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명 변경 예고…완구회사 레고에 상표권 최종 패소 
회사 “영문명 약칭 ‘LCB’는 유지…영향 크지 않을 것”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김용주 대표.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김용주 대표.

국내 바이오벤처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이하 레고켐바이오)가 ‘리가켐 바이오사이언스’로 사명을 변경한다. 글로벌 완구회사 레고(LEGO)와의 상표권 분쟁에서 패소한 탓이다.

레고켐바이오는 지난 14일 주주총회소집공고를 내고 오는 29일 대전시 유성구 소재 본사에서 제18회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눈에 띄는 부분은 정관 변경을 예고하면서 새로운 사명을 공개했다는 점이다.

공시에 따르면, 레고켐바이오는 국문명을 ‘주식회사 리가켐 바이오사이언스’로, 영문명을 ‘LigaChem Biosciences Inc.’으로 변경한다. 영문 약칭으로는 ‘LigaChem Bio’ 또는 ‘LCB’를 사용할 예정이다.

레고켐바이오는 공시를 통해 “LigaChem Biosciences는 기존 ‘Lego’ 대신 ‘결합, 연합’을 뜻하는 스페인어 ‘Liga’로 변경해, 당사의 핵심역량인 Medicinal Chemistry와 Bioscience의 시너지를 통해 ADC(항체 약물 결합체) 사업에 주력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명 변경은 글로벌 완구회사 레고와의 상표권 분쟁에서 최종 패소한 탓이다. 지난해 12월 대법원은 레고 쥬리스 에이에스(LEGO Juris A/S)가 레고켐바이오를 상대로 제기한 등록무효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하며 레고 측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2018년 레고켐바이오가 출원한 상표 ‘LEGOCHMEPHARMA’ 등록으로 의약품류에서 ‘레고’라는 명칭이 사용될 경우, 선(先)사용상표이자 저명상표인 레고의 식별력 또는 명성을 손상시킬 염려가 있다고 봤다.

레고켐바이오 관계자는 이번 사명 변경에 대해 “앞서 예고한 대로 사명 변경이 이뤄지는 것”이라며 “자사는 해외에서 주로 ‘LCB’로 불리고 있고, 이번 사명 변경에서도 이를 유지하고자 했다.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레고켐바이오는 올해 초 식품업체 오리온을 최대주주로 맞이하며 눈길을 모았다. 레고켐바이오와 지분 양수도 계약을 체결한 오리온은 레고켐바이오 지분 약 25%를 확보한다. 오리온은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면 레고켐바이오를 계열사로 편입할 예정이다.

레고켐바이오는 지난해 말 얀센 바이오테크와 최대 17억 달러(약 2조 2,458억원) 규모의 TROP2 표적 ADC 후보물질 ‘LCB84’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현재 미국에서 고형암 환자 대상 LCB84 1/2상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으며, 후속 단계부터 얀센이 개발을 이어간다.

2022년에는 암젠과 최대 12억 달러(1조6,000억원) 규모의 ADC 멀티타깃 공동연구 및 원천기술 기술이전계약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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