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도 확진자의 33%가 교회서 발생…대구시·중수본, 신천지 교인 전수조사 중
국내에서 교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지로 부상했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의 45%가 신천지예수교회와 관련 있는 사람들이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0일 오전 9시 기준 코로나19 환자가 31명 추가 발생해 총 82명으로 늘었다. 신규 환자 31명 중 23명이 31번 환자가 다니던 신천지예수교회와 관련돼 있었다(관련 기사: 교통사고로 한방병원 입원한 환자가 교회예배에 뷔페 점심?).
신천지예수교회를 다닌 코로나 환자는 처음 확인된 31번을 포함해 37명으로 늘었다. 이는 전체 코로나19 환자의 45%에 해당한다. 또한 대구·경북 지역에서 발생한 환자 48명의 77%인 37명이 신천지예수교회 관련자다.
대구시는 31번 환자와 함께 예배에 참석했던 신천지 대구교회 교인 1,001명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 중 증상이 있다고 답한 인원은 90명(9%)이다. 증상이 없다고 답한 인원은 515명(51%)이다. 나머지 396명(40%)은 통화가 되지 않고 있다.
대구시에는 선별진료소 8개가 추가돼 현재 22개가 운영되고 있으며 공중보건의사 24명도 추가 배치했다.
정부는 대구시에 즉각대응팀 18명, 중앙사고수습본부 6명을 파견했으며 중수본 병상관리TF팀장을 단장으로 하고 행정안전부 등 관계부처 28명 내외로 구성된 ‘범정부특별대책지원단’도 활동하고 있다.
보건당국은 신천지교단의 협조를 받아 교인들이 자가격리하고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
다른 시설에 비해 교회가 특히 감염 관리에 취약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법적으로 다중이용시설로 지정되지 않아 환기시설 등을 점검받는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대한예방의학회 코로나19대책위원장인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는 지난 19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긴급 심포지엄’에서 “교회는 감염이 쉽게 일어나는 곳 중 하나”라며 "싱가포르에서도 교회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기준 싱가포르에서 확인된 코로나19 확진자는 총 84명이며, 이들 중 28명(33%)이 교회를 통해 감염됐다. 'Grace Assembly of God'에서 감염된 확진자가 22명이며, 'The Life Church and Missions Singapore'에서도 확진자 6명이 나왔다.
기 교수는 “병원과 교회가 감염이 쉽게 일어나는 곳이다. 메르스 때는 병원 감염을 막기 위한 조치가 이뤄지기도 했다. 하지만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준비는 안됐다”며 “교회는 다중이용시설로 지정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기 교수는 “극장 등 다중이용시설로 지정된 곳은 환기시설이나 대피로 등을 점검 받지만 교회는 다중이용시설로 지정되지 않아 환기시설 등을 점검하는 대상이 아니다”라며 감염 관리가 취약한 곳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