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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릭 품질강화 나선 中 제약시장, 어떻게 공략해야 할까나우중의컨설팅 신영종 대표 "현지 파트너십 구축시 유통사 지위 면밀히 검토"
"'한국이 더 우수'보다는 '중국에 필요한 의료서비스'로 공략하는 게 중요"
  • 남두현 기자
  • 승인 2017.04.05 06:00
  • 최종 수정 2017.04.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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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조원 이상의 내수시장을 보유한 중국 바이오·제약시장이 달라진다.

중국 정부는 오는 2020년 특허만기가 돌아오는 오리지널 의약품의 90%를 직접 생산해내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본격적으로 제네릭(복제약) 품질관리를 시작했다. 의약분업을 적극적으로 확산시키고 있고 복잡했던 의약품 유통구조에는 과감히 칼을 빼들었다.

중국 제약산업 구조에 큰 변화가 감지되고 있는 만큼 진출 전략에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하지만 중국 현지에서 나오는 관련 통계나 데이터는 조사기관마다 차이를 보이는 등 부정확하기 일쑤인데다, 최근에는 정치적 이슈로 한중관계 마저 얼어붙었다.

이에 중국 헬스케어 시장 전문가인 나우중의컨설팅 신영종 대표를 만나 중국 진출을 앞두고 있는 국내 바이오·제약사들이 간과해선 안될 제도나 정책은 무엇이 있는지 이야기를 나눠봤다.

중의사 출신인 신영종 대표는 17살 중국으로 건너가 톈진중의약대학을 졸업했다. 중국에서 컨설팅 업무를 경험한 뒤 2010년 12월 헬스케어 컨설팅 업체인 나우중의컨설팅을 설립했다.

나우중의컨설팅 신영종 대표

- 중국 진출을 준비하는 국내사들이 알아야 할 정책은.
중국이 지난해 12월 의약품 유통구조에 관한 양표제(이표제)를 발표했다는 것과 같은 해 복제약 일치성(동등성) 평가를 정식으로 시작했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 먼저 양표제는 의약품 유통구조 개선책으로, 제약회사에서 병원이나 약국까지 7~8단계를 거쳐야 했던 기존 유통단계를 대폭 축소하는 것이다. 기존에는 성 단위의 유통회사가 있고 성 안에는 시를 담당하는 유통회사가, 시 안에선 공립병원만 상대하는 유통회사가 있는 식이었다. 그런데 이를 제약사와 유통회사, 병원 혹은 약국으로 축소하는 것이다. 단계가 한 번 넘어가면 일표가 되는데 이렇게 되면 두 단계만 거치면 되기 때문에 양표제라고 불린다.

국내 업체들은 현지 업체와 파트너십을 맺을 때에 조만간 정리될지도 모르는 유통사와 계약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중국 현지에선 이번 유통구조 개편으로 약 1만3,500개의 의약품 유통회사가 2,000개 정도로 줄어들 것이라는 보도도 나온 상태다. 정부는 유통단계를 줄여 의약품 가격을 낮추겠다는 의도다.

이와 함께 지난 2012년부터 시범사업이 이뤄진 복제약 일치성 평가도 최근 본격 시작됐다. 이제 중국에서 생산한 복제약은 오리지널 의약품과 임상효과를 비교한 동등성 평가를 통과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이미 허가 받은 약품도 등록이 취소된다. 복제약 품질관리를 대폭 강화하겠다는 것인데, 이는 아직 의약분업이 전면적으로 실시되지 않은 데 이유가 있다. 중국 공립병원들이 수익의 40%를 의약품에서 얻을 정도로, 과대처방을 하거나 품질이 떨어지는 약의 가격을 부풀려서 판매하고 있단 지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당국은 동등성 평가를 하게 되면 복제약 품질을 높여 오리지널의약품의 가격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나아가 세계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키울 수 있을 거라는 기대다.

