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일하기 좋은 직장'은 옛말…추락하는 한국MSD의 여성복지
회사 측 “직원 만족도 높이기 위한 노력 지속적으로 실시 중”

고위직 임원의 육아휴직에 대한 부적절한 발언으로 빈축을 샀던 한국MSD가 이번에는 '직장어린이집 설치의무'에 대해 꼼수를 부리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2012년 여성가족부가 선정한 가족친화인증기업에 선정되며 '여성이 일하기 좋은 직장'으로 손꼽히던 한국MSD지만 최근에는 ‘그냥 여성이 많은 회사’라는 비난도 적지 않다.

더욱이 육아휴직 기간을 승급기간에서 제외해온 사실과 더불어 승급기간에 산입하는 것을 반대하는 임원의 시대역행적 발언이 본지 보도(관련기사:[단독]한국MSD직원들, A상무 ‘육아휴직’ 발언에 “시대역행” 발끈)로 공개되자 이번에는 한국MSD가 어린이집 설치의무와 관련해 꼼수를 부리고 있다는 제보가 이어졌다.

보건복지부 직장어린이집 지원정책에 따르면 상시 여성 근로자 300명 이상 또는 근로자 500명을 고용하고 있는 사업장은 직장어린이집을 사내에 설치하거나 여건이 안되는 경우 일반 보육기관에 보육을 위탁해야 한다.

이를 이행하지 않거나 직장어린이집 실태조사에 불응할 경우 이행강제금을 부과받고 사업장의 명단이 공표되는 불명예를 안게된다.

그런데 지난해 5월 31일 복지부가 공표한 ‘직장어린이집 설치의무 미이행 사업장 명단’에 한국MSD가 이름을 올렸다. 당시 한국MSD의 상시근로자수는 502명, 상시여성근로자수는 277명이었다. 보육대상 영유아수 또한 203명에 달했다.

하지만 한국MSD는 직장 내 어린이집 설치 대신 위탁보육지원 프로그램을 시행하기로 하고 사업장 내 이용대상 부족이라는 사유서를 복지부에 제출했다.

그림1. 한국MSD는 작년 11월 전 임직원에 '직장어린이집정책(위탁보육지원)에 대한 회사운영계획 안내' 메일을 발송했다.

또한 11월에는 전체 임직원에 '직장어린이집정책(위탁보육지원)에 대한 회사운영계획 안내' 메일을 발송했다.

안내 메일에 따르면 ‘조직규모가 커지면서 2017년 12월 31일 기준인원을 초과, 2018년 직장어린이집 지원 대상이 됐지만 서울사무소의 경우 300명이 넘는 직원이 영업직으로 업무지역 및 거주지역의 분산, 법적인 요건을 충족하는 건물확보의 어려움 등이 있어 직장어린이집 위탁보육계약을 통해 직원들의 자녀보육을 지원하겠다는 것’이 한국MSD의 입장이다. ‘위탁보육의 법적기준이 ‘영유아 자녀(만0세~만5세)의 30%에 대해 정부 지원 보육료의 50%를 지원’토록 돼 있는 만큼 한국MSD도 정부 지원기준에 맞게 지원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제보자 등 한국MSD 직원들은 회사가 위탁보육지원 프로그램으로 결정한 이유가 사업장 내 이용대상 부족이라고 했지만 보육대상 영유아수가 203명에 달하고, 직장어린이집을 원하는지 위탁보육지원을 원하는지 의견 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한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위탁지원금을 최소화하기 위해 회사가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위탁보육의 경우 1세 영유아는 국가지원금이 37만8,000원, 2세는 31만3,000원, 3~5세는 22만원으로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지원금이 낮아지는데, 한국MSD는 지원대상자의 30%만 지원해도 된다는 기준을 이용해 지원 시작점을 5세로 잡고 역순으로 적용하고 있다고 했다. 즉, 지원대상을 영유야가 아닌 높은 연령대부터 설정해 30%에 해당하는 인원에서 지원을 끊고 있다는 것이다.

제보자는 "사업자는 국가가 지원하는 지원금의 50%만 부담하면 되기에 지원금이 적은 5세를 기준으로 역순으로 지원대상을 설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다보니 실제 지원이 가장 필요한 영유아가 그 지원 대상에서 빠지게 됐다”고 지적했다.

제보자는 한국MSD가 지원대상수를 파악하기 위해 시행한 영유아수 조사에도 구멍이 있었다고 했다. 정작 유아휴직 중인 직원들은 영유아수 조사에서 배제됐기 때문이다. 육아휴직에 들어가면 회사 노트북을 회수하는데 해당 설문조사 메일은 회사 노트북으로만 받게 돼 있어 실제 영유아 어린이가 있는 직원들이 참여를 할 수 없었던 것이다.

한편, 이같은 지적에 대해 한국MSD 관계자는 "직원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또한 “위탁보육지원 계획을 11월 발표한 이후 올해 1월부터 시행하고 있으며, 글로벌 차원에서도 9월 전직원 만족도 조사를 시행해 그 결과를 토대로 더 개선할 부분이 있는지 현재 논의 중”이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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