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바이엘 ‘케렌디아’ 급여 출시 기념 기자간담회 개최
신장 염증‧섬유화 억제 가능해져…“낮은 급여기준도 장점”
“SGLT-2 억제제 처방에도 잔존 위험 有…케렌디아 고려”

지난 15일 열린 바이엘 코리아 '케렌디아' 급여 출시 간담회에서 한림대성심병원 신장내과 김성균 교수가 발표를 하고 있다. 
지난 15일 열린 바이엘 코리아 '케렌디아' 급여 출시 간담회에서 한림대성심병원 신장내과 김성균 교수가 발표를 하고 있다.

바이엘의 2형 당뇨병 동반 만성 콩팥병 치료제 ‘케렌디아(성분명 피네레논)’가 국내에서 급여 출시되면서 의료진과 환자들의 관심이 모인다. 특히, 기존 표준 치료 이후 대안이 없던 만성 콩팥병 환자들에게 SGLT-2 억제제와 함께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바이엘 코리아는 지난 15일 콘래드 서울에서 케렌디아 급여 출시를 기념하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케렌디아는 무기질 코르티코이드 수용체의 비스테로이드성 선택적 길항제(MRA)로, 계열 최초 당뇨병성 콩팥병 치료제다. 무기질 코르티코이드 수용체의 과활성화를 억제해 신장의 염증과 섬유화를 표적하는 기전을 지녔다.

케렌디아는 지난 2월 1일부터 2형 당뇨병이 있는 만성 콩팥병 성인 환자로서, ACE 억제제 또는 ARB를 최대허용 용량으로 4주 이상 안정적으로 투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UACR(소변 알부민 대 크레아티닌 비율)>300mg/g 또는 요 시험지봉 검사 양성(1+)이며 ▲추정 사구체 여과율(eGFR)이 25≤eGFR<75mL/min/1.73m2인 경우 표준요법(ACE 억제제 또는 ARB)과의 병용 투여에 대해 건강보험급여가 적용됐다.

이날 연자를 맡은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이용호 교수(대한당뇨병학회 총무이사)는 ‘2형 당뇨병 동반 만성 콩팥병 치료의 미충족 수요를 통해 본 케렌디아의 가치’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진행했다. 이 교수는 말기 콩팥병의 원인 중 당뇨병이 가장 높은 비율(38.6%)을 차지하며, 기존 표준 치료에도 불구하고 만성 콩팥병 진행 위험이 있는 2형 당뇨병 환자가 존재함을 설명했다.

이 교수는 “임상 현장에서 만성 콩팥병의 진단 및 예후를 위해 신장 기능 소실에 대한 마커로 널리 사용하는 것 중의 하나가 알부민뇨이고, 신장 섬유화는 만성 콩팥병이 최종적으로 말기 콩팥병에 이르게 하는 주요한 병리학적 과정“이라며 “그동안은 혈역학적, 대사적 요인을 관리하는 치료가 이뤄졌다면, 케렌디아를 통해 무기질 코르티코이드 과할성화를 차단해 신장의 염증과 섬유화를 억제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발표를 맡은 한림대성심병원 신장내과 김성균 교수(대한신장학회 총무이사)는 케렌디아의 허가 및 급여 적용 근거가 된 3상 임상연구 FIDELIO-DKD와 FIGARO-DKD, 그리고 두 연구의 통합 메타분석 연구인 FIDELITY-DKD의 주요 결과를 소개했다. FIDELITY-DKD에서는 48개국 내 1만3,171명의 성인 2형 당뇨병을 동반한 만성 콩팥병 환자군을 대상으로 3년간(중앙값) 추적관찰이 이뤄졌다.

1~4단계까지 넓은 범위의 만성 콩팥병 환자가 포함된 FIDELITY-DKD 연구에서 케렌디아는 위약 대비 신장 복합 평가 변수에 대한 위험을 23% 감소시켰다. 여기에는 ▲신부전(만성 투석, 신장 이식, eGFR이 최소 4주 동안 <15mL/min/1.73m2으로 지속적인 감소 발생) ▲베이스라인 대비 eGFR이 57% 이상 최소 4주 이상 지속적인 감소 또는 ▲신장 관련 사망의 최초 발생까지 걸린 시간 등이 포함됐다.

