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대 장재규 교수, 보건의료노조 임금수준 분석 결과 발표

의료기관별로 간호사 월급이 최대 2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민간 중소병원 간호사의 월급이 가장 적었으며 연차가 높은 간호사일수록 국립대병원 소속이 가장 많은 월급을 받고 있었다.

서울시립대 경영학과 장재규 교수는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된 ‘보건의료산업의 좋은 일자리 의미와 그 실현방안’ 토론회에서 보건의료노조 임금수준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2015년도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각 지부의 임금테이블을 바탕으로 간호사, 간호조무사, 의료기사, 일반행정직, 기술직, 기능직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의료기관 특성별로 초임은 최대 1.4배 차이가 났으며, 근속연수가 증가함에 따라 최대 2배까지 임금 차이가 발생했다.

1년차 간호사의 월평균 임금은 민간중소병원이 219만8,579원으로 가장 낮았고, 사립대병원이 204만8,463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특목적공공병원 277만6,083원, 국립대병원 267만1,863원, 지방의료원 235만5,014원 순이었다.

20년차 간호사의 경우 국립대병원 소속이 가장 많은 월급을 받고 있었다. 국립대병원의 20년차 간호사 월급은 561만8,946원인 반면 민간중소병원은 289만2,514원으로 절반 정도에 불과했다. 사립대병원이 499만3,661원으로 두번째로 높았고, 특수목적공공병원 439만8,450원, 지방의료원 412만3,153원이었다.

수도권 내 7개 사립대병원에 근무하는 간호사들 간에도 임금격차가 벌어져 임금총액을 비교한 결과, 간호사 초임은 최고·최저임금 간 약 226만원 차이가 났으며, 15년차 간호사 임금총액 간에는 1,530만원의 격차가 나타났다.

병원 특성별 월평균 임금수준 비교

조사 대상 전체의 초임 근무자 월평균 임금은 민간 중소병원이 194만5,304원으로 가장 적었으며 사립대병원이 286만8,560원으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은 특수목적 공공병원 270만8,508원, 국립대병원 241만3,631원, 지방의료원 219만5,816원 순이었다.

의료기관별 임금격차는 20년차 근무자가 가장 심했다. 민간 중소병원 20년 동안 근무한 사람의 월평균 임금은 265만5,620원인 반면 국립대병원은 528만1,840원으로 두배 가까이 많았다. 사립대병원에서 20년차 근무자는 473만1,212원, 특수목적공공병원은 421만6,101원, 지방의료원 387만7,370원이었다.

장 교수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임금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연대임금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시립대 경영학과 장재규 교수는 2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된 ‘보건의료산업의 좋은 일자리 의미와 그 실현방안’ 토론회에서 연대임금제 도입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장 교수는 “연대임금제는 ‘동일가치노동·동일임금’ 원리를 기초로 하는 성별·기업·지역적 차이에 관계없이 동일가치 노동에 대해서는 동일 임금을 지급하는 제도로 현재 스웨덴과 독일에서 시행 중”이라며 “보건의료산업 내 병원의 특성, 지역, 규모에 따른 임금격차가 심화되고 있는 만큼, 임금연대전략을 통해 현재의 문제를 개선하고 공동체 가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실행 방안으로 ▲신규 입사 노동자 대상 우선 추진 ▲직종별 초임의 표준화 ▲동일 병원특성부터 연대임금화 진행 등의 방식을 제안했다.

장 교수는 “스웨덴도 연대임금제의 추진까지 50년이 걸렸다. 단기간에 연대임금제를 확립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중장기적인 대책을 세우고 이를 추진해가야 한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이어 “연대임금제의 적용 대상을 신규입사 노동자로 하는 방안이 있다”며 “실현 가능성과 중장기적인 추진력을 고려해 신규입사 노동자에게 우선 실시 한 후에 단계적으로 현재 노동자들에게 적용하는 방법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장 교수는 “직종별 초임을 표준화 하는 것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최소임금수준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구축하는 방법도 있다”며 “교원의 경우 전국 어디에서 근무하든지 기본급 수준이 동일하다. 현재 병원별 임금체계가 이질성이 강하고 격차가 큰 것을 고려해 직종별 1년차 임금을 표준임금으로 정해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현재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시행 등으로 의료수가와 인력을 연계하고 이를 통해 임금을 지급하는 구조가 만들어져 있어 이를 활용한 임금표준화를 추진하기에 적절한 시기”라며 “정책·제도적으로 의료수가와 임금을 연동시켜 임금수준 격차를 해소하고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적용할 수 있도록 노사정 협의하에 방법을 구체화해야 한다”고 했다.

정부는 동일노동, 동일임금 철학을 일자리 정책에 충분히 반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 하태길 서기관은 “다행히 이번 정부에서 일자리 창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 많은 문제들이 해결 될 것으로 본다”며 “언급된 동일노동, 동일임금 철학도 관련된 로드맵을 마련 중이다. 충분한 논의를 바탕으로 좋은 정책이 나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