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 찬성 발언으로 의료계 내 갈등 폭발
의협 윤리위 회부에 김윤 교수 참석 회의 보이콧도
2023년은 ‘의료’가 사회를 흔들었다. 청년의사는 사회적 반향을 일으킨 ‘10대 뉴스’와 그에 미치진 못해도 이슈가 된 사건을 ‘언저리 뉴스’로 선정해 2023년을 정리했다.
“여기 의대 정원 확대 찬성하는 분 없지 않습니까? 김윤 교수 안왔잖아요.”
지난 17일 새로운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논의한 대한의사협회 임시대의원총회에서 나온 말이다. 의대 정원 확대 저지를 위해 모인 것이니 논쟁은 그만하고 새 비대위 구성에 대해 표결로 결론 내자는 차원이다. 하지만 김 교수에 대한 의료계의 반감을 고스란히 드러낸 발언이기도 했다.
오래전부터 김 교수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 온 의료계는 의대 정원 문제로 폭발했다. 김 교수가 OECD 통계 등을 근거로 의대 입학정원을 3,500~5,500명 더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다. 대한개원의협의회와 각과의사회 21곳은 지난 10월 김 교수가 참석하는 회의에는 불참하겠다고 선언했다. 김 교수가 언론을 통해 의료 현실을 “매도”하고 있어 “대화상대로 볼 수 없다”고 했다.
대한의사협회는 김 교수는 중앙윤리위원회 징계심의 대상에 올렸다. 김 교수가 언론 인터뷰에서 의협을 “수도권의 돈 많은 개원의를 대변해 왔다”고 비판했기 때문이다. 의협은 “밥그릇 지키기 등의 표현을 사용해 의사 전체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당황스럽지만 일전에도 그런 일이 있어서 많이 놀라진 않았다”며 “불편한 진실을 계속 얘기하기 때문”에 의협의 눈엣가시 같은 존재가 됐다고 했다.
의협은 지난 2020년 4월에도 김 교수를 윤리위에 회부했지만 징계로 이어지진 않았다. 당시에는 김 교수가 기고문 ‘민간병원 덕분이라는 거짓’으로 의사들이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징계 대상에 올렸다. 의협은 지난 2018년 12월에도 김 교수를 윤리위에 회부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민간병원 덕분이라는 거짓’은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인 지난 2020년 4월 한 일간지에 기고한 글로 코로나19 환자 상당수를 전체 병상의 10%에 불과한 공공병원이 진료했다는 내용이다. 이 기고문은 의료계의 공분을 샀다. 특히 서울의대 내과학교실 임재준 교수는 코로나19 환자는 공공병원에 많이 입원했지만 위중증 환자는 민간병원이 더 많이 봤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관련 기사: 김윤 교수 ‘민간병원 덕분이라는 거짓’은 진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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