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 부아시에르 저/안진이 역/부키/232쪽/17800원

몇 시인지 확인하려고 스마트폰을 봤다가 때마침 친구에게서 문자가 온다. 답장하고 있는데 누군가 좋아요를 눌렀다는 SNS 알림이 울리고, 확인만 하려다가 피드에 올라온 게시물들을 전부 구경한다. 우연히 뜬 동영상을 보다가 갑자기 생각난다. ‘아 맞다, 지금 몇 시지?’

이렇듯 누구나 집중력이 흩어지는 순간들을 종종 경험한다. 그런 경험들이 누적되다 보면, 혹시 내가 주의력결핍과다행동장애(ADHD)가 아닐까 의심이 든다. 한 국내 기사에 따르면, ADHD 진단을 받은 성인들이 최근 5년간 5배나 증가할 정도로 집중력 문제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었다고 한다.

혁신과 창의력의 상징이라 할만한 실리콘밸리에서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실리콘밸리 최고 ADHD 임상전문가인 필 부아시에르는 그 똑똑하다는 실리콘밸리 사람들이 집중력 저하를 호소하며 자신의 진료소를 찾는 일을 수도 없이 겪었다. 신간 <매우 산만한 사람들을 위한 집중력 연습>은 그들을 상담 치료하며 집중력 향상에 실제 효과 있었던 방법을 40가지 연습법으로 정리한 책이다.

저자가 권하는 방법은 단순히 리스트를 적고 계획을 철저히 세우라는 수준이 아니다. 일상생활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효과 좋은, ‘실행 기술’을 알려준다. 산만하고 집중하지 못하는 삶을 살아간다고 해서 모두 같은 증상을 겪는 것은 아니다. 주변에 일어나는 일에 자주 시선을 빼앗긴다거나, 주변 정리 정돈이 안된다거나, 떠오르는 여러 생각들을 하나로 연결 짓지 못한다거나, 유독 감정 조절이 안된다거나,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는 등, 이 중 하나 혹은 몇 개 이상의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저자는 이를 우리 뇌의 ‘정신적 코어 기술’과 관련이 있다고 주장한다. 이 책에 따르면, ‘주의력·집중력, 정리·계획 수립, 정신적 유연성, 감정 조절, 충동 억제’라는 다섯 가지 기술 중에서 자신의 약점과 강점을 알면, 연습을 통해 약점을 보완하고 강점을 활용할 수 있다고 한다.

ADHD인 건 아닐까 혼자 고민해 봤거나, 그저 산만해서 겪는 크고 작은 불편함 때문에 좀 더 계획적으로 살고 싶은 사람 모두가 이 책에서 자신에게 맞는 집중력 향상 방법을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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