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동산병원-동산병원, 코로나로 380억 손실…조치흠 원장 “대구동산병원은 5~6월 월급 걱정”

국내에서 신천지예수교회를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던 시기,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이 없었다면 대구·경북 지역 의료붕괴는 가속화됐을 것이다.

국내 코로나19 환자의 63%가 대구에서 발생했다. 대구 지역에서만 하루에 500명이 넘는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하던 시기도 있었다. 기존 병상만으로는 급증하는 코로나19 환자를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계명대동산의료원은 대구동산병원을 코로나19 환자를 위해 비웠다. 대구동산병원은 계명대 동산병원이 있던 자리에 개원한 종합병원이다. 대구동산병원에 입원해 있던 환자들은 대구 달서구 성서로 신축, 이전한 계명대 동산병원 등으로 전원했다.

200병상 규모의 2차 의료기관으로 지난해 4월 개원한 대구동산병원은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면서 460병상까지 확대해 운영했다. 동산병원 시절 1,000병상까지 운영했던 인프라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3차 의료기관인 동산병원과 협업 체계도 가동했다. 동산병원은 의사와 간호사 등 전문 인력을 대구동산병원에 대거 파견했다. 인력이 준 동산병원은 진료 등을 기존보다 50% 이상 줄일 수밖에 없었다.

코로나19 사태에서 대구동산병원은 야전병원 역할을, 동산병원 후방 지원 역할을 한 셈이다. 하지만 지금 두 병원은 적자로 인해 직원 월급을 제때 지급할 수 있을지 걱정하고 있다.

코로나19지역거점병원 비상대책본부장으로 대구동산병원과 동산병원을 진두지휘한 조치흠 동산병원장은 지난 8일 청년의사 유튜브채널 K-헬스로그 ‘코로나 파이터스 라이브’(코파라)에 출연해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했던 당시 상황을 이야기하며 이같이 말했다.

코로나19지역거점병원 비상대책본부장으로 계명대 대구동산병원과 계명대 동산병원을 진두지휘한 조치흠 동산병원장은 지난 8일 청년의사 유튜브채널 K-헬스로그 ‘코로나 파이터스 라이브’(코파라)에 출연해 코로나19 사태에서 두 병원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했다.

조 원장은 “신천지 교인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할 당시 대구에서만 2,500명 정도를 예상했지만 더 많아졌다”며 “매일 대구시와 회의를 했다. 동산병원 음압격리병실 40병상만 환자를 받아서 될 일이 아니었다. 1년 전 1,000병상을 운영했던 대구동산병원 시스템이 살아있었다. 사회적 책무라고 생각했다. 대구동산병원에서 경증환자를 받을 테니 다른 대학병원은 중증환자를 받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대구동산병원과 동산병원에서 진료한 코로나19 환자만 1,000여명으로 전체 환자의 10% 가량 된다. 현재도 대구동산병원에는 코로나19 환자 140명이 입원해서 치료를 받고 있다.

조 원장은 “대구동산병원 병상을 200병상에서 460병상까지 늘렸다. 대부분 경증 환자여서 일주일이면 10명씩 퇴원했다. 동산병원은 중증 환자만 받았다”며 “2차 병원만으로는 아웃브레이크 상황을 감당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조 원장은 “코로나19 환자를 보기 시작할 때 동산병원에서 20년차 이상 되는 간호사와 의사 70명을 대구동산병원에 투입했다. 동산병원은 상급종합병원 시스템을 50%까지 낮췄다”며 “대구동산병원에 투입된 인력만 1,500명 정도였다. 그리고 2주 순환근무를 했다. 뒤에서 받쳐주는 버퍼가 있기에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조 원장은 “직원들도 무섭고 힘들었을 것이다. 처음에는 집에도 가지 않고 병원에서 숙식을 같이 했었다. 레벨D 방호복을 입고 일하던 간호사 2명이 실신을 하기도 했다”며 “처음에는 전동식호흡장치(PAPR)가 20개 밖에 없어서 중환자실 근무자에게만 줬다. 고글 때문에 얼굴에 자국이 심하게 남아서 밴드를 붙이기도 했다”고 전했다.

대구동산병원과 동산병원이 코로나19와 전투를 벌이면서 입은 손실은 380억원 정도라고 한다.

조 원장은 “두 병원의 손실을 다 합치면 380억원 정도 된다. 손실보상액으로 올렸는데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며 “아직까지 직원들 월급은 잘 나가고 있지만 대구동산병원의 경우 5~6월은 힘들 것 같다. 그래서 빨리 보상이 이뤄지길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감염병 대응체계에서 민간병원과 공공병원의 역할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동산병원과 대구동산병원은 민간병원이다.

조 원장은 “민간병원의 역할을 정해 놓고 공공병원과 같이 가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감염병전문병원을 설립해야 하지만 운영되는 병상은 몇 병상이 안된다. 평상시와 유사시에 어떻게 할지 미리 정해야 한다”며 “공공병원이 정말 공공병원의 역할을 하려면 유사시 병원을 비울 수 있어야 한다. 민간병원도 그런 시스템을 적용할 수 있도록 버퍼를 만들어야 한다. 병원 한 곳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우리도 두 병원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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