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사 전문가, 균주 유전자 염기서열서 서로 다른 결론

대웅제약과 메디톡스가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의 균주 출처를 두고 공방을 이어가는 가운데, 균주의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에서도 상반된 분석이 나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ITC 소송을 진행 중이던 대웅제약과 메디톡스는 지난 7월 ITC 재판부의 결정으로 양사의 균주에 대한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을 실시했다.

대웅제약 균주는 메디톡스가 선임한 전문가 폴 카임(Paul Keim) 교수가, 메디톡스 균주는 대웅제약 측 전문가인 데이비드 셔먼(David Sherman) 박사가 각각 감정을 맡았다.

같은 균주를 대조한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을 실시했는데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메디톡스 측 카임 교수는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균주가 메디톡스 균주에서 유래했다고 분석했다.

카임 교수는 "균주의 유전적 진화 과정을 보면 특정 연구실의 보툴리눔 균주가 공동 기원을 갖고 있는지 명확히 알 수 있다"며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균주는 모두 최근 동일한 조상으로부터 분화됐다"고 판단했다.

이어 "메디톡스 균주와 대웅제약 균주는 서로 밀접한 관계이며, 이미 알려진 다른 어떠한 보툴리눔 균주들과의 전체 유전체 염기서열보다 더 가깝게 일치한다"며 "대웅제약 균주, 메디톡스 균주, 홀A하이퍼 균주가 동일하게 갖고있는 공통의 유전적 변이들(SNPs)을 통해 대웅제약 균주가 한국 자연환경에서 분리동정됐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했다.

즉, 대웅제약 균주가 메디톡스 균주로부터 유래된 것이라는 것이 카임 교수의 최종 분석 결과다. 카임 교수는 이같은 내용의 결과를 지난달 20일 ITC에 제출했다.

반면 지난 11일에는 대웅제약 측 전문가의 반박 보고서가 제출됐다.

대웅제약 측 데이비드 셔먼 박사는 "메디톡스 측 유전자 분석 방법이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부분적인 결과만 도출할 수 있는 메디톡스 측 방법 대신 전체 유전자 서열분석(WGS)의 직접 비교를 해보면 다양한 부분에서 양사의 균주 차이가 드러난다는 것이다.

셔먼 박사는 "WGS 직접 비교 분석에서 나타난 수많은 차이는 단순 계대배양 과정에서 생기는 돌연변이일 수 없으며, 양사의 균주가 별개의 근원에서 유래했기 때문에 발생하는 차이"라며 양사 균주 유전자에서 보이는 일부 차이가 균주의 증식 과정에서 나타난 돌연변이라는 카임 교수의 주장을 반박했다.

특히 그는 "양사 균주의 16s rRNA 유전자 염기서열이 서로 다르게 나타나는데, 이 유전자는 매우 안정적으로 느리게 진화하므로 이 유전자 서열이 서로 다른 균주는 근원이 다른 것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했다.

양측 전문가의 상반된 해석에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공방도 거세졌다.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은 캐나다 연방보건부(Health Canada)에는 자사 균주가 포자를 형성하지 않는다고 제출하고, 일반적으로 사용되지 않는 이례적인 실험 조건에서 포자가 형성됐다는 유리한 정보만을 대중에 선택 공개함으로써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며 "이후 메디톡스가 대웅제약이 실험한 이례적인 실험조건으로 메디톡스 균주도 포자가 형성되었다는 결과를 ITC에 제출했음에도 정작 제소과정에서는 어떤 반박도 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대웅제약은 "메디톡스의 균주는 미국 감정시험에서도 원하는 결과를 전혀 얻지 못했을 뿐 아니라, 자신들의 시험결과가 홀A하이퍼 균주 특성과 불일치함에 따라, 균주의 기원과 실체를 다시 소명해야 하는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며 "대웅제약이 균주를 독자 발견한 것이 이번에 과학적으로 완전히 입증되어 더 이상의 법적 분쟁은 무의미해졌고, 메디톡스의 음해가 아무런 근거가 없다는 것을 입증한 만큼, 빠른 시일 내 소송을 마무리하고 메디톡스에게 법적 책임을 되물을 계획"이라고 받아쳤다.

양측의 상반된 해석은 ITC의 판단이 나올 때까지 평행선을 달릴 전망이다. ITC의 판단은 내년 10월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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