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 아태 온라인 헬스케어 서밋’ 디지털헬스 혁신 강조
원격-대면 진료 혼합된 ‘하이브리드 진료 모델’ 필요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리키 카푸르 줌 아태 총괄과 글로벌 리서치 업체 ‘에코시스틈’ 사쉬 무커지 콘텐츠 담당 부사장, ‘케어스팬 아시아’ 노노이 콜레이코 회장, '싱헬스 그룹 너싱' 신 유 앙 간호연구부회장, 케어링포유’ 토번 윅 비즈니스 애널리스트는 18일 진행된 ‘Zoom APAC Heathcare Summit’에서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이 의료 격차를 좁히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청년의사)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리키 카푸르 줌 아태 총괄과 글로벌 리서치 업체 ‘에코시스틈’ 사쉬 무커지 콘텐츠 담당 부사장, ‘케어스팬 아시아’ 노노이 콜레이코 회장, '싱헬스 그룹 너싱' 신 유 앙 간호연구부회장, 케어링포유’ 토번 윅 비즈니스 애널리스트는 18일 진행된 ‘Zoom APAC Heathcare Summit’에서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이 의료 격차를 좁히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청년의사)

의사 인력 부족은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의사가 충분하다는 나라보다는 부족하다는 나라가 많은 게 현실이다. 때문에 한정된 의료 자원이 만드는 격차는 기술로 좁혀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줌 포 헬스케어(Zoom for Healthcare)’가 18일 개최한 ‘줌 아시아태평양 온라인 헬스케어 서밋(Zoom APAC Heathcare Summit)’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의료 분야 디지털화가 촉진됐으며 앞으로도 의료 격차를 좁히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리키 카푸르(Ricky Kapur) 줌 아태 총괄은 디지털 헬스케어 혁신을 추진하는 의료기관이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하는 부분은 편의성을 개선해 더 나은 환자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푸르 총괄은 “의료서비스에는 지리적 격차뿐만 아니라 재정적인 격차도 존재한다”며 “헬스케어의 디지털화를 통해 불필요한 응급실 방문을 줄이고 의약품 조제와 진료 예약 과정을 자동화하고 만성질환자 대상 원격모니터링을 제공할 수 있다. 이는 환자에게는 비용 절감을, 의료진에게는 인력 부족으로 인한 피로도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래 헬스케어 산업의 핵심은 유연성”이라며 “환자들이 원하는 방식대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유연성을 요구함에 따라 머지않아 온오프라인 옵션을 모두 제공하는 하이브리드 진료 모델이 주된 의료서비스 모델이 될 것”이라고 했다.

글로벌 리서치 업체 ‘에코시스틈(Ecosystm)’ 사쉬 무커지(Sash Mukherjee) 콘텐츠 담당 부사장 겸 수석 애널리스트(vice president content and principal analyst)는 “전 세계적으로 원하는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의사와 간호사 적정 수를 갖춘 국가는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의료는 의료기관이 아닌 곳에서도 제공될 수 있도록 “탈중앙화가 돼야”하고 이를 통해 “불필요한 의료 자원 사용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무커지 부사장은 “코로나19 이후 원격의료가 새로운 개념으로 등장했다. 우리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의료인의 68%가 근무 시간의 유연성을 원한다고 답했다”며 “의료 분야는 하이브리드 근무 환경이 익숙하지 않다. 의료인은 병원에 있는 게 익숙하고 이게 전통적인 모습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이후 가장 큰 변화는 환자들이 원격의료나 가상의료에 더 오픈 마인드가 됐다는 점”이라며 “디지털 중심 의료가 자리 잡으려면 기술이 큰 역할을 하지만 동시에 의료진과 환자들의 마인드도 많이 바뀌어야 실제 현장에서 활용 가능하다”고 했다.

의료 자원이 턱없이 부족한 필리핀도 디지털 헬스케어에서 길을 찾고 있다.

필리핀 헬스케어 기업인 ‘케어스팬 아시아(CareSpan Asia)’ 노노이 콜레이코(Nonoy Colayco) 회장에 따르면 필리핀은 인구 2,000명당 의사 1명이며 병상도 부족해 인구 10만명당 1병상이다. 콜레이코 회장은 “남부 지역은 인구 1만명당 의사 1명뿐”이라고 했다.

콜레이코 회장은 “필리핀은 인구 1억1,000명 중 6,000여명이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런 나라에는 원격의료가 필요하다”며 “낮은 대역폭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통합 의료 플랫폼을 갖추는 것은 환자에게 저렴한 비용으로 원격의료와 대면 진료를 제공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보다 인구 1,000명당 의사 수가 많은 호주도 의료 인력난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보건통계(Health Statistics) 2022’에 따르면 호주 의사 수는 인구 1,000명당 3.9명으로 OECD 평균(3.7명)보다 많다. 한국은 한의사 포함 2.5명이다.

호주 최대 간호 전문 기업인 ‘케어링포유(Caring For You)’ 토번 윅(Torben Wick) 비즈니스 애널리스트는 “의료인에 대한 수요는 점점 증가하지만 정부 규제로 인력난은 더욱 크게 다가오고 있다. 최저임금도 인상돼 의료 부문은 오는 7월부터 15% 인상된다”며 “아무리 원격의료가 발전해도 대면 진료는 늘 필요하다. 결국 앞으로 원격의료와 대면 진료를 어떻게 적절히 조화하는가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호주도 전문의가 부족하다. 때문에 도서 산간 지역이나 인구 밀도가 낮은 지역에서 원격의료가 더 잘 활용될 수 있다”고도 했다.

싱헬스 그룹 너싱(SingHealth Group Nursing) 신 유 앙(Shin Yuh Ang) 간호연구부회장은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이 UI(User Interface)와 UX(User Experience)를 고려해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싱헬스 그룹은 싱가포르종합병원(Singapore General Hospital)이 소속된 싱가포르 최대 의료 그룹이다.

신 유 앙 부회장은 “항상 로우 터치(low-touch) 기술을 원한다고 말한다. 심리스(seamless)하고 많은 단계를 실행하지 않아도 알아서 돌아갔으면 한다. 환자들이 여러 단계를 거치지 않고도 활용할 수 있었으면 한다”며 “로우 터치 기술을 이용해 하이 터치(high-touch) 케어를 제공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꼭 대면 진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들을 더 많이 접촉할 수 있는 방향으로 기술이 발전하길 바란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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