- 중국 제약시장 진출이 이전보다 까다로워질 수 있다는 말로 들린다.
그럴 수도 있지만 다른 면도 있다. 중국은 2020년 특허만기가 돌아오는 의약품들의 90%는 중국에서 생산할 수 있도록 생산설비와 기술을 갖추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특허만료된 복제약의 대부분을 직접 생산하겠다는 거다. 따라서 복제약을 만들기 위한 설비나 전문인력, 제반기술들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거라는 것을 예측할 수 있다. 간접투자 방식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특히 바이오·제약 관련해선 현지에서도 인력이 잘 갖춰지고 있어 공동연구도 고려해볼 수 있다. 이쪽 계통은 해외파 출신이 많아 일처리 방식도 중국보단 미국에 가까운 만큼 한국과 크게 이질감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기본적으로 영어도 유창하고 비즈니스 마인드도 있다. 한국으로선 연구진 교류로 중국시장에 관한 인적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 중국 제약산업, 신약개발 현황은 어떠한가.
여전히 복제약 중심이지만, 신약에 대한 투자도 조금씩 늘려가고 있다. 구체적인 파이프라인은 중국 자료의 특성상 성분명을 다 자신들의 언어로 바꿔버려 데이터 분석이 쉽지 않은 측면도 있다. 위생국에서 관련 내용을 공표하기도 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느 단계까지 개발됐는지 정확한 정보는 개별 약물마다 조사가 필요하다. 전반적으로 보면 항암 및 항바이러스 치료제 등에 관심이 많아 보인다. 간염치료제 관련 연구도 많다.

- 중국 시장에 관한 정보를 얻기 쉽지 않은 것 같다.
중국은 애널리스트들도 부정확한 분석을 내놓는 일이 많다. 비즈니스 경험 없이 학교에서 관련 공부를 하다 시장의 급격한 성장으로 관련 직군이 생겨 (헬스케어 담당) 애널리스트가 된 사람들이 많다. 물론 능력 있는 애널리스트들도 있지만, 이처럼 비교적 분석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들도 있다. 국내 포털에서 중국 관련 정보를 찾을 때도 주의해야 한다. 헬스케어 산업을 알면서 중국어가 유창한 이들이 많지 않은 만큼 왜곡된 정보들이 적지 않다. 애초에 현지에서 잘못된 정보가 공개되는 탓도 있다. 중국에선 통계가 정확하지 못한 경우가 많아 중국에 관한 시장조사 시에는 조심해야 한다.

- 중국에서 일부 병원들이 원격진료를 시작했다. 어떤 변화가 있는가.
현재 원격진료 시범지역이 5개가 있는데 협력병원들은 모두 대도시에 있는 중국에서 내로라하는 하는 병원들이다. 사업내용을 보면 수입 분배나 개인정보 보호, 프로세스 운영 등에 관한 부분이 다 들어있다. 시범지역에서 경험을 쌓고 다른 지역에서 이를 도입하는 형식으로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원격진료는 다양한 형태로 이뤄지고 있는데 심지어 약국에서 원격진료를 하기도 한다. 병원이 약국에 원격진료 시스템을 설치해놓으면, 환자가 병원 대신 약국으로 가서 원격으로 진료를 받는다. 진료 후 바로 해당 약국에서 약을 가져가는 시스템이다. 지난해부터 시작돼 현재 많이 생겨났다.

- 중국은 '연줄'의 중요성이 크다고 알려져 있다. 현지진출에도 영향을 미치나.
영향이 없지는 않다. '꽌시(관계)'라고 부르는데 중국도 최근 변화가 생기고 있다. 이제 드러내놓고 꽌시로 의료기기 등의 허가기간을 앞당기거나 하는 것은 기대하기 어려운 사회 분위기가 갖춰졌다. 그럼에도 컨설팅을 의뢰할 때 꽌시 덕을 보고 싶어하는 고객이 열에 아홉은 된다. 막상 들어봐도 본인이 알고 있다는 꽌시에 대한 검증이 제대로 돼있지 않다. 진출을 위한 준비가 부족하다는 얘기다.

심지어 한 국내 빅5 병원은 병원소개 자료에 '지역공공의료'를 '지옥공공의료'라고 쓰기도 했다. 지역이란 단어와 지옥이란 단어는 '띠위'로 발음은 같은데 한자가 다르다. 중국어 번역가는 성의가 없었던 것이고 검수하는 사람은 중국어를 몰랐던 거다. 후두(목)가 뒤통수라는 뜻이 돼버린 경우도 봤다. 모두 실제 사례다. 중국사업이 어렵다고 말은 하면서도 정책적인 이슈나 관련법을 몰라서라고만 여긴다. 그런데 막상 문제는 다른 곳에서 발생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꽌시와 같은 부분을 맹신하기 보단 철저한 시장분석과 준비가 필요하다.

