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슈바이처’로 불리는 폴 파머(Paul Farmer) 하버드의대 교수가 세상을 떠났다. 도움의 손길이 필요했던 ‘현장’에서다.국제의료구호단체 ‘파트너스인헬스’(Partners in Health, PIH)는 파머 교수가 지난 21일(현지시각) 르완다 부타로에서 ‘급성 심장 질환’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향년 62세다.파머 교수는 르완다 동료들과 함께 한 번도 병원이 없었던 부타로 지역에 ‘University of Global Health Equity’(UGHE) 캠퍼스와 병원을 설립했다. 파머 교수는 UGHE를 첫 번째로 졸
의사 출신으로는 이례적인 타이틀을 가진 국민건강보험공단 강청희 급여상임이사가 지난 3년의 임기를 마무리한다.지난 2018년 급여상임이사로 임명된 강 이사는 급여보장실, 약가관리실, 급여관리실, 의료기관지원실, 건강관리실, 보장지원실, 급여사업실 등 7개 실을 관장해 왔다.대표적인 공급자 단체인 대한의사협회 임원을 지냈고, 지자체 보건소장으로 시정에 참여하며 쌓은 공직 수행 경험을 토대로 공단의 급여 살림살이를 이끌며 보건의료 현장 전문가로 입지를 굳혔다.초반 강 이사를 향한 우려의 시각도 존재했다. 의사 출신으로 공급자에게 유리한
24시간 넘게 당직 근무를 서면서도 병동 환자까지 진료를 봐야 하는 의사, 그런 의사에게 처방약 노티를 했다가 대리처방을 지시 받은 간호사, 그리고 처방약이 늦어진다며 간호사에게 ‘뭣도 모른다’고 폭언한 환자. 이는 고질적인 인력 부족, 부당한 위계질서 등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병원의 민낯을 보여준 단편영화 속 이야기다.는 10년차 경력 간호사인 정서윤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덕에 의료 현실을 여과 없이 드러내고 있다. 특히 이 영화를 통해 정 감독은 여성 직업인으로서 간호사들이 겪는 의료 현장의 모습을 여실
병원 경영을 말하는 사람은 많다. 하지만 병원 문화를 말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메디컬커리어연구소 이혜진 대표가 ‘특별한’ 이유다.이 대표는 병원에서 15년 넘게 근무했지만 의료인은 아니다. 병원코디네이터라는 말이 낯선 시절부터 병원코디네이터로 병원에 근무하면서 총괄실장까지 지낸 베테랑으로, 병원의 사정을 속속들이 안다. 그리고 지금은 의료경영컨설턴트이면서 병원 문화 개선을 위한 ‘교육’에 전념하고 있다.그가 병원 문화를 강조하게 된 데는 경험이 한몫했다. 이익만 강조하는 병원은 꼭 ‘탈’이 났다. 환자를 진료하는 병원에서 근무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양기화 상근평가위원에게 ‘글쓰기’는 취미이자 제2의 직업이다. 주말에는 오롯이 글 쓰는데 시간을 할애한다. 지금까지 낸 책만 5권이며 최근 한권을 더 출간했다.지난 8일 나온 은 양 위원의 전문성을 십분 살렸다. ‘전 식약청(식품의약품안전처) 독성부장이 밝히는 유해물질 A to Z’라는 부제도 붙었다. 양 위원은 식약처에 근무할 때 국내 최초로 ‘독성물질국가관리사업’을 시작하고 미국 ‘국가독성프로그램’과 협력을 맺기도 했다. 이번 책은 라돈 침대, 살충제 달걀, 발암
국립암센터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여성 최초로 국립암센터 수장이 된 이은숙 원장이 일으킨 바람이다. 보직 개편이 거의 없던 조직에 순환보직제를 도입해 변화의 기반을 마련하는 등 취임 4개월여 동안 쉴 새 없이 움직였다. 숙원 사업이었던 부속병원 증축 공사도 시작했다.이 원장은 개원 17주년을 맞은 국립암센터가 초창기 도전 정신을 되찾길 바란다고 했다. 취임 이후 꾸준히 ‘젊은 국립암센터’를 강조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세상에 뒤처지지 않으려면 끊임없이 도전하고 한계를 뛰어넘어야 한다는 게 이 원장의 지론이
아들의 죽음은 아버지의 삶을 바꿨다. 행여 선친 명성에 누가 갈까 의식적으로 멀리하던 시 쓰기를 시작한 것이다. 서울의대 의학교육학교실 신좌섭 교수는 최근 시집 를 세상에 내놓았다. 신 교수는 , , 등의 시로 우리 현대문학의 큰 획을 그은 신동엽 시인의 아들이다. 하지만 신 교수가 늦은 나이에 시 쓰기를 시작한 것은 아버지의 영향이 아니었다. 지난 2014년 아들이 원인 모를 심정지로 사망하는 사건이 계기가 됐다. 신 교수는 시를 통해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며
일본에서 의사 생활을 꿈꾸는 의사들이 늘고 있다. 치열한 경쟁과 높은 업무강도, 저수가 환경에서 벗어나기 위해 해외, 그 중에서도 가까운 일본으로 눈을 돌리는 의사들이 많다. JMLE(Japan Medical Licensing Examination, 일본의사고시)를 준비하는 의사들을 위해 개설된 네이버 카페 ‘일본의사 한국의사’에 가입한 회원만 1,000명이 넘는다. 일본 후생노동성이 2014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JMLE에 응시한 외국인 중 한국인이 두번째(15%)로 많을 정도다. 이런 의사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책이 나왔다.
