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단, 건보 재정현황 공개… 누적 적립금 20조2400억원
코로나 대응 과정에 2조1000억 소요…“대응 비용 더 증가”
문재인 대통령 “누적 적립금 당초 계획보다 두 배 달성”

지난해 건강보험이 2조8,229억원의 당기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현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 이른바 ‘문재인 케어’ 시행 초기 건보재정 고갈 우려가 있었지만 2년간 지속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의료이용이 줄어들면서 재정지출 증가율이 둔화된 것으로 보인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5일 2021년 현금흐름 기준 건강보험 재정현황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건보 재정은 2조8,229억원 늘어 누적 적립금은 20조2,410억원이다.

전년도와 비교해 수입은 7조736억원(9.6%) 늘은 데 비해 지출은 3조8,976억원(5.3%) 증가에 그쳤다.

수입의 증가요인은 ▲건강보험 가입자수(직장가입자 2.7%, 지역가입자 3.0%) ▲직장 보수월액(2.1%) ▲정부지원 규모 증가(2020년 9조2,000억원→2021년 9조6,000억원) ▲건강보험료율 조정(2.89%) 등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지출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마스크 착용 및 손씻기 등 개인위생 관리가 생활화되면서 전년대비 감기, 폐렴 등 호흡기 질환자와 감염성 질환자, 소화기계 질환자 등이 감소해 코로나 이전보다 증가폭이 크지 않았다. 2018년(8.7%)에서 2019년(13.8%) 지출 증가율은 5.1%였던 반면, 코로나 사태가 시작된 2020년(4.1%)에서 2021년(5.3%) 지출 증가율은 1.2%였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해서는 ▲진단·검사 비용 ▲격리·치료 비용 ▲생활치료센터 치료 지원 ▲재택치료 지원 ▲예방접종 시행비 지원 등 의료·방역 전 과정에 약 2조1,000억원이 들었다.

공단은 MRI·초음파 등 의학적 필요성이 큰 비급여 항목 중심으로 단계적으로 급여화 하고, 재난적 의료비 지원 비율 및 지원금액 확대 등 취약계층 의료안전망을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공단은 “인구 고령화, 감염병 위기 등에 대비해 소득 중심의 공정한 보험료 부과체계를 굳건히 하고, 정부지원금 과소·한시 지원 해소를 위한 정부지원 법률 개정 등을 통해 안정적 수입 기반을 강화하겠다”며 “지출 변동에 대한 세밀한 모니터링과 사업 전반에 대한 적극적인 지출효율화 등 지출관리를 강화해 계획된 범위 내에서 안정적으로 재정을 운영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2022년의 경우 수입 증가율은 둔화되고 보장성 강화 및 코로나19 대응 등으로 인해 지출 증가율은 높아지는 등 재정 변동성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공단은 동네 병·의원 신속항원검사에 월 6,000억원, 재택치료 월 2,900억원, 보호자·간병인 한시적 PCR 검사비 월 3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계하고 있다.

공단은 “올해 예정돼 있는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2단계 개편, 주택금융 부채 공제 등에 따른 지역가입자 재산공제 확대로 보험료 수입 증가율은 둔화될 것”이라며 “오미크론 환자수 급증에 따른 재택치료 비용 지원, 동네 병·의원 신속항원검사 시행, 보호자·간병인 한시적 PCR 검사비 지원 등 코로나19 대응비용이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안정적 유동성 확보를 우선으로 적정 수익률을 달성하기 위해 자금운용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 “건보 재정 상황 오히려 양호해져”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건강보험 재정수지가 흑자를 기록하자 SNS를 통해 “문재인 케어를 추진하며 지출을 대폭 확대했는데도 건보 재정 상황은 오히려 양호해졌다”며 ‘문케어’를 긍정 평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SNS에 건보 재정 흑자에 대한 평을 남겼다. (사진 출처: 문 대통령 SNS 캡쳐)
문재인 대통령이 SNS에 건보 재정 흑자에 대한 평을 남겼다. (사진 출처: 문 대통령 SNS 캡쳐)

문 대통령은 “지난해 건보 재정 수지가 2조8,000억원 이상 흑자를 기록해 누적 적립금이 20조2,000억원을 넘었다. 우리 정부 출범 당시 보다 많은 금액”이라며 “지출을 대폭 확대했는데도 건보 재정 상황은 오히려 양호해졌다. 건보 재정 악화니 부실이니 하는 말은 잘 모르고 하는 말에 지나지 않았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누적 적립금은 당초 계획보다 두 배를 달성했고 보험료 인상률도 계획보다 낮은 평균 2.7%로 국민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며 “특히 코로나 격리·치료비와 진단·검사비 등 방역·의료에 2조1,000억원의 건보 재정을 적극 투입했는데도 재정 상태가 오히려 양호해진 것이어서 더욱 의미가 크다”고 했다.

2017년 정부 출범 당시 문 대통령은 건보 재정 누적 적립금 20조원 중 10조원을 국민 의료비 부담 경감에 사용하고, 나머지 10조원을 남긴다는 계획을 세우고 보장성 강화정책을 발표했다. 또 건강보험료 인상률은 이전 10년 평균인 3.2% 이내의 인상률을 공언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앞으로도 건보재정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국민들의 의료비 부담을 덜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며 “건강보험 보장성을 더욱 강화하고 오미크론 대응에도 건보 재정이 유용하게 활용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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