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발디 등으로 C형간염 완치 환자 늘어 매출 감소 당연…완치 늘리는 길 갈 것"

“질병 완치를 추구하는 길리어드, 매출에 연연하지 않는다.”

길리어드사이언스코리아 이승우 대표는 글로벌에서의 매출 감소에 대한 한국 내 대책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최근 수년간 길리어드의 매출을 이끌어 온 C형간염치료제 소발디와 하보니는 경쟁제품들의 등장과 완치에 따른 환자수 급감으로 매출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여기에 1,000억원대 매출을 올린 B형간염치료제 비리어드는 제네릭 등의 도전에 직면했고, HIV(human immunodeficiency virus) 치료제 시장 또한 GSK 등과의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2011년 한국지사 설립 이후 승승장구 해온 길리어드로선 암초를 만난 셈이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이 대표는 질병의 완치를 위해 정주행할 뿐, 이로 인한 매출 감소는 개의치 않는다고 했다.

이 대표에게 이러한 자신감의 뒷배경에 대해 들었다.

한편, 이 대표는 한국아스트라제네카 및 한국MSD 대표, 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 초대 회장 등을 거쳤다. 길리어드사이언스코리아에는 2011년 설립 당시부터 합류에 현재까지 이끌고 있다.

-길리어드사이언스코리아의 2017년 성과는.
지난해 매출은 2016년 매출(2,700억원)과 비슷한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소발디 등으로) C형 간염 완치에 기여했다는 점에선 뜻깊고, HIV치료제 젠보야와 데스코비를 급여 출시하며 앞으로를 기대할 수 있는 한 해였다고 생각한다.

-회사가 TDF에서 TAF 제제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스트리빌드(성분명 코비시스타트이산화규소/엘비테그라비르/엠트리시타빈/테노포비르 디소프록실푸마레이트(TDF))를 복용해 온 HIV 환자의 85% 이상이 젠보야(성분명 코비시스타트이산화규소/엘비테그라비르/엠트리시타빈/테노포비르 알라페나미드푸마레이트(TAF))로 전환됐다.

스트리빌드에서 젠보야로의 전환은 한국 뿐 아닌 다른 나라에서도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데 그 이유는 과거 바이러스 억제 효과 즉 내성 치료에 초점을 맞췄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환자들이 오랫동안 약을 복용해야 해 내약성과 안전성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다만, 한국은 항바이러스제 내성이 문제된 전력을 갖고 있어, 보건당국이 제제 급여 결정시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것 같다.

때문에 비리어드(TDF)와 베믈리디(TAF)의 스위칭에 있어서도 보건당국에선 회사에 더 많은 자료를 제출하기를 원한다. 회사도 이를 충분히 이해하고, 자료제출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성장을 이끌었던 소발디와 하보니의 매출이 줄고 있는데, 대책은.
길리어드사이언스코리아는 수년전 한국에 첫발을 내딛을 때 어떤 회사가 되는 것이 좋을 것인지 직원들과 논의했다. 당시 매출 순위 등을 떠나 과학적이고 윤리적인, 환자 중심적인 회사가 되자고 뜻을 모았다.

또 B형간염이나 C형간염, HIV, 항진균제 시장을 리딩하는 회사가 되자고 다짐했다. 실제로 C형간염시장에서 선두주자로서 혁신신약을 개발했고, 이를 통해 100만명이 넘는 환자가 완치에 이르렀다.

매출이 준 것은 당연하다. 완치된 환자가 많아지면 약을 복용해야 하는 환자가 줄기 때문이다. 처음 2~3년간은 치료제를 기다렸던 환자들이 초기에 많이 사용을 하기 때문에 매출이 오른다. 이후에는 환자를 발굴해 치료해야 하는 시기다. 다른 나라에서 이미 보여준 결과로, 한국도 이제 그런 상황이 됐다.

이 때 길리어드사이언스코리아가 노력할 것은 더 많은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다. 급여 확대도 이에 해당된다. 하보니의 경우 제한적으로 급여가 허용됐는데 이를 더 확대해 많은 환자들에게 보급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선 2030년을 C형간염 박멸의 해로 목표를 잡았다. 회사도 이에 발맞춰 2030년 한국에서 C형간염 박멸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이러한 목표가 가능한 것은 소발디나 하보니와 같은 혁신 신약이 있기 때문이다.

- 한국 지사 임직원 수가 65명으로 매출 규모 등에 비해 적다.
우리는 매출이 줄어도 다른 회사들처럼 인원을 감축하지 않는다. 현재 인력으로 모자란 생산, 영업 등은 유한양행 등과 파트너십을 활용한다. 현 조직은 최소가 아닌 최적이란 표현이 더 맞다.

핵심인력 중심인 만큼 매출이 줄어들거나 늘어나는 것에 영향을 받지 않고 회사의 미션과 비전에 맞춰 나갈 수 있다.

- 작년 본사가 카이트파마를 인수, 미국에서 CAR-T 치료제 예스카타를 허가받았다. 같은해 세포치료제 업체 셀디자인 랩을 인수하기도 했는데, 이 약들의 한국 도입 계획은.
맞춤치료로 이어지는 세포치료제는 제조공정에서 투여까지가 굉장히 복잡하다. 관련 규제도 아직 완비되지 않았다. 하지만 (세포치료제가) 추후 더 많은 영역에서 완치의 희망을 줄 수 있는 치료대안이란 점에서 기대가 크다. (국내 도입 여부에 대해선)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언급하기 어렵다.

- 현 한국 약가 시스템에 대해 제언하면.
신약의 가치를 인정해줬으면 좋겠다. 혁신 신약이 나오기 위해선 그에 맞는 약가시스템이 있어야 한다. 신약을 만드는 것은 굉장히 많은 자본과 리스크가 있기 때문이다.

다국적제약사들도 한국에서 많은 임상을 한다. R&D 비용이 100이라면 그중 50은 임상연구에 소요된다. 길리어드도 현재 국내에서 18건의 임상을 진행(전세계 400여건 임상)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한국에서도 연구에 대한 역량을 키우고 여러 부가가치 창출에 도움을 준다.

한국에선 그간 신약에 대한 약가는 낮고 제네릭은 비교적 높다보니 국내 제약사들의 신약개발의지도 높지 않았다. 제네릭 위주다 보니 리베이트 문제도 더 컸던 것 같다. 이제 한국도 과학 수준이 모두 글로벌 수준에 온 만큼 가격구조 개선을 통해 신약가치를 인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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