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부패방지경영시스템 포괄…ESG경영 일환으로 추진
휴온스그룹·HK이노엔, 연내 ISO37301 인증 획득 예고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차례로 준법경영시스템 'ISO37301'을 도입하고 있다. 올해 초 발생한 오스템임플란트 횡령 사건 등으로 인해 내부감시 강화의 필요성이 강조된 데다 산업계 화두로 떠오른 ESG 윤리경영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준법경영시스템 ISO 37301은 지난해 4월 국제표준화기구(ISO)가 제정한 준법경영 관련 국제표준이다. ISO37301 인증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조직 내부의 준법경영시스템 수립부터 개발, 실행, 평가, 유지관리, 개선 등의 프로세스를 확립해야 한다.

이 같은 ISO인증은 내부 프로세스 확립이라는 본연의 목적 이외에도 기업의 실질적인 컴플라이언스 운영 여부를 가늠하는 기준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미국의 해외부패방지법(FCPA)은 ISO 인증 여부를 양형기준의 참고자료로 명시하고 있다.

특히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업계 자정 일환으로 ISO인증 도입을 주도하고 있으며, 다수 제약사들이 부패방지경영시스템 ‘ISO37001’을 도입했다.

기존 부패방지경영시스템 ISO37001이 기업의 불법적인 행위를 막기 위한 소극적이고 부분적인 수칙을 담고 있는 데 반해 지난해 새롭게 제정된 준법경영시스템 ISO37301은 보다 포괄적인 윤리 경영 방침을 담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때문에 조직 내부감시 강화와 ESG 윤리 경영을 위해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ISO37301로 눈을 돌리고 있는 상황. 면면을 살펴보면 기존에 획득한 부패방지경영시스템 ISO37001에 더해 ISO37301을 통합해 인증을 받는 모습이다.

현재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중 ISO37301 인증을 획득한 곳은 안국약품과 코오롱제약이다.

코오롱제약은 지난해 7월 국내 제약업계에서 가장 먼저 ISO37301을 도입하며 관심을 모았다. 이어 안국약품도 지난해 말 한국준법진흥원(KCI)으로부터 ISO 37301과 ISO 37001 통합인증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더해 휴온스그룹과 HK이노엔, 대화제약도 올해 ISO37301 인증 대열에 합류할 예정이다. 건강기능식품 기업 중에선 콜마비앤에이치도 통합 인증을 준비 중이다.

휴온스그룹은 지난달 공정거래 자율준수프로그램 운영현황 공시를 통해 ISO37301 도입 계획을 공식화 했다.

이를 위해 ▲컴플라이언스 방침의 확정 및 승인 ▲컴플라이언스 책임자 지정 ▲컴플라이언스시스템 문서 제정 ▲임직원 대상 컴플라이언스시스템 방침 전달 ▲부서별 컴플라이언스 조직 상황 분석 ▲ISO37301 인증 준비 및 검토 등 구체적인 계획도 수립했다.

HK이노엔도 연내 ISO37301 인증을 획득한다는 계획이다.

HK이노엔 관계자는 “기존에 인증 받은 ISO37001에 더해 올해 ISO37301을 인증받기 위해 준비 중이다. ISO37001과 ISO37301 통합인증이 목표”라고 말했다.

국내 ISO 인증기관 중 하나인 한국컴플라이언스인증원의 이원기 원장은 향후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의 ISO37301 인증 사례가 더 많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 원장은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컴플라이언스 활동에 대한 요구가 많아지고 있다. 기업의 자격 요건 중 하나인 ESG 경영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게 컴플라이언스이기 때문”이라며 “국내에는 컴플라이언스가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CP)이라는 형태로 도입됐는데 본래는 윤리가 포함된 포괄적인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에서 최고경영자에게 요구하는 지휘감독 의무를 입증하는 한 가지 방법이 될 수도 있다. 다만, 중요한 것은 ISO 인증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마련된 프로세스가 조직에 내재화되고 지속적으로 실행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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