김 교수는 “미국 당뇨병학회(ADA) 가이드라인에서는 UACR이 300mg/g 이상인 만성 콩팥병 환자의 경우, 만성 콩팥병 진행을 늦추기 위해 UACR 수치를 30% 이상 줄일 것을 권고하고 있다. UACR이 300mg/g 이상인 환자가 약 67% 포함된 이 연구에서 케렌디아는 치료 시작 후 첫 4개월 동안 평균 UACR을 위약군 대비 32% 감소시켜 만성 콩팥병의 진행을 늦출 수 있는 효과적인 치료제임을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그동안 RAS 차단제(ACE 억제제 또는 ACR) 이후 만성 신장병 진행을 늦추는 방법에는 생활 습관을 바꾸는 것밖에는 없었다. 충분한 표준 치료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40%의 환자들은 결국 콩팥병이 진행됐다. 이러한 미충족 수요를 효과적으로 충족시킬 수 있는 약들이 몇 가지 개발되고 있는데 그 중 대표적인 주자가 케렌디아”라고 강조했다.

또 김 교수는 케렌디아 급여 조건에 대해 “알부민뇨 검사 결과뿐만 아니라 요 시험지봉 검사로 1+ 이상만 나와도 급여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더 많은 환자들이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반겼다.

아울러 김 교수는 케렌디아 처방 시 유의할 점으로 언급돼온 고칼륨혈증에 대해 크게 우려할 만한 정도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MRA를 쓰면 칼륨 수치 상승이 나타날 수밖에 없지만 데이터 분석 결과 기존 MRA의 부작용보다는 훨씬 숫자가 작았고 관리 가능한 수준이었다”며 “지난 주 KDIGO(국제신장병가이드라인기구)가 발표한 가이드라인에서는 고칼륨혈증을 우려해 이 약을 처방하는 걸 주저하지 마라, 기존 RAS 차단제 또한 고칼륨혈증을 일으키지만 20~30년간 관리해왔다고 주지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대한신장학회 김성균 총무이사, 대한당뇨병학회 이용호 총무이사, 바이엘 코리아 김지선 MM.
(왼쪽부터) 대한신장학회 김성균 총무이사, 대한당뇨병학회 이용호 총무이사, 바이엘 코리아 김지선 MM.

표준 치료 잔존 위험 줄이는 '케렌디아', SGLT-2i 동반자 될까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당뇨 치료제이면서 만성 콩팥병 치료 이점이 확인된 SGLT-2 억제제 계열의 약제와 케렌디아를 비교하는 질문이 이어졌다.

두 약제의 처방 순서 등을 묻는 질문에 김 교수는 “비용효과성 면에서는 SGLT-2 억제제를 먼저 쓰겠지만 SGLT-2 억제제 처방에도 불구하고 알부민뇨가 감소하지 않는다면 KDIGO나 ADA 가이드라인에서 권고하는 것처럼 우선적으로 케렌디아를 쓰지 않을까 한다”며 “지난해 대한신장학회가 발표한 당뇨병콩팥병 진료지침은 케렌디아를 강력하게 권고한다고 표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교수는 SGLT-2 억제제와 케렌디아 병용 투여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김 교수는 “SGLT-2 억제제와 케렌디아는 기전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서로 추가적인 알부민뇨 감소 효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제가 기억하기로 FIDELIO-DKD와 FIGARO-DKD 연구 대상 가운데 5~6% 환자가 SGLT-2 억제제를 복용하고 있었고, 그 환자들에서도 알부민뇨 감소 효과가 나타났다”며 “병용 투여 연구가 현재 진행 중이고, 내년까지 환자 모집이 이뤄진다고 할 때 2~3년 후면 결과가 도출될 것으로 보인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 교수 또한 “가이드라인은 임상시험 결과를 반영할 수밖에 없고, 먼저 출시된 SGLT-2 억제제의 경우 eGFR 60mL/min/1.73㎡ 미만 또는 미세알부민뇨라고 불리는 알부민뇨 30mg/g 이상 되는 환자들에게 우선적으로 쓰도록 가이드라인이 발표돼 있어 처방 가능 환자군이 좀 더 광범위하다”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이 교수는 SGLT-2 억제제를 사용했음에도 만성 콩팥병 진행 위험이 남아 있는 경우가 있으며, SGLT-2 억제제를 처방하기 어려운 환자군이 있음을 언급했다.

이 교수는 “환자가 투석이 필요한 상태에 이르게 되면 삶의 질이 크게 나빠지고 사망 위험이 너무 높아지기 때문에 고위험군 환자들을 적극적으로 치료해 주는 게 중요하다. 알부민뇨가 많이 나오는 환자들의 경우 악화 속도가 무척 빠르다. 그런 환자들에게는 SGLT-2 억제제만으로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약제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이어 “적은 수긴 하지만 SGLT-2 억제제를 당뇨병 환자에서 쓰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가령, 고령자에게 SGLT-2 억제제 처방 시 체중 감소가 아주 심한 사람이 있고, 포도당이 소변으로 많이 빠져나오기 때문에 하부 요로생식기 감염에 민감한 사람일 경우 SGLT-2 억제제는 못 쓴다. 이때는 케렌디아 처방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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