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그럼 한의사는 ‘중의사’라고 불러야 하나”

[청년의사 신문 송수연] ‘의사’와 ‘의학’을 ‘양의사’와 ‘양의학’이라고 표현하는 게 옳다는 대한한의사협회의 주장에 대해 대한의사협회는 “이성을 되찾길 바란다”고 일축했다.

의협은 2일 성명서를 통해 “근거도 없는 인신공격성 의사 폄하 발언을 즉각 사죄하라”며 이같이 말했다.

의협은 “의료법이나 그 어떤 법률에도 ‘양의사, 양의학’이라는 표현은 없으며, 국가면허시험에서도 ‘의사국가시험’이라고 하지 ‘양의사 국가시험’이라고 하지 않는다”며 “의사를 ‘양의사’라고 한다면, 한의사는 중국산 의사인 것이냐”고도 했다.

의협은 이어 “과거에 한의사는 분명 ‘漢醫師’라고 표기했으나, 어느 순간부터 ‘韓醫師’로 억지로 명칭표기를 개정했다”며 “이처럼 한의협이 자신들의 신분세탁이 모자라, 타 전문직종의 명칭까지 양의사로 개칭해주는 것인지 그 의도가 궁금하다”고 비판했다.

의협은 “WHO(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한의학은 고대 중국의학에서 파생돼 한국 내에서 자행되는 전래요법으로 여러 대체 의술 중 하나라고 정의하고 있다”며 “한의협 주장대로라면 한의학과 한의사는 ‘중국의학’과 ‘중의사’라고 불러야 하는 것이냐”고 했다.

의협은 이어 “백보 양보해서 한의협의 주장대로 지칭한다면, 우리나라 대중음악 및 클래식 음악가들은 모두 ‘양음악가’인가, 또 야구선수들은 ‘미국야구선수’라고 불러야 하느냐”며 “한의사는 한의사에게 주어진 역할과 면허범위에 충실해야지, 면허범위를 벗어나서 의사의 역할을 부러워하고 흉내낸다고 절대로 의사가 될 수 없을 뿐 아니라, 국민건강에 심각한 위해만 가할 뿐”이라고 말했다.

의협은 “이런 상황을 뻔히 알만한, 한의사들의 수장인 한의협 회장이 나서서 억지 궤변을 늘어놓는 것을 보니, 한의사들이 처한 상황이 이처럼 절망스럽다는 반증이 되니 참으로 안타깝다”며 “한의사들이 살 길은 이제라도 국민건강을 위해 자신들이 과거부터 주창해 온 한방의 세계화·과학화를 통해 제대로 된 한의사의 역할로써 국민들에게 인정받는 것”이라고 했다.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