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백신보다 자궁경부암 예방범위 넓어…NIP 가격협상이 관건

자궁경부암 4가 백신 ‘가다실’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가다실9’이 출시되면서 시장 경쟁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한국MSD는 자궁경부암 9가 백신인 가다실9을 출시한다고 25일 밝혔다.

지난 1월 허가된 가다실9은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6, 11, 16, 18, 31, 33, 45, 52, 58형이 유발하는 질환을 예방하는 9가 재조합 백신이다.

기존 가다실에 포함된 6, 11, 16, 18형 외에 31, 33, 45, 52, 58형 등 5가지 유전형이 추가된 것이다.

이는 기존 자궁경부암 백신 경쟁구도에 적잖은 변수가 될 수 있다.

가다실은 4가 백신이지만 자궁경부암 예방에 관여하는 것은 16, 18형 유전형 뿐이고, 6, 11형 유전형은 생식기 사마귀를 예방한다.

때문에 자궁경부암 예방에 있어서만큼은 2가(16, 18형) 백신인 GSK의 ‘서바릭스’와 우위를 가리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가다실9에 추가된 31, 33, 45, 52, 58형 유전형은 모두 자궁경부암 발생과 관여돼있다.

회사는 가다실9이 자궁경부암 발생 요인의 90%를 차지하는 HPV 유전형들을 포함하고 있어 기존 가다실(70%)보다 우수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52, 58형은 국내 18~79세 여성 6만여명을 대상으로 한 HPV 역학조사에서 각각 25.5%, 12.3%의 유병률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HPV 16형(26%)의 뒤를 잇는 수치다.

유전형으로만 보자면 현 자궁경부암 백신 간의 팽팽한 경쟁구도는 깨질 가능성이 높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가격이다. 가다실9은 제품 특징 상 기존 제품인 가다실보다 전략적으로 가격이 높을 수밖에 없다.

올해부터 자궁경부암 국가예방접종사업(NIP)이 시행된 만큼 가다실9도 NIP에 도입돼야 사용량 확대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인데, 이미 정부와 MSD는 가다실의 도입 가격을 놓고도 적잖은 진통을 겪은 바 있다.

때문에 가다실9의 NIP 도입가격 협상도 쉽지 않을 수 있으나, MSD 입장에서는 가다실이라는 대안이 있는 만큼 협상에서 상대적으로 여유로울 수 있다.

추후 NIP 도입가격에 대한 협상 결과에 따라선 NIP 도입백신보다는 프리미엄 백신으로서의 전략도 가능하다.

다만 이렇게 될 경우 MSD는 자궁경부암 NIP에서 가다실9을 통해 상대적 우위를 얻기 보다는 가다실로 서바릭스과 치열한 점유율 경쟁을 벌여야 한다.

한편, 가다실9은 여성 1만4,215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무작위, 이중맹검 임상시험을 통해 HPV 31, 33, 45, 52, 58형에 의한 자궁경부, 질, 외음부 질환에 97.4%의 높은 예방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입증된 바 있다.

이에 9~26세 여성의 HPV 16, 18, 31, 33, 45, 52 및 58형에 의한 자궁경부암, 외음부암, 질암, 항문암의 예방, HPV 6, 11형에 의한 생식기 사마귀(첨형콘딜로마)의 예방, HPV 6, 11, 16, 18, 31, 33, 45, 52 및 58형에 의한 지속적 감염 및 전암성 병변 또는 이형성 병변의 예방, 9~15세 남성의 HPV 16,18, 31, 33, 45, 52형 및 58형에 의한 항문암, HPV 6, 11형에 의한 생식기 사마귀 (첨형콘딜로마) 및, HPV 6,11,16,18, 31, 33, 45, 52, 58형에 의한 다음의 전암성 또는 이형성 병변의 예방으로 허가됐다.

0개월(최초 접종일), 2개월, 6개월의 접종 일정에 따라 3회 접종할 수 있으며, 2016년 2월 현재 미국, 캐나다, 유럽, 호주 등 세계 30개국 이상에서 허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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