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대 회장에 이성규 이사장 선출…"부실 의료법인 퇴출 방안 정립 위해 정부·국회와 소통 강화"

지난 2004년 출범한 한국의료재단연합회가 14년만에 대한의료법인연합회로 거듭 난다.

정부가 사무장병원 근절대책을 내놓은 가운데 자칫 건실한 의료법인 병원들마저 사무장병원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 자구책을 내놓은 것이다.

한국의료재단연합회는 지난 22일 백범 김구기념관에서 제14회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연합회 명칭을 '대한의료법인연합회'로 개정하기로 했다. 명칭 개정에 따른 정관 변경 및 회칙 개정안은 차기 집행부로 위임하는 안도 통과시켰다.

유인상 기획위원장은 "회원들 대부분이 '재단'이라는 문구에 대해 불편감을 느끼고 있다"며 "이름은 단체를 상징할 수 있어야 하는데 현재 명칭은 회원들조차 헷갈려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의료재단연합회 정영호 회장은 "연합회 창립 초기에는 '재단' 병원이 일부 있었지만 그 당시 재단 병원들이 지금은 대부분 문을 닫은 상태"라며 "현재 연합회에는 의료법인 병원만 있는 만큼 재단이라는 명칭을 쓸 이유가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4년 비영리 재단법인으로 설립된 의료법인들은 대내외적으로 병원관련 정책에 목소리를 내는 데 있어 소외되고 있다며 한국의료·재단연합회를 출범했다. 출범 당시 연합회에는 전국 305개 비의료법인 중 한방병원 37곳을 포함, 226개의 의료법인과 79개의 재단법인 병원들이 참여했는데 현재는 의료법인 병원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정영호 회장은 "정부가 불법 사무장병원 퇴출을 위한 정책을 발표하며, 법인 병원들의 불법운영에 대한 단속 강화 방침을 밝혔는데 사무장병원의 퇴출은 꼭 필요한 부분이기는 하지만 자칫 건실한 법인 병원들도 사무장병원으로 내몰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사무장병원으로 오인 받을 수 있는 요인을 사전에 차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총회에 참석한 회원병원들은 만장일치로 연합회 명칭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날 제6대 회장으로 선출된 동군산병원 이성규 이사장(사진)도 인사말을 통해 "최근 사무장병원 근절 종합대책이 발표돼 의료법인 병원들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예정"이라며 "사무장병원 근절은 의료환경 개선 및 보건질 향상을 위해 꼭 필요하지만 사무장병원 기준이 모호한 게 사실이다. 회원병원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지난 집행부에서 부실(한계)의료법인의 퇴출 구조를 법률적으로 정립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마무리하지는 못했다"면서 "앞으로 정부, 국회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합리적인 대안을 수립할 수 있도록 하겠다. 특히 회원병원의 결속력을 높여 의료법인 의료기관들이 한 목소리를 내는 데 협회가 앞장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보건복지부 박능후 장관을 대신해 의료재단연합회 정기총회에 참석한 이기일 보건의료정책관은 "의료법인 제도가 지난 1973년 처음 도입된 이후 지금까지 의료법인 병원들은 지역편중 해소에 기여하고,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해줬다"면서 "사무장병원 근절 방안을 추진하는데 있어 건실한 법인 병원들이 오해를 받지 않도록 추속대책을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또한 "법인 세금부담 완화, 경영활성화 등을 위해 협조해가는 동반자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정기총회에서는 대전선병원 선승훈 의료원장, 계요병원 함웅 원장을 감사로 선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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