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밸브폐용적축소술로 만성호흡곤란환자 치료


[청년의사 신문 정승원]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치료에 획기적인 장이 열렸다.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이상도·이세원 교수팀은 지난해 7월부터 최근까지 COPD로 탄성을 잃고 늘어진 폐 때문에 극심한 호흡곤란을 겪고 있는 7명의 환자에게 한 방향으로만 공기가 이동할 수 있는 특수 밸브를 삽입해 폐 용적을 줄여주는 일방향 ‘밸브 폐용적축소술’로 호흡기능 및 운동능력을 개선하는데 성공했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은 말초 기도 부위 폐포의 파괴와 불규칙적 확장을 보이는 폐기종 질환으로 폐가 파괴되고 망가져 탄성을 잃으며 공기가 들어간 뒤 나가지 못해 과팽창하는 것이 특징이다.

‘밸브 폐용적축소술’은 이렇게 커진 폐 용적을 줄여 숨쉬기 편하게 하는 시술이다.

기관지 내시경을 통해 폐기종 중 가장 심하게 망가진 부위를 찾아서 밸브를 삽입하면 환자가 들이 마신 공기는 삽입된 특수 밸브에 의해 한 방향으로만 통하게 돤다.

환자가 숨을 들이마셔도 공기가 폐로 유입되지 않고 숨을 내쉴 때만 폐에 남아 있던 공기가 빠져 나와 망가진 폐기종 부위를 작게 만드는 것이다.

이처럼 탄성을 잃고 늘어진 폐기종 부위가 특수 밸브 설치를 통해 작아지면 남은 폐를 통해 산소와 이산화탄소 교환이 잘 이뤄지고 편하게 호흡할 수 있게 된다.

연구팀은 지난해 7월부터 7명의 COPD 환자를 ‘밸브 폐용적축소술’로 치료한 결과, 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폐기능은 2배 가까이 좋아졌으며 숨이 차서 제대로 걷기조차 힘들었던 환자들의 운동능력도 좋아져 6분간 최대한 많이 걸을 수 있는 거리가 1.2~4.6배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불필요하게 늘어져 있던 폐가 줄어들고 기도는 넓어졌으며 횡격막 운동이 개선되고 호흡곤란이 줄어 치료 전 가벼운 일상생활조차 힘들었던 환자들이 혼자 산책과 머리감기 등 일상생활까지 가능하게 됐다.

이세원 교수는 “밸브 폐용적축소술은 폐기종 환자 중 호흡곤란이 있으면서 폐 용적이 커진 경우나 기흉으로 공기 노출이 지속되는 환자에게 가능하다”며 “적절한 환자에게 시행하면 시술 후 호흡곤란, 운동 능력, 폐 기능에서 호전을 기대할 수 있으며 수술적 치료에 비해 합병증이 생길 확률이 현격히 낮다”고 말했다.

이상도 교수는 “밸브 폐용적축소술은 COPD 환자에게 획기적 치료 효과를 보이기 때문에 기존의 보존치료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며 “앞으로 맞춤 치료를 통해 폐기종 등 COPD 정복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밸브 폐용적축소술은 지난 4월 복지부로부터 신의료기술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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