의사들은 누구나 한번쯤 슈바이처를 꿈꾼다. 해외의료봉사를 떠나는 이유도 잠시나마 슈바이처가 돼서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싶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의로 시작한 해외의료봉사활동이 뜻하지 않게 그 나라 의료 생태계를 파괴시킬 수도 있다.안과 전문의로서는 최초로 한국국제협력단(KOICA) 국제협력의사로 활동한 윤상철 국립중앙의료원 국제보건의료연구센터장은 현장에서 이런 안타까운 상황을 수없이 지켜봤다. 윤 센터장은 KOICA 국제협력의사로 지난 2007년부터 3년간 에티오피아에서 안과 분야 ODA(Official Development Ass
우리나라 사람 100명 중 13명은 만성콩팥병을 앓고 있다.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당뇨병과 고혈압 환자가 늘어날수록 만성콩팥병 환자도 덩달아 늘어난다. 그러나 아직까지 만성콩팥병에 대한 인지도는 낮다. 신장이 나빠지면 투석해야 한다는 정도로만 인식하는 게 현실이다. 그러는 사이 만성콩팥병 환자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대한신장학회는 투석환자 등록사업을 실시하고 있는데 최근 말기신부전으로 투석 혹은 이식을 받는 환자 증가추세가 매우 가파르다. 특히 신장은 한 번 나빠지면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건강한 신장을 지키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국산 명품 의료기기를 곧 볼 수 있을 겁니다.”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허영 메디칼디바이스(medical device) PD(Program Director)는 한국 의료기기산업의 잠재력을 이같이 평가했다.정부는 국가 R&D사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2009년부터 R&D과제 상시 책임관리자제도 ‘R&D PD(Program Director)’를 운영하고 있다. 허영 PD는 2011년부터 의료기기 관련 국가 R&D PD로 임명, 한국 의료기기산업 미래의 청사진을 그려오고 있다. 한국전기연구원에서 의료IT융합연구본부장으로도 활동했다.한국
“한국은 ‘도움을 받는 나라’에서 ‘도움을 주는 나라’가 됐어요. 전 세계 어디에도 같은 사례가 없죠. 저의 꿈은 한국과 같은 나라가 또 나오는 겁니다.”의사이자 선교사, 교수이자 공적개발원조(ODA)전문가인 연세대 보건대학원 서원석 교수의 꿈은 한국의 도움을 받은 ‘제2의 한국’이 많이 나오는 거다. 그렇다고 무조건적인 원조는 반대다. 무상원조만으로 자립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 교수가 택한 방법은 국내외에 공적개발원조 전문가 양성이다. 1985년 연세의대를 졸업한 서 교
급성백혈병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급성골수성백혈병(acute myeloid leukemia, 이하 AML)은 고령에서 발생률이 높아 환자 평균연령이 70세에 이른다. 문제는 최근 고령화가 가속됨에 따라 고령의 AML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2010년 AML 환자는 7,900여명에서 2014년 1만612명으로 34% 증가했다. 진료비 역시 5년간 200억 이상 늘어났다.고강도 항암치료를 통한 AML의 완치율은 최대 80%에 달하지만, 고령 환자의 경우 동반질환과 신체기능 저하로 사용가능한 치료옵션은 수혈, 항생제
#“북에는 언제 갔다 왔어?”북에는 갔다 오지 않았다. 영문도 모른 채 연행됐다. 인격이라고는 없어 보이는 수사관들 앞에서 아무 저항도 못한 채 묶여있다. 그리고 물고문, 전기고문... 끔찍한 고통이 시작된다. 그들은 계속 같은 질문을 되풀이한다.“북에는 언제 갔다 왔어?”며칠간 지속된 고문에 인생이 파괴된다. 차라리 없던 일을 지어내 자백하고 무기징역, 심지어는 사형을 받는 편이 낫겠다고 생각한다. 가족의 안위까지 위협받는다. 죽음의 공포 앞에서 결국 그들은 항복하고 자신이 간첩이었다고 진술한다. 수사관들이 강요하는 시나리오를 모
어느 토요일 밤. 잘 놀던 아기가 울고 보채기 시작한다. 얼굴은 상기되어 있고 아기를 만져보니 확연히 열감이 느껴진다. 체온을 재어 보니 38.6도. 엄마는 당황하기 시작한다. 해열제를 찾아보았는데, 부루펜과 타이레놀이 있다. 어떤 걸 얼마나 먹여야 할지 모르겠다. 사실 아기인데 해열제를 아무거나 먹여도 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병원에 데려갈까 생각해보니 주말 밤이라 소아과는 다 닫았다. 야간진료가 되는 병원이 있을까? 응급실을 가야하나? 아니면 집에서 해열제만 줘도 되려나? 친구에게 전화를 해 보지만, 잘 모르겠다는 대답 뿐.
