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DMO가 간다②] ADC 성장세 노리는 롯데바이오로직스
“美시라큐스 공장 내 ADC 생산시설 증설…2025년 생산 가능”

“항체-약물접합체(ADC) 시장이 크게 성장할 걸로 기대하고 있다. 때문에 뉴욕 시라큐스 공장에 8,000만 달러(약 1,082억원)를 투입해 ADC 생산시설을 증설하고 있다. 오는 2024년 4분기경 완공되면 2025년 1분기부터는 GMP 생산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만난 롯데바이오로직스 이원직 대표는 이같이 말하며 향후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위탁개발생산(CDMO) 수주 활동에 자신감을 보였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5일(현지시간)부터 27일까지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제약·바이오 전시회(CPHI Worldwide 2023)에 참가해 단독 부스를 꾸리고 미국 시러큐스 공장과 국내 인천 송도 바이오 플랜트 CDMO 생산 역량, ADC 기술 플랫폼 조성 계획 등을 소개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 이원직 대표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청년의사와 만나 국내외 수주 현황 등에 대해 설명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 이원직 대표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청년의사와 만나 국내외 수주 현황 등에 대해 설명했다.

이 대표는 현재 뉴욕 시라큐스 공장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시라큐스 공장을 양도한 BMS와 내년에도 올해와 비슷한 물량을 생산하기로 계약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중국을 포함해 많은 ADC 개발 시도가 이뤄지고 있는데, 최근 탈(脫)중국과 같은 지정학적 요소가 발생하면서 미국에 위치한 자사 공장이 이득을 볼 것으로 기대된다”며 “일본 기업을 포함해 많은 기업들이 협업을 제안해 여러 가지 논의가 오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ADC에서 중요한 건 항체와 페이로드(약물), 그리고 링커를 접합하는 기술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많은 종류의 페이로드와 링커가 나와 있고, 그 자체로는 특별한 기술이 아니다. 각각의 조합을 품질 관리를 통해 생산하는 게 우리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최근 인천경제자유구역청(IFEZ)과 바이오 플랜트 건립을 위한 토지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오는 2030년까지 송도 11공구 KI20 블록에 바이오 플랜트 3개를 건설해 총 36만 리터 항체 의약품 생산 규모를 갖출 예정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에 따르면 1개 플랜트당 항체 의약품 12만 리터 생산이 가능하다. 여기에 더해 롯데바이오로직스는 국내 1공장에 고농도(High-titer) 의약품 수요를 위한 3,000L 스테인리스 스틸 바이오리액터 8개를 설치해 차별화한다는 전략이다.

이 대표는 “송도에 남은 마지막 부지를 롯데바이오로직스가 매입해 기쁘다”며 “매입이 예상보다 조금 지연돼 내년 3월 경 착공해서 2024년 4분기 준공을 하고, 1년 정도의 밸리데이션 기간을 거쳐 2026년 말, 2027년 초 GMP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CPHI 2023 롯데바이오로직스 홍보 부스 모습(©청년의사).
CPHI 2023 롯데바이오로직스 홍보 부스 모습(©청년의사).

이 대표는 싱글 유즈백(일회용 용기, Single-Use Bag) 대신 스테인리스 스틸 바이오리액터를 설치하는 이유에 대해 “싱글유즈 시스템의 경우 장비를 공급하는 업체에 지나치게 종속되는 측면이 있다”며 “환경 친화적이라고는 하나 싱글 유즈로 인해 발생하는 플라스틱 폐기물도 만만치 않다”고 지적했다.

송도 국제도시 내 송전선로 건설이 늦어져 공장 가동에 필요한 전력이 부족할 것이란 우려에 대해서는 “한국전력 사업이 지연되고 있어 당황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자사뿐만 아니라 여러 업체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도 “1공장의 경우 인프라 구축에 문제가 없다”고 했다.

현재 송도에서 활발히 CDMO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의 사업 전략 차이에 대해서는 “미국 내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주요하다. 미국 시장에는 (의약품이) 비행기를 타고 왔다 갔다 해야 하는 것만큼 위험한 게 없다”며 “그 점에서 우리가 최적화돼 있다”고 강조했다.

또 삼성바이오로직스와의 전문 인력 유치 경쟁과 이로 인한 영업 침해 등 법적 다툼을 의식한 듯 “한국은 이직할 자유가 있는 나라”라며 “이직 관련 소송이 모두 기각되면서 우리에게 좋은 방향으로 결정이 나고 있다. 다른 재판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했다.

10년 뒤 매출 규모를 묻자 배석한 롯데바이오로직스 강주언 전략기획부문장은 “매출 1조5,000억원, 영업이익 35%를 목표로 한다. 대부분 항체 의약품으로부터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며, 세포유전자(CGT) 치료제 CDMO 사업은 언제 하겠다는 계획은 아직까지 없다”고 말했다.

CPHI 2023 홍보 부스에서 마이클 하우슬레이던 롯데바이오로직스 미국 법인장이 참관객을 맞이하고 있다(©청년의사).
CPHI 2023 홍보 부스에서 마이클 하우슬레이던 롯데바이오로직스 미국 법인장이 참관객을 맞이하고 있다(©청년의사).

지난 6월 바이오 USA, 이달 초 바이오 재팬, 그리고 이번 CPHI에 참석하며 얻은 수주 성과에 대해 이 대표는 “생긴지 1년이 조금 넘은 회사이기 때문에 앞으로 3년간은 회사 이름을 알리는 데만 집중해도 성공이라고 본다. 그런 면에서 수주 활동은 성공적”이라고 자평했다.

이어 “기대 이상으로 신규 제품 계약을 제안해오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있다”며 “대한민국의 CDMO 산업 위상은 자리를 잘 잡았다. 중국이나 인도는 품질 문제가 많아 고객사들이 잘 가질 않는다. 국가적으로 지켜야 할 이미지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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