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주창언 대표, '수가체계 개선 필요' 주장

CT나 MRI의 중복촬영으로 인한 환자피폭과 건강보험 재정낭비 등을 줄이기 위해 장비의 품질(가격)에 따라 차등수가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간 일부에선 고가의료장비를 고려한 차등수가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돼왔다. 반면 차등수가제도가 필요 이상의 고가장비 도입을 유도해 오히려 비용낭비를 초래할 수 있다는 등의 지적과 시장원리가 과도한 고가장비 구입을 자제할 거라는 주장 등도 있었다.

도시바메디칼시스템즈코리아 주창언 대표


이런 가운데 CT Aquilion ONE GENESIS Edition(애퀼리언 원 제네시스 에디션) 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는 도시바 메디칼시스템즈 코리아 주창언 대표는 지난 6일 서울 영등포구 본사에서 진행된 ‘신제품 출시 기념 장비 설명회’를 통해 차등수가제 도입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이같은 주장은 해당 제품이 기존 CT에 비해 적은 방사선 선량으로 고품질의 영상화질을 구현하는 등의 기술이 적용됐음에도 일부 상급 종합병원을 제외한 의원급 의료기관에선 동일한 수가로 인해 기존보다 고가인 이 장비도입에 관심이 낮을 거라는 데에서 나왔다.

주 대표는 “동일한 수가체계인 한국과 달리 일본 등 외국에선 64 슬라이스 이하와 그 이상이 수가가 다르다. 1.5T(테슬라) 이상의 MRI도 마찬가지”라면서 “이로 인해 중복촬영에 따른 낭비가 필연적으로 생길 수밖에 없다”고 했다.

슬라이스가 높으면 촘촘한 촬영으로 정확도와 화질을 높일 수 있음에도 불구, 수가에 차이가 없어 의원급 의료기관들이 장비를 도입해야 할 이유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주 대표는 “굳이 돈 때문이 아니라 영상이 불만족스러워 종합병원에 가면 CT를 다시 찍을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다”며 “결국 차등수가제를 통해 해결해야 하는데 (도입이) 만만치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상급 종합병원과 로컬은 (고가장비 도입에) 온도차가 있는 상황”이라면서 “(중복촬영으로 인해) 향후 환자에게 축적될 방사선량이 적지 않은 수준인 만큼 로컬에서도 선량 등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실제로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한국의료영상품질관리원이 지난해 12월 공개한 ‘의료장비의 안전 및 품질관리체계 개편방안 연구’에 따르면, 일본은 CT와 MRI 수가가 기기에 따라 점수가 달리 책정돼있으며, 최근 이를 더욱 세분화했다.

CT의 경우 64채널 이상 멀티 슬라이스형(950점), 16~64채널 미만 멀티슬라이스형(900점) 4~16채널 미만 멀티슬라이스형(780점), 기타(600점) 등으로 수가가 책정돼 있다. MRI 수가도 1.3T 이상(1,400점), 1.5~3T(1,330점), 그외(950점)으로 기기에 따라 다르다.

주 대표는 “차등수가제 도입시에는 뛰어난 성능의 제품에 수가를 더 주고 그렇지 않은 경우 수가를 깎는 식이 돼야 하는데, 병원들은 차등수가제로 인해 수가가 되려 하향평준화 되는 것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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