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시리즈 단종으로 부속품 공급도 중단…중고 부속품도 동나

올림푸스 "260시리즈 A/S 제공하고 있다…신제품 출시 후 과도기로 생각"

의료기관들이 올림푸스사의 내시경 진단장비 때문에 애를 태우고 있다.

올림푸스가 지난 2013년 3월 신형 내시경 진단장비(290시리즈)를 출시한 후 1년 6개월 뒤인 2014년 9월 기존 모델(260시리즈)의 부속품 공급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국내 내시경 진단장비 시장은 올림푸스가 독점하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올림푸스 장비의 시장 점유율이 높다.

특히 2001년부터 국내에 판매되기 시작한 260시리즈는 올림푸스의 주력 제품이다. 그러나 올림푸스가 기존 제품보다 업그레이드 된 290시리즈를 출시하면서 260시리즈는 단종됐다. 올림푸스 측은 290시리즈에 대해 “2G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바뀐 격”이라고 표현했다.

문제는 국내 점유율이 높은 260시리즈의 단종으로 부속품 공급도 중단되면서 발생했다.

기존 260시리즈를 쓰고 있던 의료기관들 중 부속품을 구하지 못해 아예 장비 자체를 새로 구입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기 시작한 것이다. 290시리즈는 기존 모델보다 2,000만~3,000만원 정도 더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260시리즈에 대한 A/S는 진행되고 있지만 내시경 장비의 눈이라고 할 수 있는 ‘스코프’(scope) 공급이 중단돼 중고 거래까지 이뤄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260시리즈를 쓰고 있는 한 개원의는 “260과 290시리즈가 서로 호환이 되지 않는데 260시리즈 부속품 공급까지 2014년 9월부터 중단됐다”며 “그 여파가 이제 몰려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은 260시리즈 중고품 중에서 스코프 같은 부속품을 뽑아서 수리를 하곤 했는데 이제 그 물량도 동이 나고 있다”며 “결국 290시리즈로 바꿔야 하는데 그 비용이 만만치 않아 부담된다. 수가도 너무 낮아 내시경을 할수록 손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 아니냐”고 말했다.

한 대학병원 교수는 “본체는 한 번 사면 8~10년은 쓴다. 2000년대 초반에 260시리즈를 구입한 의료기관들은 몰라도 2011년이나 2012년에 260시리즈를 구입한 의료기관은 부속품이 없어서 3~4년 만에 장비를 아예 새로 교체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등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나라는 올림푸스가 내시경 진단장비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290시리즈가 출품되고 206시리즈가 단종되면서 부속품 공급도 중단시킨 것은 갑의 횡포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올림푸스 측은 260시리즈에 대한 A/S는 제공하고 있다며 새로운 모델로 교체되는 과도기적인 과정으로 이해해 달라는 입장을 보였다.

올림푸스 관계자는 “290시리즈는 영상 진단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신기술이 도입된 장비로 영상 송출 방식도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바뀌었다”며 “신기술 도입에 적극적인 의료기관들은 이미 290시리즈로 많이 교체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올림푸스 측은 260시리즈를 쓰고 있던 전체 의료기관의 30~50%는 이미 290시리즈로 교체했으며 이 비율은 대학병원에서는 더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

올림푸스 관계자는 “부속품 공급을 다 중단한 게 아니라 기본적인 A/S는 모두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단종된 제품이다 보니 260시리즈에 맞는 스코프는 생산이 안되고 있다”며 “신기술이 도입된 새로운 제품이 나오면서 생기는 과도기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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