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사 신문 이혜선] 최근 한미약품과 굴지의 다국적제약사들의 초대형 라이선싱 아웃계약 소식이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다.

한미약품은 이달 초 일라이릴리, 베링거인겔하임, 사노피, 얀센 등과 당뇨병 신약 포트폴리오인 이른바 '퀀텀프로젝트', 항암신약, BTK 저해제 등 관련한 기술수출계약을 체결했다. 이들 계약에 따른 금액만 대략 8조원에 달한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한국 제약산업에서 1조원 매출을 유한양행이 지난해에서야 기록했는데, 한미약품은 기술수출로 유한양행이 지난해 벌어들인 금액의 8배에 달하는 성과를 올린 것이다.

물론, 한미약품이 당장 돈을 벌어들인 것은 아니다. 또 실제로 8조원이란 성과를 올릴지도 장담할 수는 없다. 8조원에는 제품이 상용화돼 판매될 경우 받게 될 마일스톤(milestone)까지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즉, 신약으로 나올 경우까지 감안한 계약인 것이다.

그렇더라도 국내 제약사 중 조 단위의 수출 계약을 체결한 곳은 전무하다는 점에서 한미약품의 성과는 높게 평가됨이 마땅하다. 또한 국내 제약산업에 시사하는 바도 크다. 바로 ‘신약 개발’ 그것도 ‘해외에서도 통하는 신약 개발’이 가능함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그간 제약업계 안팎에선 제네릭만 판매하던 국내 제약사가 정말 해외에서 통하는 신약 개발이 가능할 것인지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모습이었다. 20개가 넘는 토종신약들이 나왔지만, 세계 특히 선진국 등에서 반응은 냉담했기에 ‘아직은 이르다’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이는 업계 내에서조차 마찬가지였다. 심지어 기자는 과거에 한미약품이 매년 연구개발 투자비중을 늘리는 것에 대해 한 제약업계 관계자가 ‘그렇게 투자하는 건 대단하지만 정말 성공하겠느냐’면서 비아냥거리는 말을 듣기도 했다. 하지만 한미약품은 이런 불신을 쏙 들어가게 만들었다.

아마도 한미약품을 경쟁자로 생각하고 있는 대형 제약사들에게 이번 계약 건은 큰 자극이 됐을 것이다. 결국 제약사가 살아남기 위한 방법의 정답은 연구개발에 있다는 것을 말이다. 한동안 제약업계에 이런 말이 돌지도 모르겠다. ‘한미처럼 벌어 한미처럼 쓰자’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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