바둑계의 간판스타 이세돌 9단이 구글 딥마인드 알파고에게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이후 한국 사회는 큰 혼란에 빠졌다. ‘인공지능으로 인해 사라질 직업’이 연일 회자됐고, 인공지능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알파고 쇼크’라 불리기 충분했다.의료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가천대 길병원과 부산대병원에 왓슨 온콜로지(Watson Oncology)가 도입되며 인공지능 의료시대의 서막을 알렸다. 최근에는 의사와 왓슨의 의견이 달랐을 때 환자가 왓슨의 의견을 선호했다는 소식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하지만 이런 와중에도 의료 분야
지난해 말 한 권의 책이 화제에 중심에 섰다. 연세대 창의센터 김진영 센터장(연세대 의과대학 교수)이 출간한 ‘격(格)의 시대’이다.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위기감을 느낀 한국 사회가 바라던 ‘격’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 책이 정치를 풍자하거나 사회를 비판하는 내용은 아니다. 이 책은 삼성맨으로 시작해 호텔신라, 차병원그룹에서 서비스 혁신을 주도하고, 이후 다시 신세계 조선호텔 최고재무총괄 겸 웨스틴조선호텔부산 총지배인을 역임한 뒤, 현재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창의센터에 몸담고 있는 김 센터장이 주도했던 혁
“개인적으로 회관 재건축에 찬성한다. 하지만 지금 제시된 안으로는 정기대의원총회 통과가 어려울 것이다. 회원 부담을 줄이는 방안 등 구체적인 계획을 만들어 회원들을 설득해야 한다.”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임수흠 의장은 지난 8일 청년의사와 만난 자리에서 의협 회관 재건축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이 같이 말했다.임 의장은 “개인적으로 회관 재건축에 찬성한다”면서 “2008년 의협 부회장 때 재건축추진위원장을 맡아 작업을 진행했지만 집행부가 바뀌는 바람에 만든 안을 정총에 올리지 못했다. 그 때 안을 기초로 지금 작업이 진행 중인데 자
‘포기하는 순간 삽질만 한 거다.’서울아산병원 이노베이션디자인센터 한쪽 벽면에 이 문장이 박혀있다. 인터넷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문장이 사무실에 자리 잡고 있으니 사뭇 진지하기도 하다.이 문장을 비롯해 회의실과 카페테리아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포스트잇까지. 그동안 센터가 어떤 마음으로 병원 프로젝트에 임해왔는지 짐작이 간다.이노베이션디자인센터를 책임지고 있는 김재학 소장에게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센터 직원들은 어떻게 구성되었나.지금은 나를 포함 8명의 직원들이 함께하고 있다. 그 중 4명은 병원의 기존 직원들인데
자폐 스펙트럼 장애, 즉 ASD(Autism Spectrum Disorder)는 복합적 발달장애를 아우르는 진단명이다. 우리가 익숙히 알고 있는 자폐증, 아스퍼거 증후군 등이 여기에 속하며, 최근 20년간 유병률이 증가추세에 있다. 국내에서는 2011년 예일대 김영신 교수팀이 진행한 대규모 전수조사에서 초등학생의 ASD 유병률이 2.64%로 나타날 정도로 높은 편이지만 아직까지 ASD 어린이와 그 부모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 양육 정보는 턱 없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최근 출간된 은 ASD 자녀를 둔 부모들의 지침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