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해열진통제 제조업체 차례로 방문…“행정 지원”
제조업체들 “생산시설 확대 어려워…과잉 공급 우려도”

감기약 및 해열진통제 품절 현상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공급 안정화에 나섰지만 코로나19 정점을 지나야 공급 부족이 해소될 거란 전망이다.

지난 22일 경기도 안산 소재 삼일제약 생산시설을 방문한 식품의약품안전처 김진석 차장 모습.
지난 22일 경기도 안산 소재 삼일제약 생산시설을 방문한 식품의약품안전처 김진석 차장 모습.

최근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며 코로나19 증상 완화에 사용되는 감기약과 해열진통제 수요 또한 덩달아 증가했다. 이 때문에 일선 약국에서는 환자들이 약을 구입하지 못하고 돌아서는 일까지 발생하고 있다.

품절 사태가 길어지자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생산 현장 방문을 통해 고삐를 죄는 모습이다. 지난 21일 김강립 식약처장이 충복 진천 소재의 대원제약 생산 공장을 방문한데 이어 22일에는 김진석 차장이 경기도 안산 소재 삼일제약 공장을 찾았다.

대원제약은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해열진통제 ‘콜대원시럽’ 등을, 삼일제약은 이부프로펜 성분의 어린이 해열진통제 ‘부루펜시럽’ 등을 생산하고 있다.

식약처는 공급 안정을 위한 행정적 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고용노동부와 협의해 제약업체 근로자의 근무시간을 주 52시간 이상으로 연장했으며, 원료·제조소 변경 신속처리 등을 통해 지원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품절 사태가 쉬이 끝나지 않을 거란 전망이다. 공급이 부족하다고 해서 곧바로 생산시설을 확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사무직 직원까지 동원해 생산 시설을 24시간 가동하고 있다”면서도 “생산 시설 확대에만 6개월 가까이 소요된다. (시설 확대는) 지금 쓸 수 있는 카드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도 원활하게 공급하고 싶은 마음이 크지만 과거 마스크 사태와 같이 생산 시설을 늘렸다가 공급이 너무 많아지는 상황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가수요(공급 부족 등이 예상될 때 일어나는 수요)’도 이번 감기약 품절 현장 장기화의 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실제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 외에도 앞으로의 감염에 대비해 미리 감기약 및 해열진통제를 구입하는 경우가 늘었다는 진단이다. 특히, 업계는 영유아 및 소아를 자녀로 둔 학부모들의 상비약 쟁여두기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업계와 보건당국이 공급 안정을 위해 노력하고는 있지만 결국 이번 품절 사태는 코로나19가 정점을 지나 감소세에 접어들어야 차츰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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