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PCR검사 문제없을 것…필요시 업그레이드로 해결”

국내 진단키트 업체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새 변이 ‘오미크론’ 바이러스의 검사가 가능하다는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오미크론(B.1.1.529)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알파, 베타, 델타, 감마에 이어 다섯 번째 우려변이(VOC)로 지정한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다. 하지만 일각에선 오미크론이 기존에 등장한 변이 바이러스 대비 스파이크 단백질 돌연변이가 많아 기존 PCR 검사로 검사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내 기업 입장에서는 해외를 중심으로 오미크론 확산세가 가파른 만큼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기존 제품의 민감도(양성 결과를 양성으로 평가하는 정도)가 떨어질 경우, 내수는 물론 해외 수출에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연일 이어지는 자사 제품에 대한 오미크론 변이 검사 관련 홍보는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시장 점유율을 늘리고자 하는 속내가 내포돼 있는 것.

현재까지 오미크론에 대한 기존 제품의 성능을 발표한 곳은 씨젠, 랩지노믹스, 에스디바이오센서(SD바이오센서) 등이다.

랩지노믹스는 지난달 29일 가장 발 빠르게 자사 제품이 오미크론 변이에 영향을 입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인도 수출 파트너사인 지멘스 헬시니어스(SIEMENS Healthineers)에 자사 제품의 성능을 전달했다고도 했다.

다음 날 에스디바이오센서도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확진 검사 시 사용하는 분자진단 시약 'STANDARD M nCoV Real-Time-Detection kit'이 오미크론을 포함한 현존하는 모든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 영향을 받지 않음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씨젠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자사의 변이용 PCR 진단키트 '올플렉스 코로나19 마스터 어세이(Allplex SARS-CoV-2 Master Assay)’를 활용하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새 변이인 ‘오미크론(Omicron)’를 구분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자료를 지난 1일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대한임상화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은평성모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이제훈 교수는 현재 국내 기업들의 PCR 기술로도 오미크론 진단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제훈 교수는 “지난달 29일 WHO에서 기존 PCR검사로 오미크론 검출이 가능하다고 밝혔다”며 “PCR 증폭 유전자 부위는 주로 RNA 중합효소와 구조단백을 중심으로 2~3개 유전자를 포함하고 있어 변이형 코로나를 진단하는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민감도가 떨어지면 제품 업그레이드를 통해서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한편, 에스디바이오센서와 GC녹십자엠에스는 PCR 방식이 아닌 기존 신속항원 진단키트도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에 대한 진단이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3일 GC녹십자엠에스는 국제인플루엔자정보공유기구(GISAID)에서 공개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유전자 서열이 자사 제품의 타깃 영역인 뉴클레오캡시드 단백질(N) 부위에 영향을 미치지 않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GC녹십자엠에스 관계자는 “변이 바이러스에도 진단 유효성이 검증된 자사의 제품으로 코로나19 사태 종식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SD바이오센서도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자사의 코로나19 항원 신속진단키트 'STANDARD Q COVID-19 Ag Test'와 'STANDARD Q COVID-19 Ag Home Test’ 민감도가 떨어지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이들 기업이 밝힌 성능 근거는 가상 환경에서의 시뮬레이션을 활용한 ‘인 실리코(in-silico)’ 분석인 만큼 향후 검증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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