던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제약노조 관계자는 "회사가 직원 전환 배치 등 자구책을 강구하겠다는 내용이 아니라 그냥 희망퇴직 얘기만 덜렁 내놓았다"며 "필요없으니 나가라는 이같은 입장은 다케다 직원들을 소모품으로 생각하고 버리는 추악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동안의 노력, 헌신에 대한 보상과 인정은 커녕 필요없으니 나가라고 하는 회사에 대해 제약노조는 한국다케다제약지부를 포함한 전체 조합원이 절차대로 대응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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