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내 금연”

출근 길마다 건물 엘리베이터 앞에서 마주치는 빨간색 경고 문구다. 실내에서 담배를 피우다 걸리기라도 하면 가만히 두지 않겠다는 건물주의 결연한 의지가 읽힌다.

요즘 웬만한 건물들은 실내에서 금연이다. 병원은 당연하고, 예전엔 시청과 구청, 학교 등 공공건물 내에서만 흡연을 금지했지만 요즘엔 조그만 상가건물들도 건물 내 흡연을 못하게 하고 있다. 건물주들이 고기 냄새뿐만 아니라 자기 건물에 담배 냄새가 배는 것도 싫어하나 보다.

프랑스 파리는 최근까지 ‘흡연자들의 천국’으로 불렸다. 흡연자들은 커피숍 테라스는 물론 식당 내에서도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안 보고 담배를 피울 수 있었다. 길에서 담배를 피우고 경찰 앞에서 담배꽁초를 예사로 버려도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았다. 금연자의 권리뿐만 아니라 흡연자의 권리도 당연히 인정하고 관용하겠다는 프랑스 사람들의 인식 때문이다.

하지만, 프랑스도 금연자들의 권리를 늘리고 흡연자들의 건강도 지키겠다면서 금연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2007년부터 공공장소 금연을 먼저 시행했고, 최근엔 놀이터와 공원으로도 확대됐다. 2018년에는 길거리 담배꽁초 무단투기에도 벌금을 물리고 있다.

프랑스 정부의 조사결과, 금연정책으로 1년 새 100만 명이 담배를 끊은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는 내년부터는 담배에 무거운 세금을 물려 담배 한 갑을 1만2,000원으로 올리는 등 금연정책을 강화할 방침이다.

날씨가 추워지면 흡연자들의 고민은 깊어진다. 10여분 밖에서 담배를 피우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기다렸다가 타고 건물 밖으로 나가야 하거나 계단을 걸어 건물 옥상으로 올라야 한다. 그래도 흡연 욕구는 밖에서 부는 시베리아 눈보라보다 더 강력하다. 덜덜 떨면서도 부족한 니코틴을 보충한다.

하지만 추운 날 담배를 피우면 그렇지 않아도 안 좋은 흡연이 더 안 좋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우선 우리 몸 콧속 섬모는 겨울철 건조하고 낮은 기온에 운동성이 낮아진다. 이에 따라 담배 연기와 함께 흡입되는 화학물질을 걸러주는 필터링 기능이 떨어져 폐 속으로 유해물질이 과다 흡입될 수 있다.

특히 겨울철 흡연은 추위에 혈관이 수축한 상태에서 일산화탄소가 혈관을 더 좁게 만들어 혈압을 올리고 심장에 과부하를 줄 수 있다. 추운 겨울날 심장마비가 많이 발생하는데, 담배를 피우면 심장마비 발생을 더 높일 수 있다는 얘기다.

건양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김종엽 교수는 건강정보 팟캐스트 <나는 의사다 656회-흡연 나빠요, 겨울철 흡연은 더 나빠요> 편에 출연, “이처럼 겨울철 흡연은 더 나쁠 수 있다”며 “추운 겨울철 흡연은 자칫 큰 병을 불러올 수 있는 만큼 금연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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