- 회사에서 제공하는 컨설팅 서비스는 무엇인가.
헬스케어 산업에 관한 전반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관련 시장이나 제도 조사부터 현지 행정절차, 마케팅 등을 모두 지원한다. 가급적 통역은 직접 하지 않는다. (중국 측과) 고객사 미팅시에 일이 틀어지면 통역이 잘못됐다며 발을 빼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통역은 상대방 측에서 하도록 하고 우리는 통역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봐준다. 실제로 통역도 사전지식이 부족해 말도 안 되게 통역하는 경우도 봤다. 이때 중국말로 통역을 바로잡아주면 상대가 긴장하게 되고 통역 퀄리티가 개선되기도 한다.

- 현재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어떤 게 있나.
기간을 정해두고 정식으로 진행 중인 프로젝트는 현재 7개 정도가 있다. 고객사의 절반은 병원이고 나머지는 모바일헬스케어나 바이오업체 등이다. 그외 보건복지부나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중국시장 관련 분석 데이터를 제공하기도 한다.

- 사드(THAAD) 보복에 대한 우려가 많다.
컨설팅 업체는 이럴 때 역으로 매출이 오른다(웃음). 사실 사드로 인한 영향은 크게 느껴지지 않지만 정부지원금을 받는 한 중국 업체와의 파트너십에서 해당 업체가 정부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었다. 그래서 공익적인 옷을 입히고자 디자인을 새로 했다. 정치문제로 마찰이 생기는 것은 공익적인 면을 강조하면 커버할 수 있다. 이를 잘하는 게 일본 업체들이다. 혈압계와 체지방측정기 등을 판매하는 일본 의료기기 업체 오므론 헬스케어는 (외교 이슈를) 벗어나기 위해 공장에 지역 장애인들을 많이 고용하고 저소득층 교육비도 지원했다. 그리고 좋은 기술을 홍보한 게 아니라 이같은 활동을 마케팅 했다. 중국의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라는 식이다. 이런 사례가 일본 업체들에서 많이 나온다.

이는 중국에 진출하는 병원들도 배워야 한다. 물론 사드로 불만이 많다고 해도 병원을 때려 부수진 않는다(웃음). 다만 중국은 명분을 중요시 하는 문화가 있다는 것을 활용해야 한다. 돈 때문에 협력하더라도 명분을 만들어주는 것을 좋아한다. 우리는 최첨단 MRI 기기가 있다는 것이 아니라 왜 최첨단 MRI를 도입할 수밖에 없었는지 스토리가 중요하다는 거다. 한국 의료서비스가 더 우수하다는 것보단 중국 실정에 필요한 서비스라는 것을 알릴 수 있게 마케팅을 디자인 해야 한다. 그런데 한국병원은 단지 '우리가 너희보다 잘해'가 마케팅 기본방향인 것처럼 느껴진다. 한국에서 유명한 병원의 우수한 의료진이라는 것만으로는 어렵다.

기업의 경우도 사회적 책임을 중시하긴 마찬가지다. 중국에선 이와 관련해 매년 출간하는 백서도 있다. 삼성은 해당 백서에 자주 이름이 오르는 것을 보면 이런 부분을 잘하고 있는 것 으로 보인다.

- 중국진출을 준비하는 업체들에게 조언하고 싶은 게 있다면.
중국은 성장하는 국가여서 어느 부문을 봐도 시장이 성장한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렇다고 자신의 성공이 보장된 것은 아니다. 성공사례도 있지만, 이제 실패사례도 많이 나왔다. 그럼에도 준비수준은 크게 달라지지 못했다. 정부에서 매년 나오는 실패사례 분석도 연도만 다르지 내용은 행정절차 관련, 자금 관련, 마케팅 관련 등으로 바뀌지 않는다. 비슷한 이유로 실패가 반복되고 있다는 얘기다. 해외시장 진출은 대세에 휩쓸리지 말고 시장 정보를 취합하면서 차분히 준비했으면 좋겠다. 자료만 믿지 말고 현장을 직접 가보는 것도 중요하다.

남두현 기자  hwz@docdocd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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