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 입력된 실적 토대로 기술이전 성과 발표
엉뚱한 회사를 치료제 개발사로 잘못 발표하기도

정부가 잘못 입력된 실적을 토대로 첨단재생의료 연구 성과를 2배로 발표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정부 지원으로 2,000억원 규모의 기술 이전 성과가 있었다고 발표했지만 그 자체가 잘못 입력된 실적이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0년 간 재생의료 분야 연구(182개 과제)에 1,856억원을 지원해 2개 제품 시판 허가, 국내외 임상시험 14건, 기술 이전 11건이라는 성과를 거뒀다고 26일 발표했다. 특히 11건의 기술이전은 2,000억원 규모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는 기술 이전을 한 연구자가 정부 시스템에 실적을 잘못 입력하면서 생긴, ‘부풀려진 성과’였다. 소수점을 잘못 입력해 100억원 대 기술 이전 금액이 1000억원대로 뻥튀기 되는 일들이 벌어진 것이다. 이같은 사실을 뒤늦게 확인한 복지부는 27일 밤 정정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복지부는 코아스템이 한림제약에 자가먼역질환인 루푸스와 루푸스신염 줄기세포치료제를 기술 이전하면서 1,289억원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는 연구자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보건의료 R&D 포털에 기술이전 실적을 입력하면서 128.9억원을 1289억원으로, 소수점을 빼고 입력하면서 생긴 오류였다.

1.200억원에 기술 이전됐다고 발표했던 당뇨병성 족부궤양 치료제도 연구자가 R&D 포털에 잘못 입력한 것으로 실제 기술이전 금액은 900억원이었다. 복지부는 당뇨병성 족부궤양 치료제를 개발한 회사를 안트로젠이 아닌 코아스템으로 잘못 발표하기도 했다.

결국 2,000억원대 기술이전 성과는 1,000억원대로 반토막 났다.

복지부의 실수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판매 허가된 제품의 누적 매출액도 틀렸다.

판매 허가 제품 중 코아스템 뉴로나타-알 누적 매출액을 46억7,000만원(2016년 기준)이라고 발표했지만 이 또한 연구자가 잘못 입력한 것으로, 50억400만원(2016년 9월 기준)으로 정정했다.

안트로젠 큐피스템 누적 매출액도 복지부가 당초 발표한 11억1,000만원이 아닌 15억원이었다. 복지부는 이 또한 연구자가 R&D 포털에 잘못 입력해서 생긴 오류라고 했다.

1/2a상 단계라고 했던 ‘지방유래 줄기세포와 히알루론산 지지체를 이용한 퇴행성 요추 추간판 세포치료제 개발’도 확인 결과, 연구자주도임상 단계였다. 복지부는 연구자가 임상시험 구분 항목을 누락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복지부는 “향후 유사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진흥원 내 R&D 포털을 개선하겠다”며 “연구자가 입력한 각 수치를 담당자가 확인하는 기능을 추가하는 등 보건의료 R&D 전반에 걸쳐 자료 확인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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