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K Global PS 통계본부 총괄 박병관 상무·최익성 팀장 인터뷰
연세의료원과 협력…EMR 통해 합성대조군 연구 등 진행
“통계전문성 강화가 국내 CRO 글로벌 경쟁력 요소될 것”

RWD(실사용데이터)/RWE(실사용증거)는 최근 제약업계에서 가장 주목하는 주제 중 하나다.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는 무작위 배정 임상시험(RCT)을 보완해 신약 개발의 비용 효과성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다만, RWD/RWE를 신약 개발 및 허가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해외와 달리 국내에서는 시판 후 조사(PMS) 등 약가 책정 및 안전성 평가에서만 활용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엘에스케이글로벌파마서비스(LSK Global PS)가 빅데이터를 관장하는 별도의 부서를 신설하며, RWD/RWE 활용 영역을 신약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으로 확대하겠다고 나섰다.

이에 LSK Global PS의 통계 본부를 총괄하는 박병관 상무와 빅데이터 파트를 맡게 된 최익성 팀장을 만나 임상시험 분야에서의 RWD/RWE 활용 전망과 빅데이터 부서 신설의 이유,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었다.

(왼쪽부터) LSK Global PS 통계본부 총괄 박병관 상무와 최익성 팀장.
(왼쪽부터) LSK Global PS 통계본부 총괄 박병관 상무와 최익성 팀장.

- 임상시험 업계에서 바라보는 RWD/RWE의 활용 가능성이 궁금하다.

박병관 상무(이하 박) : RWE가 의약품/의료기기의 허가에 활용되는 영역은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RWE가 신약 승인의 직접적인 근거로 활용되는 것으로, RWE 활용의 가장 직접적인 목표다. 두 번째는 새로운 적응증 추가이고, 세 번째는 시판 후 약물을 대상으로 추가적인 유효성 및 안전성 정보를 확인해 이를 허가사항에 반영하는 것이다.

이에 더해 임상시험 진행 여부를 가늠하는 초기 계획 단계에서부터 RWE를 활용할 수 있다. 이제 개발하려는 후보물질이 얼마나 시장성이 있는지, 환자군이 시장 내에 충분한지, 환자군이 이 약으로 효과를 얻을 수 있을지 등을 고려하는데 RWE를 활용하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신약 개발 시도에 있어 비용효과적인 측면을 기대할 수 있다.

최익성 팀장(이하 최) : 미국은 2016년 식품의약국(FDA)의 ‘21세기 치유 법안’에 따라 한국보다 먼저 RWE를 활용하고 있다. 2019년 기준 허가 신청 신약 중 72%에서 RWE가 보완자료로 활용됐으며, 그 중 12%는 중대한 증거로 활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 국내에서 실제로 RWD/RWE를 임상시험에 활용할 수 있는 법·제도는 마련된 상태인가. 가이드라인이나 규제 현황이 궁금하다.

: 의료기기 분야에서는 2019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의료기기의 실사용증거(RWE) 적용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의료기기 허가(인증), 적응증 추가, 임상시험 시 대조군 설정, 재심사/재평가 등에 RWE를 활용할 수 있는 기준이 마련됐다.

의약품 분야에서는 2020년에 신약 등의 재심사에서 의료정보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으며, 아직 시판 후 안전성이나 효과에 대한 연구는 출발 단계다. 의약품에서는 시판 후 연구만 가능하기 때문에, 향후 규제기관에서 숙고해 범위를 확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 RWE가 RCT 만큼의 엄밀성을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갑론을박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 RWE가 가지고 있는 약점이라고 볼 수 있다. RCT는 통제된 환경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비뚤림(Bias)이 적다. 반면에 RWE의 경우 통제가 전혀 없는 실제 임상 현장에서 발생되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이미 데이터 내에 많은 비뚤림이 개입돼 있다. 또 정제되지 않은 원시자료를 기반으로 한다.

이 때문에 데이터를 얼마나 잘 정제해 목적에 맞는 자료로 가공하느냐가 중요하다. 즉, 데이터 품질(Quality)과 신뢰성(Reliability)이 가장 중요하다.

- RWD, RWE의 임상시험 분야 활용을 위해서는 데이터 품질, 데이터 관리가 중요하다는 뜻으로 들린다. LSK Global PS에서 최근 빅데이터 파트를 신설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인가.

: 그렇다. 물론 이전에도 통계 본부 내에서 자체적으로 후향적 연구들을 수행해왔다. 하지만 단순히 시판 후 조사에만 국한되는 것보다는 임상시험 영역 내에서 전문성과 체계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빅데이터 분야에 대한 전문 팀을 신설했으며, 해당 팀에서 독자적으로 노하우와 역량을 축적해 사업을 확대하고자 한다.

: 이외에도 최근 의과·약학대학, 의료기관 등 연구자 주도 기반의 임상 연구를 지원하는 아카데믹 리서치(Academic Research Service) 본부가 신설됐다. 빅데이터 파트가 RWE 과제를 주도하고, 유관부서들이 참여하는 형태로 진행하고자 한다. 과제에 따라 통계 본부와 ARS 본부가 협업하여 진행할 계획이다.

- 빅데이터 파트 신설과 함께 연세의료원 연구개발자문센터(ALYND)와 빅데이터 분석 및 활용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고 들었다. 양 기관은 어떤 분야에서 상호 협력할 예정인가?

: ALYND와의 MOU는 의미가 크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은 만성질환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많이 축적해왔다. 특정 의약품의 시판 후 조사를 해야 할 때 빅데이터에서 추출한 데이터를 활용해 증례수를 보완할 계획이다.

궁극적으로는 임상시험 영역 안에서 RWD를 활용하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병원의 전자의무기록(EMR) 기반 데이터를 합성대조군이나 과거 대조군으로 활용해, 임상시험의 부족한 영역을 대체하고자 한다. ALYND이외에도 국내 유수의 병원들과 협업해 국내 의료 빅데이터를 취합할 예정이다.

- 요즘 CRO 업계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KoNECT) 등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CRO가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다. 통계 분야로의 전문성 강화가 해외 CRO와의 경쟁에서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는지 궁금하다.

: CRO 산업이 성장하면서 가장 주목받아야 될 분야가 통계와 데이터 관리 파트다. 임상시험의 설계와 분석에 있어서 통계 분야의 전문 인력은 필수적이다. 국내 CRO의 경우, CRA(임상시험모니터링요원)는 이미 글로벌 수준의 역량을 갖췄다고 본다. 반면, 통계나 데이터 관리 분야는 아직 조직 구성이나 인적 자원 부분에서 상대적으로 부족한 점이 많다.

앞으로 국내 CRO 시장의 성장과 비례해 데이터 관리와 통계 분야가 질적·양적 성장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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