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 간호사 2만7270명 실태조사 결과
3~10년차 간호사 80% 이직 고려…열악한 근무환경 때문

간호사 이직률이 전체 산업군 이직률의 3배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지난 12일 국제 간호사의 날을 맞아 전국 145개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간호사 2만7,27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2년 보건의료노동자 실태조사 결과 - 간호사 편’을 공개했다.

대부분의 간호사들은 이직을 고려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의료노조가 조사한 ‘최근 3개월 이직 고려 경험’ 결과에 따르면, 3~10년차 간호사 중 이직을 고려한 비율이 8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간호사의 이직률은 다른 산업군의 3배에 달한다. 지난 2019년 고용노동부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간호사 이직률은 15.2%로 다른 산업군 이직률(4.9%)보다 월등히 높았다.

간호사들은 이직을 고려하는 이유로 '열악한 근무조건과 노동강도(48.9%)'를 꼽았으며, 낮은 임금 수준(27.4%), 직장문화와 인간관계(5.4%), 임신·출산·육아·가족돌봄(4.8%)을 들기도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노동 여건이 나빠졌다고 답한 응답자도 64.7%였다.

교대근무제 개선 시 중 순위(자료제공: 보건의료노조)
교대근무제 개선 시 중 순위(자료제공: 보건의료노조)

간호사들은 근무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간호사 1인당 담당 환자 수를 줄일 것을 요구했다.

보건의료노조가 3교대로 근무하는 간호사를 대상으로 교대근무제 개선을 위해 가장 중요한 1순위 항목을 조사한 결과, 32%가 ‘인력 충원으로 담당 환자 수 줄이기’를 꼽았다. 다음으로 ‘환자 중증도 고려한 적정 인력 기준’이 19.1%, ‘하루 8시간 노동시간 준수’ 17%, ‘휴일·휴가보장’ 16.7%, '규칙적인 예측 가능한 근무표' 6.2% 순으로 이어졌다.

또한 간호사 1인당 적정 환자 수로 6~10명이 가장 적합하다고 응답했다. 간호사들에게 담당 근무조별 적정 환자 수를 묻자, 6~10명이 44.7%, 5명 이하가 31.7%, 11~15명이 8.1%로 나타났다. 현재 간호사가 담당하는 환자 수는 하루 평균 15.2명으로, 간호사의 인력 비율의 제도화가 시급하다는 것이 보건의료노조의 설명이다.

설문조사에 응한 간호사의 연령대는 20~30대가 82%로 가장 많았으며, 40대 14.1%, 50대 3.9% 순이었다.

대부분의 응답자들 근속기간이 5년 이하인 저숙련 간호사였다. 응답자 중 1년 이하에서 5년 동안 근무한 저숙련 간호사가 42%였으며, 6~10년차인 중숙련자는 28.6%, 11년 이상 근무한 고숙련자는 21.1%에 그쳤다.

근무 형태로는 3교대 근무자가 2만321명으로 74.6%를 차지했으며, 1년~10년차 간호사들 중 86.2%로 3교대 근무를 하고 있었다. 16년차 이상부터 3교대 근무 비중이 50% 이하로 낮아졌다.

보건의료노조는 “적정 인력 충원과 함께 담당 근무조별 1인당 적정 환자 수의 제도화를 통한 노동 강도의 대폭적인 축소가 필요하다”며 “최고 긴장 상태에서 고강도 육체노동은 물론 지식·정신·감정노동을 함께 수행하는 간호 현장의 문제를 개선하고 환자를 위해 최선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확실한 대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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