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가 출산계획을 세우면서 분만에 대한 걱정보다 앞서는 두려움은 임신중독증이다. 아내가 만 35세 이상의 ‘늦은 나이 임신’이거나 평소에 고혈압과 당뇨가 있으면 임신중독증에 대한 두려움은 더 클 수 있다.

첫 아기를 가졌을 때 임신중독증으로 고생을 했거나, 주로 젊은 여성에게 많이 발병하는 루프스병, 몸에 항인지질 항체를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임신중독증을 조심해야 한다.

최근 중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배우 추자연과 개그맨 이수근의 부인이 임신중독증으로 출산에 고생했던 사연이 알려지면서 임신중독증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임신중독은 출혈·감염과 함께 3대 모성사망 원인 중 하나다. 그 가운데 첫 손가락에 꼽힌다. 연간 전 세계 임산부 7만6,000여명과 태아 50만명이 임신중독증으로 사망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작년에 1만명 가량이 임신중독증 진단을 받았다. 전체 임신의 5~10%에서 임신중독증 증상이 나타나고, 고위험 임산부가 증가하면서 중증 임신중독증 환자는 연 평균 24% 가량 늘고 있다.

임신중독증의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태반은 자궁 내벽에 붙어 태아와 탯줄로 연결된다. 태아와 모체의 생존과 성장에 필요한 물질을 교환하는 중요한 통로다.

이때 임신을 하고 태반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태반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산모의 혈관을 타고 독성물질이 쌓이는 것으로 전문의들은 보고 있다.

임신 20주 이상에서 고혈압(최고 혈압 140㎜Hg, 최저 혈압 90㎜Hg)과 소변검사로 단백뇨가 발견되고, 손·발이 붓는 부종이 있으면 임신중독으로 진단될 수 있다.

임신중독증은 초기에는 자각증상이 없다가 임신 5개월 이후 발병하는 경우가 많다. 심하면 자간전증(간질 발작)과 심한 두통으로 병원 응급실에 실려오기도 한다.

혈류공급에 장애가 생기고 태반 기능이 저하되면 발육 지연으로 저체중아가 태어나게 된다. 또 태아의 심장과 신장, 뇌혈관에 장애가 생겨 태아가 자궁 내에서 사망하기도 한다.

임신중독증 진단을 받으면 입원이 필수다. 현재 상태가 비중증이라고 해도 갑작스럽게 안 좋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예전엔 임신중독증 치료에 독성물질을 체외로 빼내기 위해 투석을 했지만, 최근엔 혈류조절이 안 되면 태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면서 권장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36주 이후에 발견되는 자간전증의 경우 분만을 하는 것이 원칙이며 분만을 하지 않는 경우 질환은 점점 악화된다.

임신중독증에 가장 빠른 치료는 아기를 분만하는 것이다. 태반이 산모의 몸에서 출산과 함께 나가면 상태는 급속도로 호전된다.

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권자영 교수는 건강정보 유튜브 <나는의사다 738회 - 임신중독증? 임신에 중독이 된다는 건가요?> 편에 출연, “임신중독증을 예방하기 위해 산모들은 산전 검사에 빠지지 말고 병원에 반드시 와야 한다”며 “임신기간 중에는 평소 집에서도 혈압을 꾸준히 재고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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