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한특위 "의학한림원 자금 지원 중단해야"
전의총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시정하라"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이 처음으로 한의사를 정회원으로 선출하자 의료계는 거세게 반발했다.

의학한림원은 지난 10일 경희대 한의대 고성규 교수와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신병철 교수를 신입 정회원으로 선출했다. 한의사가 의학한림원 정회원에 선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14년에도 한의사 회원 영입을 추진했으나 의료계 반대로 무산됐다.

이번에도 의료계는 반발했다.

대한의사협회 산하 한방대책특별위원회는 31일 의학한림원의 결정을 강하게 비판하며 의협 집행부에 자금 지원 중단을 촉구했다.

한방특위는 "의학과 한방은 완전히 다른 학문이고 검증 기준과 체계 역시 너무도 다르다"며 "하루도 빠짐없이 한방의 폐해가 발생하고 의학과 한방의 충돌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특히 최근 한방사(한의사)들이 면허범위 외 진료인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RAT) 실시 권한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의학계 석학들이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크나큰 충격이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방특위는 "과학에 바탕을 둔 의학의 권위야말로 의사들의 마지막 자존심이다. 석학을 자처하는 소수의 잘못된 결정에 의해 의학의 권위가 붕괴되도록 내버려둘 수는 없다"며 "이런 한심한 결정을 내린 의학한림원 관계자는 사과하고 사퇴하라"고 했다.

또 의협 집행부를 향해서는 "의학한림원의 한방사(한의사) 영입을 저지하고, 영입 결정이 취소될 때까지 자금 지원을 중단하라"고 했다.

전국의사총연합도 이날 성명을 내고 의학한림원에 정회원 선출 취소와 사과를 요구했다. “의학도 과학도 아닌” 한의학을 인정했다며 의학한림원이 설립 목적에 어긋난 선택을 했다고 지적했다.

전의총은 “의학한림원 정관에 따르면 그 설립 목적과 사업 내용 그 어디에도 한의학이라는 단어가 없다. 한의학은 절대 의학도 과학도 아니다”라며 "그런데 의학한림원은 한의학을 과학적 의학으로 인정하는 양 정회원으로 선출했다"고 했다.

지난 2009년 의학질병코드(KCD) 허용이나 한의원 회원 영입 시도가 이어진 것에 대해 의학한림원이 "정신나간 결정을 연속했다"면서 "노욕으로 판단력을 상실한 것으로 보인다"는 격한 반응도 보였다.

전의총은 "의학한림원은 잘못을 인정하고 회원에게 사과하고 시정하라"면서 "그렇지 않으면 전의총 회원과 함께 그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했다.

전의총은 의협 집행부도 비판했다. 전의총은 “의협은 의사 회원의 권익을 위해 운영해야 한다. 회원의 이익에 반하는 행동은 잘못이고 무능도 잘못”이라면서 "한의사가 의학한림원 정회원이 된 것조차 인지 못하고 막지도 못한 현 집행부는 의사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집행부는) 스스로 역량이 부족하고 무능하다고 생각하면 그 자리에서 내려오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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