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찰료 처방 등에 관한 지침 필요…발표만 하고 끝내선 안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혈압약 회수 문제 청원글 다수 등록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중국산 발사르탄 원료가 함유된 고혈압치료제 219개 품목에 대한 판매중지와 급여 정지 조치를 내렸지만 의료기관에서는 회수 등에 따른 정부의 후속조치 안내가 없어 애를 태우고 있다.

특히 개원의들은 의사 커뮤니티를 통해 당장 밀려드는 민원을 감당하기 힘들다고 호소하며, 처방약 변경을 요구하는 환자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등을 정부나 대한의사협회가 안내해주길 바라고 있다.

익명의 개원의 A씨는 “당장 환불과 처방약 변경을 요구하는 환자들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바뀐 약으로 처방을 변경해주고 진찰료를 받아도 되는 것인가. 그랬다가 환자들이 불만을 호소하지 않을까 걱정된다”면서 “그렇다고 공짜로 진료하고 처방전을 발행했다간 부당청구로 실사의 빌미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개원의 B씨는 “당장 약 들고 처방약을 바꾸러 온 환자들에 뭐라고 해야할지 지침을 내려줘야할 것이 아니냐”며 “(식약처는) 그냥 판매 중지만 하면 되는 것인가. 불순물이 언제부터 들어갔으며 무슨 암을 유발하는지,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지도 발표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B씨는 “보상은 기본이며 무엇보다 당장 어떻게 (환자들에게 대응을) 해야할지에 대한 지침이 있어야 한다”며 “의협도 긴급 협의를 통해 회원들에게 이를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월요일 개원가에는 주말부터 이어진 문의 전화와 환자들의 항의 방문이 쏟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커뮤니티 등에서 상당수 개원의들은 ‘아침부터 왜 중국산을 처방했냐고 따지는 환자들이 많다’, ‘주말에 항의전화를 받았다. 발암물질 혈압약을 왜 줬냐고 한다’, ‘전화통이 불이난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빠른 회수 등을 요구하는 것은 환자들도 마찬가지다. 급기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혈압약 회수 문제에 관한 청원글이 올라왔다.

‘발암물질 고혈압약 처방 병원이 직접 환자에게 연락해 재처방하도록 해주십시오’라는 제목의 청원글에서는 병원이 환자들에 직접 연락을 해 재처방이 이뤄지도록 하라고 촉구했다.

청원인은 “환자들이 자신이 처방받은 약이 식약처의 처방 및 판매중지 목록에 포함된 약인지 일일이 확인하기 어렵다”며 “확인이 가능하더라도 재처방을 위한 진료까지 상당기간이 소요되고 이 기간동안 환자는 불안에 떨어야 한다”고 말했다.

청원인은 “조속한 시일내 각 병원이 고혈압 환자에 처방한 약 중에 식약청의 중지 목록에 포함된 약이 있는지 확인하도록 해야 한다”며 “이후 이 약을 처방받은 환자에 직접 연락해 재처방 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청원글 ‘발임물질이 들었다는 고혈압약 회수 문제를 해결해주세요’의 청원인은 정부가 발표만 하고 끝낼 것이 아니라 각 병원에 후속조치를 지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원인은 “고혈압약을 드시는 분들 중 다수가 연세 많으신 어르신들로 이들이 직접 (약이 문제인지) 확인해봐야 안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라며 “문제를 알게된 식약처에서는 발표만 하고 말 것이 아니라 각 병원에 후조치에 대해 지시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원인은 또 “발사르탄 전부가 문제인지, 문제된 것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언제 수입된 발사르탄부터가 문제였던 것인지, 문제 성분 함량은 어느 정도인지, 고혈압약에 흔히 쓰인다는 그 성분은 다른약엔 안 들어가있는지 등 국민 모두가 알수 있게 알려달라”며 “조금 더 구체적인 정보를 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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