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연구진, 중화항체와 T세포 면역 반응 수학모델에 적용
바이러스 전파율 높으면 위중증화 비율 감소…코로나 토착화 촉진
신의철 교수 “오미크론 상황 두려워 말고 과학적으로 다가가야”

오미크론의 높은 전파율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위중증화 비율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카이스트) 수리과학과 김재경 교수,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신의철 교수,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노지윤 교수 등으로 구성된 공동연구진은 바이러스 전파율의 변화가 코로나19 토착화 과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하기 위해 수학 모델을 만들어 인체의 면역 시스템에 적용했다.

연구진은 인체의 면역반응을 짧게 유지되는 ‘중화항체 면역’ 반응과 오래 유지되는 ‘T세포 면역’ 반응으로 나누어 수학 모델에 적용했으며, 돌파감염 후 회복하고 나면 면역반응이 다시 증강된다는 사실을 반영했다.

그 결과, 백신 접종률이 높을 때 코로나19 바이러스 전파율이 높아지면 궁극적으로는 위중증화 비율이 낮아지면서 코로나19가 경증 질환으로 토착화되는 과정이 촉진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카이스트 연구진은 짧게 유지되는 중화항체 면역 반응과 오래 유지되는 T세포 면역 반응을 비교분석해 코로나19 바이러스 전파율이 높아지면 궁극적으로는 위중증화 비율이 낮아질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제공: KAIST)
카이스트 연구진은 짧게 유지되는 중화항체 면역 반응과 오래 유지되는 T세포 면역 반응을 비교분석해 코로나19 바이러스 전파율이 높아지면 궁극적으로는 위중증화 비율이 낮아질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제공: KAIST)

바이러스 전파율이 낮은 경우에 비해 전파율이 높은 경우 오히려 코로나19의 중증화 비율이 감소되고, 토착화되는 데에 걸리는 시간이 단축되는 것으로 예측된 것.

나아가, 전파율이 높은 경우 중증 비율 뿐 아니라 전체 중증 환자수도 감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연구진은 바이러스 전파율이 높아지는 경우 환자수가 급증할 수 있기 때문에 백신 접종이 인구의 80% 이상 충분히 이루어지고 중환자 관리 의료체계가 갖춰진 후에 방역 정책 완화를 고려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이번 연구에서는 연령이나 기저질환 유무에 따른 위중증률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고위험군 집단을 대상으로 이번 연구 결과를 적용할 때 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바이러스 전파율이 높아져 코로나19 환자 수도 급격하게 증가할 경우 의료체계가 붕괴될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신의철 교수는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되고 코로나19 환자수가 급증하는 현 상황에서 무조건 두려워만 할 것이 아니라 과학적 접근을 통해 미래를 예측하고 이를 정책에 반영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한편, 기초과학연구원,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 11일 ‘메드아카이브(medRxiv)‘에 ’Increasing viral transmission paradoxically reduces progression rates to severe COVID-19 during endemic transition)‘이라는 제목으로 공개됐다.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