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학회 “CGM 관련 비만 관리, 과학적 근거 부족”
업체들 “입장 없다”…닥터다이어리, 연구 발표 예고

닥터다이어리의 CGM 활용 체중관리 프로그램 '글루어트' 캠페인 광고 이미지.
닥터다이어리의 CGM 활용 체중관리 프로그램 '글루어트' 캠페인 광고 이미지.

대한비만학회가 연속혈당측정기(CGM)를 활용한 일반인 체중 감량 효과를 강조하는 일부 기업 서비스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지만 해당 업체들은 대응하지 않는 모양새다.

대한비만학회는 지난 5일 성명서를 내고 “당뇨병을 동반하지 않은 일반인에게 비만 관리 목적으로 한 CGM 사용은 객관적인 의학적 근거가 없다”며 “검증되지 않은 CGM 관련 비만관리 방법이 확산되는 상황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학회는 “지속적인 혈당 모니터링과 식단 조절을 통해 혈당 상승을 억제하면 과도한 인슐린 분비를 방지해 체중 증가를 억제할 수 있다는 가정에 기초하고 있다”며 “이 개념은 언뜻 논리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아직 과학적, 의학적으로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학회의 이번 입장 발표는 최근 당뇨병이 없는 사람들이 체중 감량을 위해 CGM을 사용하는 사례가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학회는 충분한 과학적 근거에 기반 하지 않은 다이어트 유행에 대한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일반인을 대상으로 CGM 체중 감량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준비하고 있는 기업에는 닥터다이어리, 랜식 등이 있다.

닥터다이어리는 CGM을 활용한 체중관리 프로그램 ‘글루어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달 CGM 누적 판매 10만 건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혈당 관리 프로그램 ‘글루코핏’을 운영하고 있는 랜식은 최근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하며 당뇨 전 단계 환자를 비롯해 건강하게 체중 관리를 하려는 고객을 1차 타깃으로 삼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올해 임직원 건강관리 프로그램 등으로 영역을 넓히겠다는 목표다.

이에 본지가 최근 비만학회의 성명과 관련해 기업 측 입장, 자사 서비스에 대한 체중 감량 효과 근거 등을 문의한 결과 닥터다이어리와 랜식 모두 별도의 입장이나 설명은 어렵다는 답을 해왔다.

CGM을 활용한 체중 감량 서비스 관련 광고 또한 쟁점이다. 학회는 CGM이 당뇨병 환자에게 사용하도록 허가 받은 의료기기로, 허가기관인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비만관련 광고에 대해 심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낸 바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CGM을 활용한 체중 관리 서비스에 문제가 제기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며 “일부 광고에 대해선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있어왔다”고 말했다.

한편 닥터다이어리는 오는 8~9일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개최되는 제59차 대한비만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CGM을 활용한 혈당 조절과 체중 감소에 관한 연구 결과를 포스터 발표한다고 밝혔다.

닥터다이어리는 경희대 동서의학대학원 의학영양학과, 임상영양연구소와 함께 체질량지수(BMI) 26 이상의 과체중 성인 100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CGM 기반의 원격 혈당 관리가 체중 감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