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 콜라보레이션으로 cGMP 생산시설 갖춘 파트너 선택해 비용 및 시간 단축

대웅제약이 국산 제네릭 최초로 미국 시장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지난 14일 미국에서 항생제 ‘메로페넴’을 발매하며 한국 제네릭 의약품 최초로 미국 시장에 깃발을 꽂았다.

앞으로 미국 항생제 시장을 얼마나 점유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하지만 한국 최초로 제네릭 의약품이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는 것만으로도 그 의미는 상당하다.

까다로운 미국 FDA의 생산시설 인증 및 가격경쟁력까지 확보한 것은 물론이고 글로벌 혁신신약 외에 국내 제약사의 우수한 기술력으로 개발한 제네릭 의약품도 미국에서 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대웅제약이 진출한 메로페넴계 항생제 시장은 현재 미국 내에서 공급이 부족해 수요가 높다.

대웅제약 메로페넴

대웅제약은 왜 메로페넴을 택했나
국내에는 카바페넴계 항생제만 15~16여개 제품이 판매되고 있는 것과 달리 미국에서는 잦은 품절로 공급이 불안정했다. 2013년까지 총 7번(1,114일)의 품절사태를 겪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었다.

미국의 경우 2017년 4월 기준으로 6개 제품이 판매중이다. 대웅 메로페넴은 FDA가 허가한 7번째 제품이며, 제네릭 중에는 4번째다. 대웅 메로페넴이 허가된 이후 2~3개의 제네릭이 더 허가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웅제약은 몇 년 전부터 글로벌 헬스케어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글로벌 진출을 위해 보다 잠재력이 높은 해외 시장 진출을 검토하던 중 미국에서 메로페넴 공급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접하고 곧바로 미국 진출을 추진했다.

미국의 카바페넴계 항생제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도 미국 진출 결정의 이유였다.

미국 내 카바페넴계 항생제 시장은 2015년 기준으로 약 5억달러(IMS 데이터 기준)이며, 이 중 메로페넴 성분의 제품은 총 1억5,000만달러 규모다. 판매량으로 따지면 카바페넴계 항생제 시장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 2010년부터 2015년까지의 판매량이 평균 20%씩 증가하고 있다.

영리한 전략 택한 대웅, 발매 기간 단축
메로페넴은 지난 2015년 미국 FDA로부터 시판허가를 받았다. 미국 진출을 위해서는 메로페넴 생산시설 확보와 미국 내 유통 및 마케팅을 담당할 파트너를 찾는 게 시급했다.

문제는 메로페넴의 미국 진출을 위해서는 cGMP 전용 생산동 구축을 비롯해 상당한 설비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대웅제약은 여기서 영리한 전략을 택했다. 바로 생산 분야에서 오픈 콜라보레이션(open collaboration)을 추진한 것.

대웅제약은 자체 생산설비를 구축하는 대신 cGMP급 인프라를 갖춘 글로벌 파트너와 협력해 추가 설비 투자 없이 단기간 내에 미국 진출을 도모했다.

미국 내 판매업체 역시 항암제와 항생제 분야에 특화된 주사제 전문 업체와 손을 잡았다. 계약상 파트너는 비공개지만 2016년 6월부터 본격적으로 계약협상을 시작해 올해 2월 계약을 완료했다. 계약완료 후 2개월 만에 미국 발매가 진행됐다. 미국 파트너는 메로페넴의 수입, 유통, 마케팅 판매를 담당한다.

대웅제약은 이번 메로페넴 출시로 미국 시장에 진출한 한국 제네릭 1호라는 의미있는 일을 해냈다.

미국은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동시에 까다로운 FDA 규정 때문에 쉽게 허가관문을 통과하기 어렵다. 국내 제약사의 제네릭 제조생산 기술은 세계적으로도 우수하지만 생산설비 기준을 맞추는 것도 쉽지 않고, 이를 통과하더라도 제대로 된 마케팅 파트너를 만나는 것 역시 쉬운 일이 아니다.

한국과 다른 보험체제로 제네릭 간에 경쟁도 무척 치열하기 때문에 시장에서 성공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현재 미국 카바페넴계 항생제 시장의 수요가 크다는 점은 대웅제약의 성공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미국에 진출한 국산 제네릭 1호가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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