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케어‧한의사 현대의료기기 허용법 규탄…“의사가 행복해야 국민도 행복하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의사 1만여 명(주최측 추산 3만, 경찰 추산 7,000명)이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거리로 나와 '문재인 케어 반대', '한의사의 억지주장 국민건강 무너진다' 등을 외치며 문재인 케어와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허용 법안에 대해 성토했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10일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국민건강수호 전국의사 총궐기대회’를 개최했다.

오전부터 내린 눈과 비로 집회 참여율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추진에 반발하는 의심(醫心)은 궂은 날씨마저 이겨냈다.

의사들은 12시경부터 대한문 앞으로 속속 모여들었다.

이들은 '포퓰리즘 정책인 문재인 케어 즉각 철회하라’, ‘재정파탄 의료적폐 문케어를 중단하라’, ‘의료의 미래를 무책임하게 뭉게 버리는 문재인 케어 즉각 철회하라’, ‘한의사 억지주장, 국민건강 무너진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현장 분위기를 북돋았다.

궐기대회는 12시 30분부터 진행된 사전 공연에 이어 1시 정각에 시작됐다.

비대위 이필수 위원장을 비롯 이 자리에 참석한 의료계 인사들은 문재인 케어와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허용 법안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 위원장은 “의사들은 보장성 강화 정책 자체에 반대하지 않는다”면서 “하지만 문재인 케어가 지금보다 더 국민의 건강을 바르게 지켜줄 수 있는 길이었다면 우리 의사들은 지금처럼 추운날 거리에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그러나 “정부가 의료계와의 협의 없이 문재인 케어를 독단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문재인 케어는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라는 미명하에 간신히 지탱돼 온 우리 의료체계를 또 다시 왜곡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환자가 행복해야 의사도 행복하고, 의사가 행복해야 환자도 행복하다”면서 “이제는 우리 자신을, 그리고 국민 건강을 반드시 지켜내야 할 때다. 정부는 의료계의 합당한 목소리를 수용하고 문재인 케어를 강행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의협 추무진 회장은 정부가 의사들의 희생에 대한 합당한 보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추 회장은 “현 의료체계는 우리 의사들의 희생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며 “더 이상 의사들에게 희생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의료 노비가 아니다”라고 성토했다.

추 회장은 이어 “정부 정책이 현실화 되려면 그 동안 의료인들의 희생에 대한 보상이 우선돼야 한다”면서 “급여화 항목의 적정지불이 이루질 수 있도록 수가정상화가 이뤄져야 하고 충분한 재정확보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대의원회 임수흠 의장은 문재인 케어로 우리 의료가 종말을 맞이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또 문재인 케어가 시작되면 정부의 의사들에 대한 통제와 압박은 더욱 심해지고 의사들은 자율적인 진료권을 박탈당하는 것은 물론 사회주의 의료시스템의 희생양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시의사회 김숙희 회장은 “정부는 문재인 케어를 추진하기에 앞서 구체적인 적정수가와 정확환 재정 추계를 제시해야 한다”면서 “만약 정부가 의료계와 소통 없이 문재인 케어를 강행한다면 우리는 국민건강을 위해, 또 의사들의 전문성과 자율성 수호를 위해 끊임없이 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진 구호제창과 공연으로 궐기대회 분위기는 한껏 달아올랐고, 이필수 위원장은 연단에 올라 대정부 요구사항을 발표했다.

앞서 비대위는 각 직역단체를 통해 대정부 요구사항을 받은 후 이를 정리하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

요구사항은 총 16개로 ▲급여의 정상화 ▲비급여의 급여화 및 예비급여 원점 재검토 ▲한의사의 의과 의료기기 사용 불가 ▲소신진료를 위한 심사 평가체계 및 국민건강보험공단 개혁 등 크게 4개 항목으로 정리됐다.

총궐기대회의 백미였던 거리 행진은 2시 40분부터 시작됐다.

참석자들은 대한문을 시작으로 세종 로터리, 광화문 로터리, 내자 로터리, 신교 로터리, 효자치안센터로 이어지는 길을 걸으며 문재인 케어와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허용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청와대 100m 앞에 도착해 다시 집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이필수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드리는 말씀'을 통해 비급여의 급여화 이전에 적정수가 보장이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건강정책심의위원회 구조 개편 ▲의료전달체계 확립 ▲의과·한의과 건강보험 분리 및 한의약 정책과 폐지 ▲강압적인 방문확인 및 현지조사 철폐 ▲심사 실명제 ▲급여전환위원회 신설 및 급여평가위원회 참여 ▲신포괄수가제 전면 재검토 등을 요구했다.

이 위원장은 “칼바람이 살을 에는 이 추운 날에 의사들과 예비 의사들까지 이곳에 모인 것은 우리는 물론 국민건강의 미래가 위험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대통령은 국민 건강을 책임지고 의료체계를 바로잡기 위한 우리 의사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달라”고 호소했다.

청와대 앞 집회는 연대사 및 구호 제창 등 약 20분간 진행됐으며, 참석자들은 집회를 마친 후 다시 대한문 광장을 향해 행진해 5시 5분경 도착했다.

이필수 위원장은 폐회사를 통해 “오늘 궐기대회는 투쟁의 마지막이 아니다”라며 “만약 정부가 의료계 요구를 진정성 있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제2, 제3의 총궐기대회를 계속 열 것이다. 우리 의사들은 앞으로도 국민건강을 위한 목소리를 아끼지 않겠다”고 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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