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국제의료질향상연맹 제프리 브라스웨이트 회장
오는 27~30일 서울 코엑스에서 39차 세계 총회 개최
기후 재난 시기 의료 질 향상 위한 국제 공조 체계 구축
"한국은 전 세계 참여 끌어내는 '자석'"…시너지 기대

기후 변화를 넘어 '기후 재난' 시대다. 전 세계가 당면한 재난을 넘어설 방법을 찾느라 분주하다. 지금까지 사회를 떠받친 시스템을 보호하는 것을 넘어 재난 시대를 헤쳐나갈 강력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의료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오는 27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삼성 코엑스에서 열리는 국제의료질향상연맹(ISQua) 제39차 세계 총회도 이 기후 재난 시대를 지나는 의료계 고민을 다룬다.

"기후가 변하면 새로운 전염병이 발생한다. 의료 현장은 지금껏 보지 못한 질병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를 맞이하고 있다. 근거를 기반으로 결정하고 환자와 협력해 새로운 질병을 치료하며 다음 의료 재난을 대비하는 강력한 의료전달 체계가 필요하다."

지난 3일 청년의사 자매지 'Korea Biomedical Review(KBR)'와 화상 인터뷰에서 제프리 브라스웨이트(Jeffrey Brathwaite) 회장도 이번 총회 주요 의제로 기후 문제를 거론하며 코로나19 팬데믹 같은 지난 의료 재난에서 배우고 대처하는 '학습하는 의료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브라스웨이트 회장은 의료 시스템 전문가로 오스트레일리아 맥쿼리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국제의료질향상연맹(ISQua) 제프리 브라스웨이트 회장은 KBR과 인터뷰에서 기후 문제에 대응해 탄탄한 의료 시스템을 구축하고 의료 질과 안전 향상을 위해 전 세계가 공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의료질향상연맹(ISQua) 제프리 브라스웨이트 회장은 KBR과 인터뷰에서 기후 문제에 대응해 탄탄한 의료 시스템을 구축하고 의료 질과 안전 향상을 위해 전 세계가 공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후 문제가 불러오는 수많은 위험에 전 세계 의료가 얼마나 준비됐는지 돌아봐야 한다. 자연재해와 전염병으로 '새로운 환자'가 대량 발생할 것이다. 그만큼 강력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브라스웨이트 회장은 지난 코로나19 팬데믹은 질병이 불러오는 의료 시스템 붕괴가 얼마나 치명적인지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가 재유행하는 상황에서 "모든 사람이 백신을 접종하고 마스크를 착용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시스템이 또다시 과부하 되는 상황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

ISQua는 기후와 의료 시스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전 세계적인 공조 체제를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회피 가능한 피해(avoidable harm)'를 줄이기 위한 10개년 계획을 수립해 시행 중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공동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37개 회원국과 함께 전 세계 '의료 질과 안전한 의료' 수준을 측정하고자 한다.

"국제표준화기구(ISO)처럼 ISQua는 의료 분야에서 국제 표준을 제시하고 이를 인증하고 있다. 우리 안전한 의료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전문 지식과 국제적 네트워크를 제공하고 교육부터 인증까지 폭넓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역대 최대 규모 서울 총회…"한국은 전 세계 끌어당기는 '자석'"

이번 세계총회는 의료 질 향상과 안전한 의료 확보를 위한 각국의 노력과 경험을 공유하는 자리다. 디지털 헬스케어와 의료 정책·거버넌스부터 환자 안전과 보편적 의료 보장까지 8개 주제별로 다양한 강의와 토론이 진행된다. 브라스웨이트 회장은 "미래를 조망하며 지금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고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함께 고민하는 자리로 만들겠다"고 했다.

서울에서 열리는 이번 총회가 의료 분야에서 한국 위상을 확인하는 자리라고도 했다. 이번 총회로 WHO와 전 세계 70개 회원국 관계자 1,500여명이 한국을 찾는다. ISQua 역대 최대 규모다.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도 참석한다. 브라스웨이트 회장은 "한국은 전 세계 참여를 끌어내는 '자석' 같은 나라"라고 했다.

"한국 의료 시스템은 이미 국제 사회에 표준을 제시하고 폭넓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세계총회 한국 개최를 계기로 우리가 추구하는 의료 질과 안전의 새 지평이 열리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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