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안정 및 독립경영 보장…윤동한 회장 의지 강해

한국콜마가 CJ헬스케어를 품에 안으면서 외형 매출이 1조원에 달하는 공룡 기업으로 탈바꿈을 시도한다.

CJ헬스케어의 지분 100%를 가지고 있던 CJ제일제당은 지난 20일 한국콜마와 CJ헬스케어 인수 본계약을 체결했다. 금액은 약 1조3,100억원이다.

한국콜마는 직원들의 고용 유지와 현재 수준의 복지 보장, 2년간 독립경영 및 임원 3년 보장 등의 조건을 제시하면서 1조4,000억원을 써낸 한앤컴퍼니를 제치고 CJ헬스케어 인수전 승자로 등극했다.

한국콜마는 CJ헬스케어를 인수하면서 단숨에 상위 제약사로 자리하게 됐다.

한국콜마는 2017년 8,216억원(추정)의 매출을 올렸고, CJ헬스케어도 2017년 매출액 5,368억원을 기록했다. 양사의 매출만 합해도 1조원이 넘는다. 한국콜마는 지난해 제약 부분에서 2,000억원대 매출을 기록했다.

커진 덩치만큼 풀어야 할 숙제도 많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자금조달이다. 한국콜마는 CJ헬스케어 인수를 위해 1조3,100억원을 마련해야 한다.

한국콜마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지난 3분기 기준 259억원인데 차입금이 1,005억원으로 마이너스인 상황이다. 지주사인 한국콜마홀딩스도 현금성 자산이 719억원이며, 장단기 차입금이 1,879억원으로 역시 마이너스다.

한국콜마는 이러한 리스크를 최대한 줄여나가는데 힘쓰고 있다. CJ헬스케어 인수에 참여하면서 사모투자운용사(H&Q코리아와 미래에셋자산운용PE, 스틱인베스트먼트)와 컨소시엄을 맺었다.

구체적인 분담 비율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재무적투자자인 3개 사모투자운용사가 에쿼티 금액(지분 또는 기업재산에 대한 자본주 또는 기업주의 권리나 청구권) 절반을 나머지 절반은 한국콜마가 부담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약 3,000억원을 한국콜마가 부담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해당 금액은 인수금융을 통해 조달할 것으로 전해진 상황이다. 대상은 한국투자증권이다. 한국투자증권은 하나은행, 하나금융투자 등과 함께 주선사로 이번 인수에 참여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금융권의 전망은 엇갈린다.

SK증권 서영화 연구원은 "이번 인수는 사모펀드와 컨소시엄을 구성해서 진행되지만 재무적 부담 요인이 상당히 큰 상황"이라며 "휠라코리아가 아큐시네트를 인수했던 방식의 인수금융 형태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서 연구원은 "이 경우 한국콜마는 일정 기간 사모펀드에 확정이자를 지급, 매년 혹은 일정 기간 이후 사모펀드의 지분을 매입해야 한다"며 "한국콜마를 레벨업 시켜주는 요인은 분명하지만 현재 재무상황을 고려할 때 상당한 재무적 부담 요인도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반면 NH투자증권 한국희 연구원은 "인수금액 중 최대 7,000억원은 한국투자증권 등에서 인수금융으로 조달하고 나머지 6,000억원에 대해 각 사모펀드(PEF)들이 기존에 조성한 블라인드 펀드를 통해 1,000억∼2,000억원 투자할 것"이라며 자금적 부담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 연구원은 "이는 증자 없이 외부조달로 가능한 범위로 판단한다"며 "현재 한국콜마의 부채비율은 50%대로 이미 연간 1,000억원 수준의 에비타(EBITDA,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를 창출하고 있어 2,000억원 수준의 차입은 크게 무리한 수준이 아니다"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번 CJ헬스케어 인수는 한국콜마 창업주인 윤동한 회장의 의지가 크게 작용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윤동한 회장

1947년생인 윤동한 회장은 경상남도 창녕군 출신으로 계성고등학교, 영남대학교를 졸업했다.

1974년 대웅제약에 입사하면서 본격적으로 제약인으로 변신했다.

16년간 대웅제약에서 활약하며 부사장으로 오른 후 1990년 퇴사하고 일본콜마와 합작해 한국콜마를 창업했다.

주로 화장품 OEM(주문자생산방식) 분야에 주력하다 ODM(제조업자 개발생산) 사업을 확장하고, 2012년 2월 비알엔사이언스(현 콜마파마)를 인수해 제약 사업부문의 기반을 다졌다.

제약부문 역시 OEM과 ODM 위주로 전개하면서 종합제약사에 대한 갈증이 생겼고, CJ헬스케어 인수에 있어 강학 욕심을 드러냈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한국콜마의 CMO사업에 CJ헬스케어의 전문의약품과 H&B사업이 융합되면 명실공히 종합 제약회사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인수는 윤동한 회장의 의지와 윤상현 한국콜마 대표이사가 강하게 추진해 성사가 가능했다. 화장품, 제약, 건강식품 세 영역을 균형있게 맞춰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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